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문해력의 요체는 ‘읽고 또 읽고’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4월24일 19시36분    조회:34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글쓰는 것을 가르쳐드립니다’ ‘6주 안에 책 한 권 쓰는 법’ 등의 달콤한 광고를 볼 때마다 소스라친다. 그렇게 쉽고 빠르게 글을 쓴다면 결코 좋은 글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글쓰기 훈련만 20년 넘게 했지만 아직도 계속 더듬더듬 ‘공부 중’이다.) 이런 무작정 내키는 대로 써보기식 글쓰기 광고는 진정한 교육이 아니라 과도한 마케팅일 뿐이다. 진정으로 좋은 글쓰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런 허무맹랑한 광고에 현혹되지 말기를.

사실 글쓰기 교육에서 진정으로 강화되어야 할 부분은 ‘문해력’이다. 쓰기 이전에 읽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해력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글쓰기 교육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수박 겉핥기가 될 수밖에 없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문해력
단순한 요약이나 주제파악 넘어
책을 끈기 있게 읽어야 얻어져
시·소설·에세이 사랑 능력 키우자

한국인의 문해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저수준이라는 소식이 들렸을 때, 망연자실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교육이 바뀌지 않는 한, 이 상태는 바뀌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괴로웠다. 학력고사도 수능시험도 온갖 체험학습도 문해력을 증진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문해력을 단기간에 향상시킨다는 온갖 프로그램 또한 또 하나의 허황한 마케팅이다. 문해력이란 단지 주어진 텍스트를 이해하는 능력을 넘어서서 텍스트 바깥, 즉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선데이 칼럼 4/23
쓰기 이전에 읽기가 있다면, 읽기 이전에 ‘타인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 텍스트로 전달되지 않는 원초적 사랑의 느낌, 오직 살을 부대끼고 눈길을 교환하는 일상 속에서만 키워지는 세상에 대한 사랑이 있다. 비언어적 소통, 언어를 뛰어넘은 본능적 의사소통의 힘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주의력,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쉽게 생산하고 쉽게 소비해버리는 텍스트의 홍수 속에서 타인의 말과 글에 대한 존중이 사라져가기 때문이 아닐까.

문해력 훈련에 있어 최악의 적은 ‘요약’하기다. 한 문장 한 문장 주의 깊게 읽어야만 얻어지는 문해력을 그저 텍스트를 한 줄로 요약해버리는 기술로 환원할 수는 없다. 아름다운 문장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요약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고 선생님은 주제만 파악하면 된다고 가르치면 어떻게 문해력을 기르겠는가.

문해력 향상의 최고 비결은 ‘그저 책을 오래오래 사랑하는 것’이다. 한 권의 책을 내 힘으로 고르고, 내 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며, 감탄하고, 사랑하고, 오래오래 마음속에 간직하기 위해 한 줄이라도 독후감을 남겨두려는 마음. 거기서 사람들이 그토록 꿈꾸는 문해력은 탄생한다. 문해력을 또 하나의 마케팅 대상으로 삼는 한, 진정한 문해력은 키워질 수 없다. 문해력은 성공의 열쇠가 아니라 ‘그냥 삶’의 열쇠다. 문해력이 뛰어난 사람은 삶 속에 숨겨진 온갖 은유와 상징의 풍경들을 이해함으로써 타인의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마저 열어젖힌다.

이해할 수 없는 당신을 바라보고 존중하고 사랑하기 위한 가장 느리지만 가장 아름다운 길. 그 속에 문해력을 키우는 읽기와 쓰기의 비밀이 들어있다. 문해력은 명확한 수학공식처럼 재단할 수 없으며, 도저히 한 줄로는 비결을 요약할 수 없는, 텍스트에 대한 사랑의 기술이다. 그리하여 문해력을 컴퓨터 프로그램식으로 항목화하려는 모든 노력은 문해력을 또 한 번 상품으로 전락시키고 만다. 그것은 사고팔 수 없는 것이며 오직 읽고 또 읽고 이해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의 습관을 통해서만 길러진다.

그리하여 진정으로 풍요로운 문해력을 꿈꾸는 독자들이라면, 오늘부터 집에 있지만 끝까지 읽지 않은 책을 하나 골라보자. 오래된 세계문학전집이 좋다. 읽고 싶은 책이 없다면 서점에 나가 소설책이나 시집을 골라 오자. 오늘부터 한 달, 눈 딱 감고 그 책을 매일 들고 다니자. 지하철에서도 엘리베이터에서도 휴대폰은 꺼내지 말고 책을 꺼내 읽자. 수첩과 연필을 꼭 들고 다니면서 어디서든 밑줄을 치고 자유롭게 메모를 하자.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 책을 다시 펼쳐 한 챕터씩 나누어 독후감을 써본다. 한 권을 다 읽고 반드시 멋진 감상문을 쓴다는 부담을 없애고 한 챕터씩 소분해서 아름다운 대목, 공감되는 대목에 대한 자유로운 느낌을 써보자. 멋진 대목을 가만히 필사해도 좋다. 한 권의 책을 애지중지하며 매일 읽는 기쁨을 깨닫는 순간, 당신도 모르게 문해력은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눈 또한 훌쩍 자라있을 것이다.

나의 문해력은 어려운 타인의 책을 끝내 이해하기 위한 몸부림 속에서 잉태되었다. 글쟁이로서 내 최고의 장점은 끈기뿐이다. 책이 쉽고 재미있어서 사랑한 것이 아니다. 내게 중요한 모든 책은 소름 끼치게 어렵지만 눈부시게 아름답기에 사랑했고, 그렇게 어렵게 얻은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나의 문해력은 너무 어렵게 얻은 것이기에 쉽게 사라질 수도 없었다. 문학을 교육하지 않는 한 문해력 향상은 없다. 시와 소설과 에세이를 사랑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문해력을 키우는 가장 빠른 길이다. 아름다운 글 속에는 풍부한 상징과 은유가 깃들어있고 그 아름다움은 세상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 나는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것은 사려 깊고 풍요로운 지성과 감성의 우주 속으로 진입하는 눈부신 티켓이다. 기적은 늘 디테일 안에 있다. 감동도 늘 디테일 안에 숨어 있다. 꾹 참고 끝까지 읽어야만 끝내 전해지는 마음이 있다.

정여울 작가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나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엄마야 누나야''부용산'등을 작곡한 작곡가 안성현(1920-2006년) 선생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제1회 안성현 선생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오는 10월 7일 열린다. 나주 남평 지석강변에 세워져 있는 안성현의 엄마야 누나야 노래비[연합뉴스 자료] 나주문화원...
  • 2016-08-19
  • 정유정·김경욱·김숨·데이비드 밴 등 국내외 28명 작가 참여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국내외 젊은 작가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인 '서울국제작가축제'가 다음 달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1주일간 열린다. 한국문학번역원이 2006년부터 시작해 격년으로 열어온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올해...
  • 2016-08-12
  •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시에 있는 윤동주(尹東柱) 생가에 그의 문학적 멘토였던 정지용(鄭芝溶) 시비 건립이 추진된다. 중국 룽징시 방문한 김영만 옥천군수(맨 왼쪽) [옥천군 제공 = 연합뉴스]   정 시인의 고향인 충북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은 올해 시비 건립...
  • 2016-08-01
  •   7월 18일 오전, 연변대학 조선-한국학원 국제회의실에서 30여명의 학자들이 모인 가운데 “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좌담회”가 열렸다. 연변대학 조선-한국학원 리관복원장이 사회를 맡았고 김학철선생의 아드님인 김해양선생이 “항일투쟁시기 김학철선생의 잊을수 없는 두 전우”라는 테...
  • 2016-07-26
  • 수상자 신금화시인(가운데) 7월 2일 오전, 한국리상화기념사업회와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에서 주최하고 한국(주)에나 인더스트리가 후원한 “제2회 리상화문학상시상식”이 연길시 신개원호텔에서 개최되였다. 멀리 흑룡강성 동녕현 삼차구진에 살고있는 신금화시인이 시 “밤”으로 수상의 ...
  • 2016-07-04
  • 한국문학이 베스트셀러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어느덧 베스트셀러 명단에 한국문학이 떡하니 이름을 올렸고, 때로 절판의 낭떠러지까지 내몰렸던 한국문학 신간은 이제 ‘출간→매진→중쇄’라는 공식이 굳어지는 추세다. 한강 소설가의 첫 맨부커상 수상이란 낭보도 독자 가슴에 숨겨졌던 문학의 향수를...
  • 2016-06-22
  • [동아일보] ‘부커상’ 수상 한강 필두로, 김연수-편혜영 등 해외계약 잇달아 다양하고 보편적 주제로 어필 한국문학 세계화의 축이 바뀐다. 그간 한국문학 해외 진출을 끌어온 시와 소설들은 ‘한국적인 것’이었다. 시인 고은과 소설가 이문열 황석영 씨 등을 중심으로 분단 등 한국의 역사적 상황에...
  • 2016-06-14
  • 귀국 후 첫 기자회견…"수상 예상 못해…11년 전 소설로 상 받으니 이상해"  신작 '흰' 소개…"인간의 밝고 존엄한 지점 바라봐"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상은 책을 쓴 다음의 아주 먼 결과잖아요. 그런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지난 17일 ...
  • 2016-05-24
  • 등단부터 주목받아온 '차세대 韓문학 기수' "소설은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시작된 질문에 답하는 과정"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작가의 이력과 작품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
  • 2016-05-17
  • 丁亚平(中国艺术研究院电影电视艺术研究所):记得大约是在2012年4月份,电影审查委员会审查此片的时候,特别通知我们说有重点电影,大家尽可能要克服困难来参加。接到这样的通知,我有幸参加了第一版的看片。这个版本很长。我们通常一个下午看两个片子,但是这个片子我们看了一个下午。看之前,就知道《白鹿原》是一个重...
  • 2016-05-03
  • 【著名作家陈忠实去世】记者从陈忠实家人处获悉,今晨7:40左右,著名作家茅盾文学奖获得者陈忠实,因病在西安西京医院去世,享年73岁。《白鹿原》是陈忠实成名著作,其他代表作有短篇小说集《乡村》、《到老白杨树背后去》等。 陈忠实,中国当代著名作家,中国作家协会副主席。《白鹿原》是其成名著作,其他代表作有短篇小...
  • 2016-04-29
  • 세르반테스(左), 셰익스피어(右)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스페인) 마드리드 대신 (영국) 런던에서 살았더라면 더 나은 대접을 받았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최근 등장한 비유다. 지난 23일(현지시간)은 근대소설의 효시로 여겨지는 『돈키호테』 작가인 세르반테스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 2016-04-26
  • 연변작가협회가 주최하고 연변작가협회 시가창작위원회가 주관한 이상각시선집 《이상각 사랑의 서정시》 출간회 및 세미나가 정선아리랑연구소의 후원으로 지난 22일 연변대학 과학기술청사 세미나실에서 개최되었다. 민족문자출판특별지원자금프로젝트의 중국조선문우수문예작품선집으로 지난 3월 연변교육출판사에서 출...
  • 2016-04-25
  • [400년의 매혹] 23일, 대문호 떠난지 400년 영국 미들랜드 장갑 제조공의 아들…세계가 존경하는 작가로 성장 인간과 세상 꿰뚫은 통찰에 공감 셰익스피어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흡수해 예술적이고 정교한 언어로 작품에 녹여냈다. 그의 작품은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다채롭게 변주돼 그 시대의 삶을 반추하게...
  • 2016-04-22
  • 구글라이브러리 프로젝트 [구글 캡처]  미국 대법원이 18일(현지시간) 구글의 전자책 프로젝트 라이브러리 프로젝트(Google Books Library Project)의 저작권 침해 심리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대법원은 짧은 명령서를 통해 “소송 당사자인 개별 작가들이 구글을 상대로 낸 저작권 소송을 인정하지 않는다&...
  • 2016-04-19
  • 조문헌작가가 11일 그가 교편을 잡았던 북경대학에 복귀하였다.  이딸리아에서 묵직한 영예를 받고 돌아온 안데르센상 수상자 조문헌은 막언, 류자흠에 이어 세계문단에서 이름을 떨친 또 한명의 중국 당대작가이다.  수십년간 아동문학창작에 몰두해온 조문헌은 시종일관 소년아동의 생존상태와 심령세계에 주목...
  • 2016-04-14
  • 재외동포 문학육성을 위하여 2016년「제18회 재외동포문학상 공모전」을 실시합니다. 전 세계 170여개국 720만 재외동포 대상으로, 문학적 창작활동을 장려하고 한민족 재외동포 청소년들에게 모국어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공감대 형성을 위하여 시행하는 문학상 공모전에 재외동포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
  • 2016-04-07
  • 중국아동문학작가 조문헌교수가 4일, 이딸리아 볼로냐 국제아동 도서 전시회에서 2016년 국제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중국작가는 이번에 처음으로 이 상을 수상했다. 국제 안데르센상은 국제 아동련맹이 1956년에 설립한 상으로 2년에 한번씩 평가한다. "아동문학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본 상은 "세계적인 범위에서 우...
  • 2016-04-07
  • 검찰이 표절 의혹이 제기돼 고발당한 소설가 신경숙씨(53·사진)를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배용원 부장검사)는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된 신씨를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두 혐의 모두 법리적으로 적용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했다”면서 “출판사 입장...
  • 2016-03-31
‹처음  이전 4 5 6 7 8 9 10 11 12 13 1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