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문화를 말하다-50](남영전편-5)
옛날 토템으로부터 성씨가 오고 민족이 형성되고 했잖아요. 그래서 토템숭배가 풍속으로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서 풍속이 되였는가를 한번 보기로 하겠습니다. 중국을 보면 5천년 전에 황제가 룡 기발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북경을 한번 봐요. 북경의 자금성은 명나라 때에 세운 것이 아닙니까. 지금으로부터 650년이 되였습니다. 북경 천안문 앞에 화표가 뭔가 한번 주의해서 보았습니까? 천안문 앞의 문을 지키는 화표가 룡의 토템주입니다.
전하는 데 의하면 화표는 씨족부락 시대의 토템 표지라고 합니다. 화표 자료를 찾아보면 화표의 기둥에는 룡과 구름이 조각되여 있습니다. 룡과 구름은 같은 의미로 통하는바 옛날에는 룡이 날아가면 구름이 된다고도 하였습니다. 북경 천안문 앞의 화표가 자금성을 지키는 수호신인 것입니다. 그래서 650년 전에 제왕들이 룡 토템을 새긴 화표를 천안문 앞에 세워놓은 것입니다. 중국의 전통에 룡이 우리를 보호해주는 토템 수호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금성에 장수궁이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장수궁에 구룡벽이 있는데 아홉마리의 룡을 새겨놓았습니다.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자금성은 앞에 있는 대문은 토템주인 룡을 새긴 화표가 문을 지키고 옆에서는 아홉마리의 룡이 보호하고 있습니다.
신화문 앞에 사자 두마리가 있습니다. 중국에는 사자가 없는데 왜 사자가 나왔는가. 사자는 인도에서 나왔는데 말입니다. 우리 조선민족도 그렇고 사자가 수호신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왜서 사자를 중히 여기는가 하면 사자가 태양의 화신이기 때문입니다. 사자를 광명의 화신이라 하지요. 장춘에도 많습니다. 새집을 짓게 되면 앞에 사자를 갖다 놓는 것입니다. 북경대학 도서관에도 사자 두마리가 있고 북경대학 정문에도 사자 두마리가 있습니다. 중국의 많은 곳에서 새로 건물이 나오게 되면 사자를 놓는데 왜냐하면 사자가 태양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광명신이며 문지기 수호신이지요. 토템 숭배의 표현이지요.
그다음 북경 천단이 무슨 곳이냐 하면 하늘신을 숭배하는 곳입니다. 하늘이 뭔가 하면 일곱신이 있는데 해, 달, 별, 바람, 구름, 비, 우뢰 이렇게 일곱신입니다. 무엇이 천신인가 하면 이를 가리켜 천신이라고 합니다. 천단은 바로 이 일곱신을 일년에 한번씩 제를 지내는 곳입니다. 이는 토템 숭배입니다. 그리고 북경에는 또 지단이 있습니다. 일년중 황제의 가장 중요한 행사중의 하나가 바로 하늘에 제를 지내는 것과 땅에 제를 지내는 일입니다. 땅에도 역시 일곱신이 있는데 흙, 돌, 산, 불, 물, 식물, 동물 이렇게 일곱가지가 있습니다. 하늘에 천신제를 지내고 땅에 지신제를 지내지요.
청나라 광서황제 때 한번은 오래동안 비가 한번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광서황제는 음식을 전페하고 천단에 가서 하늘에 기도를 드렸습니다. 결과 돌아올 때에는 비를 맞으며 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토템문화는 자연과 조화하는 것으로서 내용이 깊습니다.
우리 민족과 토템이 어떻게 련결되여 있는가? 조선민족은 옛날에 부락마다 장승을 세웠습니다. 이 장승이 뭔가 하면 하나는 처룡의 얼굴입니다. 다른 하나는 비형의 얼굴입니다. 처룡은 룡왕의 아들입니다. 처룡이 인간세상에 나와서 미모의 안해를 삼았는데 역신(疫神)이 그 아름다움을 탐하여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해 밤에 처룡의 집에 가서 처룡의 안해와 몰래 잠을 잤습니다. 처룡이 밖에서 돌아와 잠자리를 보니 두 사람이 누워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처룡은 춤을 추면서 이런 노래를 부르고 사라졌습니다. “밝은 달에 밤들어 노니다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다. 둘은 나의 것인데 둘은 누구의 것인고? 본래 나의 것이지만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
역신은 처룡이 화를 내지 않고 사라져버린 것을 알고 처룡 앞에 꿇어앉아 말했습니다. “내가 당신 안해 미모를 탐내 잘못을 저질렀으나 그대는 화내지 않으니 그 마음에 감동하였습니다. 맹세하건대 앞으로는 당신의 얼굴이 있는 그림만 봐도 그 문안에는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후에 처룡의 모습을 그려 문에 봍이기만 해도 역신이 얼씬거리지 못했다는 풍속이 생겨났습니다.
처룡의 얼굴을 집 주위에만 붙이던 것이 그 후에 장승이 되였습니다.
비형은 귀신을 막는 토템입니다. 신라시대 진지왕 이야기에 나옵니다. 비형은 귀신을 전문 다루는 귀신의 ‘왕’입니다. 귀신들은 비형의 말만 들어도 놀라서 달아납니다.
이렇게 하나는 처룡의 얼굴을 만들어 역신을 막고 하나는 비형의 얼굴을 만들어 귀신을 막았습니다. 이것이 마을어귀신의 토템입니다.
그리고 솟대를 세우는 풍속이 있는데 솟대는 집어귀에 세웁니다. 마을 앞에는 장승을 세우고 집마당에는 솟대를 세웠지요. 솟대의 끝에는 새(까마귀)를 조각해 달았습니다. 여기에는 까마귀에 관한 전설이 있는데 신라시대 비처왕 이야기에 나옵니다. 까마귀가 왕을 도와 왕을 해치려는 것을 피하도록 하여 왕은 이에 보답하려는 뜻으로 정월 열엿새날을 까마귀에게 제를 지내는 날(오기일)로 정하고 찰밥을 해서 까마귀에게 먹였는데 후에 풍속으로 되였지요. 후에 집집마다 액을 막기 위해서 까마귀가 달린 솟대를 세웠습니다. 중요한 풍속이지요.
그리고 민족풍속에 ‘동성불동혼’이라는 것이 있는데 왜서 동성불동혼인가 하면 같은 토템은 혼인이 허락 안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선족도 그렇지요. 토템이 같다는 것은 조상이 같다는 말이지요. 같은 조상 끼리는 결혼이 안되지요.
한개 민족의 풍속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혼례풍속과 장례풍속입니다. 조선민족의 결혼풍속을 보게 되면 수탉을 큰상에 올립니다. 그리고 닭 주둥이에 붉은 고추를 물립니다. 이는 무슨 뜻인가 하면 닭은 광명을 상징하고 액운을 쫓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고추를 물리는 것은 아들을 낳으라고 하는 뜻입니다. 그리고 밥에다는 닭알을 묻는데 이는 무슨 풍속인가 하면 그것 역시 아들을 낳으라는 의미입니다. 간적(简狄)이 제비알을 먹고 설(契)을 낳았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닭알을 먹게 되면 아들을 낳는다는 풍속이지요.
장례풍속에서 왜서 조선민족은 석장을 하고 토장을 하는가? 금와왕이 돌 밑에서 나왔습니다. 인간은 어디에서 왔으면 어디로 가게 되여 있습니다. 흙과 돌은 토템으로서 어디에서 왔으면 어디로 가기 때문에 흙으로 가고 돌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문씨가 어떻게 왔는가 하면 섬(련못)이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련못 가운데에 있는 큰 바위 우에 석함이 나타났고 그 안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래서 왕은 이는 하늘이 나한테 보내준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나온 석함에 문(文)자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씨가 된 겁니다.
돌(석관)로 들어가는 풍속은 거기에서 왔으니까 거기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고구려를 보게 되면 석장이 아닙니까. 고구려 때에 석장이 많습니다.
우리 민족 248개 성씨 가운데 토템이야기가 서책에 있는 것만 해도 여라문개 됩니다. 왕씨, 전씨, 옥씨, 금씨, 김씨, 고씨, 석씨, 박씨, 리씨, 최씨, 문씨…
윤씨는 토템이 잉어입니다. 련못가에서 잉어가 함을 지고 있었는데 그 안에서 윤씨 조상이 나왔다고 하여 토템이 잉어입니다. (파평 윤씨의 시조는 윤신달인데, 태조 왕건을 도와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를 세우는 데 공을 세워 삼한벽상공신에 올랐다. 《조선씨족통보》와 《용연보감》 등 문헌의 기록에 따르면 윤신달은 한국 경기도 파주 파평산 기슭에 있는 용연지라는 련못 가운데에 잉어떼가 함을 지고 있었는데 그 옥함 속에서 출생했다고 한다. 그가 태여날 때 겨드랑이에 81개의 비늘과 발에는 7개의 검은 점이 있었고 손바닥에는 윤(尹)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서 성을 윤으로 하게 되였다고 전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 조상이 적군에게 쫓길 때 잉어의 도움으로 탈출했다는 전설도 있다. 이렇게 윤씨 성의 토템이 잉어이기 때문에 그 후대들은 잉어고기를 먹지 않는 전통이 있기도 하다.)
한족은 토템이 한 300개 정도 되는데 이 300개 중에 우리 민족의 248개가 모두 포함되여 있습니다. 이때는 씨족사회였기 때문에 무슨 민족이라는 말이 없었습니다. 후에 와서 민족이라는 것이 나왔지요. 그전에는 토템, 씨족, 부락 이런 것들이 있었을 뿐입니다.
길림신문 글 구성: 리철수기자/영상: 정현관 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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