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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 중국판 관객 1200만 … 베트남선 ‘스타워즈’ 눌러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3월7일 09시33분    조회: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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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에서 소녀의 몸이 된 심은경과 방송사PD 이진욱이 만나는 장면. 심은경이 뒤를 쫓아온 이진욱에게 생선을 들이대며 정체를 묻는다. [CJ E&M]

2014년 국내 개봉시 865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수상한 그녀’(황동혁 감독)가 아시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중국 일본 독일 인도 등 전세계 7개국으로 판권이 팔린 이 영화가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국내서 865만 관객 동원한 영화
7개국에 판권 수출, 흥행 신기록

중국판 ‘20세여 다시 한 번’(레스티 첸 감독)이 역대 한·중 공동제작 영화 중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데 이어 지난해 말 개봉한 베트남판 ‘내가 니 할매다’(판씨네 감독)는 베트남 영화 사상 최고 매출(476만 달러, 59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원작까지 치면 아시아 3개국에서 다른 버전으로 나란히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일본판도 4월 초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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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는 우연히 20대 꽃처녀(심은경)의 몸으로 돌아간 70대 할머니(나문희)의 이야기다. 젊음에 대한 욕망, 가족애 등 보편적 소재가 국경을 넘어 흥행하는 이유로 꼽힌다. 거기에 같은 스토리를 나라 별로 다르게 현지화한 것도 성공 요인이다.

현지 감독과 배우를 기용하지만 단순한 리메이크 판권 판매에 그치지 않고 공동제작의 형태로, 우리의 주도권을 놓지 않은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향후 국내 문화 콘텐트 수출에 시사점을 준다는 것이다. 각 나라별 현지화의 포인트들을 짚어본다.

# ‘20세여 다시 한 번’(중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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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판 ‘내가 니 할매다’에서는 무를 들이댄다.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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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은 한국판과 거의 동시에 기획됐다. 지난해 초 중국에서 관객 1200만 명, 매출 3억6500만 위안(약 69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한·중 합작 영화 최고 기록이다. 중화권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양자산, 엑소의 전 멤버 루한 등을 캐스팅했다. 복고 정서와 가족애 같은 원작의 틀을 유지하면서 로맨스 라인을 강조했다. 1970~80년대 스타 가수 등려군(鄧麗君)의 노래, 90년대 빅히트 드라마 ‘황제의 딸’ 장면 등을 삽입했다. 원작에선 찜질방에서 주인공의 몸이 바뀌는데, 중국판에서는 공원에서 광장춤을 추다가 몸이 바뀐다. 중국 영화에는 없던 바디체인지 소재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는 평이다.

# ‘내가 니 할매다’(베트남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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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20세여 다시 한 번’에서는 무를 들이댄다.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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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이 향수와 로맨스 요소를 부각시켰다면 베트남 판은 할머니와 손자의 사랑, 고부 갈등 같은 가족간 에피소드에 초점을 맞췄다. 또 코미디를 좋아하는 베트남 관객의 취향을 고려해 슬랩스틱 요소와 말장난 등을 강화했다. 조연진을 실제 코미디언들로 구성했다. 주인공의 어려운 과거로 베트남 전쟁을 등장시키도 했다. 코미디를 좋아하는 베트남 관객에게 슬랩스틱과 감동코드를 오가는 구성이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와 맞붙은 ‘내가 니 할매다’는 역대 베트남 영화 흥행 1위(외화 제외)에 올랐다. 외화까지 포함하면 ‘분노의 질주7’, ‘어벤저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이은 역대 3위의 기록이다.

# ‘수상한 그녀’(일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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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수상한 그녀’에서는 조리도구인 뒤집개로 바뀌었다.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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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한국판과 똑같다. 원작의 틀을 살리면서 일본적인 정서와 분위기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원작과 달리 주인공도, 주인공과 갈등을 빚는 딸도 전부 다 싱글맘으로 설정했다. 싱글맘이 사회 문제로 부각된 일본의 사회상을 반영한 결과다. 주인공의 남편은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스타디움 건설 노무자로 일하다가 사고사한 것으로 그려졌다. 원작의 심은경은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밤일을 잘하는 남자”라고 코믹하게 답하지만, 일본판에서는 “대소변 시중을 잘해줄 수 있는 남자”라고 답한다. 초고령화 사회의 그늘을 반영한 것이다.

‘수상한 그녀’는 일본판에 이어 태국판과 인도네이사판이 올해 안으로 개봉된다. 태국판의 경우 ‘태국의 전지현’으로 불리며, 코믹호러 영화 ‘피막’(2013,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1000만 관객 흥행을 이끈 여배우 다비카 후네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한편 CJ E&M 김성은 해외영업사업부장은 ‘수상한 그녀’에 이어 아시아권에서 리메이크로 성공할 작품으로 80년대 복고물인 ‘써니’를 꼽았다. “80년대는 전세계적으로 정치적 혼란 속에서 음악과 패션이 젊은이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해방구 역할을 했던 시대로, 그런 공통된 향수와 정서가 다른 나라에서도 통할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써니’ 일본판은 스타급 여배우를 섭외해 올해 제작에 들어간다. 노래와 춤을 영화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하는 인도와 중국 등도 리메이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부장은 또 “호러와 코미디를 결합한 ‘오싹한 연애’, 퀵서비스와 액션을 연관시킨 ‘퀵’을, 호러가 강세고 오토바이 천국인 동남아에서 리메이크하기에 유리한 작품”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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