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눈 오는 날에는 치맥인데” 드라마속 한마디에… 中대륙, 치킨 열풍
‘별그대’ 열성팬들 주인공 따라하기… 한국식 치킨 사러 3시간씩 줄서고
8끼 연속 먹다 얼굴에 염증女도… “AI로 빈사상태 양계업계 희망줘”
15일 중국 상하이의 한국인 거리인 훙취안루에 있는 한 식당 앞에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주말에는 한국 교민들이 식사할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중국인들이 이 거리를 찾아 한국 음식을 주문한다. 하종식 씨 제공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조류인플루엔자(AI)로 빈사 상태에 빠진 중국 양계업계에 희망의 불씨를 이어 주고 있다. 극중 여주인공인 전지현의 식성까지 따라 하려는 열광적인 여성 팬들 덕분이다.
19일 관영 신화(新華)통신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대도시를 중심으로 ‘프라이드치킨’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한국인이 밀집해 있는 상하이(上海) 시 민항(閔行) 구의 일부 한국식 치킨 가게는 닭튀김을 사기 위해 3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 시의 한 일본 식당 체인점에서는 밸런타인데이(2월 14일) 때 치킨과 맥주 세트를 팔았다. 후난(湖南) 성 창사(長沙) 시에서는 한 여성이 8끼 연속 치킨을 먹다 얼굴 피부에 염증이 생겼을 정도다. 한 냉동 닭날개 공급업체는 “AI 때문에 춘제(春節·설) 전까지만 해도 매출이 뚝 떨어졌는데 갑자기 주문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치킨이 불티나게 팔리는 원동력은 ‘별그대’에서 전지현이 말한 “눈 오는 날에는 치맥(치킨과 맥주)인데…” 대사였다. 드라마가 워낙 인기 있다 보니 전지현을 모방하려는 팬들이 앞다퉈 치킨 가게를 찾고 있다는 것.
상하이 교민 하종식 씨는 “한국 치킨 가게들이 ‘별그대’의 주인공 사진을 밖에 걸어놓고 앞에서 사진을 찍게 하는 등 ‘스타 마케팅’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인들이 치킨 가게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식당들에도 몰려들어 주말에는 예약도 안 받고 있다. 한국식 찜질방, 커피숍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은 ‘별그대’(중국명 來自星星的니)를 TV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내려받아 보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직장인 왕루이줘(王瑞卓·여) 씨는 “별그대가 한국에서 방영된 당일 즉시 다운로드할 수 있어 한국어를 하는 사람들은 그날 바로 본다”며 “중국어 자막이 있는 영상은 이튿날이면 인터넷에 올라온다”고 말했다.
밍보는 “양계업계가 AI 때문에 입은 손실을 ‘별그대’ 덕분에 일부 만회할 수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별그대’ 외에 최근 한국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상속자들’도 중국에서 열성 팬을 끌어들이고 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상하이에 진출한 한국 카페 체인인 ‘망고식스’에서는 33위안(약 5800원)짜리 망고밀크나 코코넛밀크를 사기 위해 40분씩 줄을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망고식스는 ‘상속자들’에서 주인공이 즐겨 찾는 곳이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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