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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전 한문 홍길동전 발견…"허균은 한글소설과 무관"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4월24일 09시48분    조회: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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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전 연세대 교수, 황일호 문집서 홍길동 일대기 찾아

"한글 홍길동전은 18세기 후반에 나온 작자 미상 소설"

황일호 문집에 나오는 홍길동전붉은색 선 안이 제목인 노혁전(盧革傳)이다. 푸른색 선 안은 "성은 홍(洪)이고, 그 이름은 길동(吉同)"이라는 뜻이다. [이윤석 전 연세대 교수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 중기 문신이 남긴 문집에서 400년 전쯤 한문으로 쓴 홍길동전이 발견됐다.

한글소설 홍길동전과는 내용이 다른 작품으로, 한문 홍길동전이 발굴되기는 처음이다. 홍길동전이 최초의 한글소설이며 저자가 허균(1569∼1618)이라는 통념을 깨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지난해 가을 '홍길동전의 작자는 허균이 아니다'를 펴낸 이윤석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지소(芝所) 황일호(1588∼1641)가 쓴 홍길동 일대기인 노혁전(盧革傳)을 '지소선생문집'(芝所先生文集)에서 찾았다고 24일 밝혔다.

지소선생문집은 황일호의 후손이 1937년에야 간행했는데, 노혁전은 그가 전주 판관으로 일하던 1626년에 전라감사 종사관 임게에게 이야기를 듣고 적었다고 한다.

황일호는 노혁전 앞부분에서 "노혁의 본래 성은 홍(洪)이고, 그 이름은 길동(吉同)이니, 실로 우리나라 망족(望族·명망 있는 집안)이다. 불기(不羈·구속을 받지 않음)의 재주를 품었으며, 글에 능했다"라고 써 노혁이 홍길동임을 분명히 했다.

노혁전에서 홍길동은 한글소설 홍길동전 주인공처럼 도둑 우두머리다. 어머니 신분이 미천하다는 점도 동일하다.

홍길동은 낮에는 지체 높은 사람과 어울리고, 밤에는 도적질을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서울을 떠나 여기저기 다니며 보화를 훔쳤는데, 조정에서는 상금을 걸고 홍길동을 추적했으나 잡지 못했다.

40년간 도둑들을 이끈 홍길동은 갑자기 "대장부가 변화를 당해서는 매미가 껍질을 벗는 것 같아야 하니, 나는 마땅히 지금부터 새사람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무리를 해산했다.

이어 관서 지방 관찰사 홍진동(洪震同)에게 가서 몸을 의탁했고, 여자와 결혼해 자식을 많이 낳고 천수를 누리다 세상을 떠났다.

황일호는 "도적의 꾀를 내다가 늘그막에 깨달아 본연의 선함으로 돌아오는 것이 고리를 굴리는 것 같으니, 이는 호걸의 일"이라면서 "내가 느낀 바 있어 전을 지어 소인을 경계한다"는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 전 교수는 "노혁전은 전(傳)의 형식을 갖췄지만, 내용상으로는 야담의 전통을 따르고 있으며 사실과 허구가 섞여 있다"며 "당시에 전하는 홍길동 관련 이야기를 모두 모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홍길동은 조선시대에 실존한 도둑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연산군 6년(1500) 10월 22일 정승들은 "강도 홍길동(洪吉同)을 잡았다 하니 기쁨을 견딜 수 없습니다. 백성을 위하여 해독을 제거하는 일이 이보다 큰 것이 없으니, 청컨대 이 시기에 그 무리를 다 잡도록 하소서"라고 아뢨다. 이후에도 실록에는 선조 21년(1588)까지 홍길동이라는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 전 교수는 "실록은 일관되게 홍길동이 도적이라고 말하는데, 충청도 지역에서 활동한 상당히 큰 도적떼의 우두머리였다"며 "무인으로 공을 세워 당상관이 된 관료 엄귀손과 친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당히 오랜 기간 홍길동이 도둑의 대명사로 쓰였지만, 1588년 무렵이 되면 사람들 뇌리에서 서서히 사라져 간 듯하다"면서 실록을 제외하면 홍길동에 관한 가장 이른 기록이 이익(1681∼1763)의 '성호사설'이라고 소개했다.

즉 홍길동은 1500년을 전후해 악명을 떨친 도둑인데, 황일호가 후대에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접한 뒤 홍길동전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이 전 교수는 허균이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지었다는 설의 근거가 이식(1584∼1647)이 쓴 '택당집'에 등장하는 "허균은 '수호전'을 본떠서 홍길동전을 지었다"라는 문장에 불과하다면서 현존하지 않는 허균의 홍길동전은 같은 시기 인물인 황일호가 적서차별을 비판하며 기록한 노혁전과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허균이 썼다는 홍길동전과 현대인이 읽는 한글소설 홍길동전은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교수는 "한글소설 홍길동전은 세상에 전하는 홍길동 이야기를 바탕으로 1800년 무렵 알 수 없는 어떤 작가가 창작했다고 봐야 한다"며 "한글소설 홍길동전에는 허균의 사상이 들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대목이 거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글소설 홍길동전에 숙종(재위 1661∼1720) 때 도둑인 장길산이 나온다는 점이 허균과 한글소설의 무관함을 보여준다면서 "한글소설 홍길동전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나온 소설인 '소대성전'이나 '조웅전'과 분량도 비슷하고 작품 성향도 거의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혁전은 전체 분량이 약 750자인데, 한글소설 홍길동전은 4만∼5만 자에 달한다"며 "한글소설 홍길동전의 작자를 논하는 마당에 허균이 지었다는 홍길동전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 전 교수는 한문 홍길동전을 한국연구원, 한국사상문화학회, 동아시아책문화연구학회가 내달 3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여는 '한국 고전 정전(古典正典)의 재인식: 우리가 몰랐던 홍길동전' 학술대회에서 소개한다.

학술대회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선 예술계의 홍길동전 활용, 홍길동전 번역의 계보, 아동 독서물에서 홍길동전 성격과 위상에 대한 발표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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