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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수(42)가 주부 시청자들의 마음에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SBS 월화극 '따뜻한 말 한마디'(이하 '따말')에서 외도하는 남편 지진희(유재학)때문에 고통 받는 주부 송미경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최근 '따말'의 상승세에는 김지수의 지분이 가장 크다. '따말'은 자극적인 불륜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고통 받는 가족 구성원들의 심리와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편의 외도에 분노하며 목에 핏대를 세운 채 울부을 토해내는 김지수의 모습에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함께 눈물흘리며 공감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너무 감정소모가 커, 한 회 촬영이 끝난 후 30분간 쇼파에 그대로 누워있기도 했다"고 말한다.
-극중 미경 역은 감정소모가 유난히 많아 보인다.
"미경은 드라마 시작 부분부터 이미 불륜을 알고 견뎌온 인물이었다. 1회에 창고방에서 불륜 사진을 보면서 오열하는 장면부터 감정을 100% 표현해야 했기에, 초반에는 진이 많이 빠졌다. 지금은 점차 캐릭터에 동화되면서 조금 나아진 것 같다. 워낙 쉽지 않은 신들이라 촬영 후에 진은 조금 빠진다. 3회 엔딩을 찍고 나서는 소파에 한 30분 누워 있었다. 또 어떨 때는 혈압이 올라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후에는 묘한 카타르시스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 그런 일이 닥친다면 미경이처럼 행동할 것 같나.
"초반에 그런 이야기를 감독님과 많이 나눴다. 미경이는 불륜 사실을 알고 상대방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고, 또 같은 쿠킹 클래스에 다니기도 하지 않나. 실제 나라면 절대 마주할 수 없을 거 같다. 결국 미경이도 자꾸 상상이 되고 떠올라서 괴로워하지 않나."
-불륜을 저지르고도 잘 자는 남편을 노려보다 벌떡 일어나 불을 켜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그런 일을 저지르고도 쌔근쌔근 잠을 잘 자고 있는데. 얼마나 얄밉겠나. 자는 얼굴을 배게로 누르다가 참기도 하고 머리카락 헝클어뜨리는 등의 모습이 참 웃프다(웃기다+슬프다의 신조어). NG없이 그 장면을 끝냈는데 '컷'사인이 나자 현장 스태프들이 박장대소했다. 미경은 이제 극중 시어머니에게도 은근히 할 말 다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하는 것 같지만 이제는 대놓고 막나가기 시작한 거다. 시청자들 중에는 더 통쾌한 장면을 바라는 분들도 많이 있더라(웃음)."
-불행한 상황에 처한 역할을 많이 맡는다. 개인적 삶에 영향을 주지는 않나.
"작품 때문에 내 개인적인 결혼 여부에까지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이미 주변에 있는 싱글이나 유부녀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기도 한다. 결혼을 하냐 안하냐가 내 인생 행복을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 역시 더 어렸을 때는 '나도 빨리 시집가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요새는 아니다."
-동료 배우들과 극중 남녀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나.
"주로 진희 오빠와 붙는 신이 많다보니, 가끔 이야기를 나눈다. 불륜에 관해 각각 남녀 입장을 대변해 토론한다. 또 감독님도 남자다보니 그런 얘기를 하다보면 입장차이가 드러난다. 감독님은 극중 미경의 행동에 대해 '남자 입장에서는 집착같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 그러면 내가 '그게 어떻게 집착이에요. 여자니까 당연한거고, 사랑했으니까 집착도 하는거 아니냐'고 반박하는 식이다(웃음)."
-결혼에 대한 초조함이 없어진 시기는 언제쯤이었나.
"한 삼 년 정도 됐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살면서 여러 일들을 겪고나니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든 것 같다. 주변 기혼자들을 보면서 학습을 하게 된 면도 있다. 지금도 여전히 소울메이트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게 꼭 결혼으로 이어져야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나이에 비해 어린 외모를 계속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
"전혀 아니다. 요새 추운 촬영장에서 벌벌떨고 있다보면 급노화 현상이 찾아온다. 얼굴 라인이 한 순간에 축 쳐져서 깜짝 놀라곤 한다. 그에 반해 (한)혜진이는 추워도 항상 예쁘더라. 9살 차이인데 어쩌겠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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