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쌈마이' 싸이가 건들대며 명한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마"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1월5일 08시59분    조회:191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이주엽의 이 노래를 듣다가]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 모두들 미쳐보게"―싸이 '챔피언' 중

광장에서 정치와 이념이 아니라 음주 가무로 연대하는 꿈을 꿔본 적이 있는가. 질펀한 카니발이 벌어지고, 거기서 디오니소스적 대동단결이 시작된다. 하향 평준화한 욕망으로 하나 되는 그곳엔, 어떤 분열적 요소도 끼어들 틈이 없다. 이 완벽하고도 원초적인 연대의 집전자가 싸이다.

그가 2002년 발표한 노래 '챔피언'의 저 유명한 첫 문장이 나오면, 우리는 신발 끈을 조이고 한판 난장 속으로 달릴 준비를 해야 한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입니다." 영화 '비버리힐스 캅'의 메인 테마를 샘플링한 리프(riff·반복 악절)가 흐르는 가운데, 짐짓 의젓한 척하는 싸이의 이 선언이 들려오는 순간 킥킥대면서 들뜨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노래를 댄스와 힙합을 버무린, 흔하고 뻔한 트랙쯤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마냥 키치적일 것만 같은 싸이가 언어적 재기(才氣)를 얼마나 많이 지니고 있는지, 이 노래에서 유감없이 보여준다. "모두의 축제/ 서로 편 가르지 않는 것이 숙제"라며 포문을 열 때부터, 그의 랩이 흔한 잡설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게 된다. '축제'와 '숙제'의 완벽한 운율과 광장의 연대를 대조적으로 얘기하는 이 감각, 멋지지 않은가. 그 감각이 노래 전반에 걸쳐 시종 번득인다.

"오늘 술래/ 강강수월래" "함성이 터져/ 메아리 퍼져" "이것 보소/ 남녀노소" 등과 같이 각운을 차지게 맞춘 대구들이 절묘하다. 싸이의 발랄한 언어유희가 운 좋게 나온 것이 아니라, 오랜 정서적 숙련을 거친 것임을 깨닫게 된다. 가령 이런 구절.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하면서"라고 할 땐 문학적 빛까지 감돈다. 자유와 무애의 경지가 언뜻 비치지 않는가. 그 높은 경지가 B급 정서에 실렸으니, 이건 싸이 말고는 풀어낼 사람이 없다.

그리고 "파벌 없이 성별 없이/ 앞뒤로 흔들어" 하고 명령할 땐, 우린 저항할 뜻을 잃고 묘한 쾌감을 느끼며 무너진다. 노래가 마침내 절정에 이르며, 광장의 피를 뜨겁게 데우며 외친다. "챔피언/ 소리 지르는 니가/ 챔피언/ 인생 즐기는 니가." 싸이가 영감을 얻는 게 분명한 록 밴드 퀸(Queen)'의 'We are the champions'의 로파이(lo-fi) 버전쯤 되겠다. 퀸은 삶에 최선을 다한 우리 모두가 챔피언이라고 경건하게 말하고, 싸이는 별것 없는 인생 지금 즐기는 네가 챔피언이라고 되바라지게 말한다. 이쯤 되면 싸이가 챔피언이다.
 

/조선일보 DB
싸이에겐 인생 성패의 기준이 외부적 시선이 아닌 내부에 있다. 키치와 B급의 피가 온몸에 흐르는 그는, 언제나 세계를 철저하게 '향락적 주관'으로 재구성해내고야 마는 뚝심이 있다. 그런 싸이의 인생철학을 압축해내는 한 줄 경구가 노래 후반에 나온다.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 모두들 미쳐보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재화는 시간이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마라.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내일은 오늘과 별다를 것 없는 날이다. 싸이는 그렇게 거드름 피우며 말하고 있다.

싸이는 시대의 날라리다. "짝다리를 짚고 건들거리면서('나팔바지')" 세상의 근엄함을 조롱하고 "인생 개기며('좋은 날이 올 거야')" 여기까지 왔다. 거침없는 성적 표현과, 자신을 비난했던 사람들에게 '×발(I luv it)'을 천연덕스럽게 날리는 껄렁함까지도 오로지 그만의 것이다. 그 '쌈마이' 정신이 한때 세계를 휘저었다. 매일 밤 여자 마음을 어떻게 훔칠까 고민하던 그가 '강남스타일'로 세상의 모든 마음을 훔쳤으니 그의 인생은 복되다. 오늘도 싸이는 말한다. 거, 인생 별거 없어. 우물쭈물하지 마. 일단 달리는 거야.

조선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071
  • 엠씨더맥스 이수가 악플러에 대한 맞대응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는 과거 그의 미성년자 성매수 사건과 관련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이는 결과로 돌아왔다. 이수는 최근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에서 데뷔 25주년 기념 신곡을 공개하면서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것이든 좋아하는 사...
  • 2020-04-01
  • 지난 3월18일 급성패혈증으로 생을 마감한 故 문지윤(향년 37세)이 마지막으로 촬영한 유작이 공개된다. 故 문지윤은 지난 2월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15년만의 즐거운 두번째 광고촬영을 진행하였고, 광고 온에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후반작업이 잠시 중단됐다. 이후 ‘故 문지윤...
  • 2020-04-01
  • 이민호·김고은 ‘더킹’ 17일 첫방 김은숙표 로맨스 벌써부터 화제 영화 ‘나의 청춘은…’ 29일 개봉 순정만화 같은 대만 로맨스 기대 봄바람을 타고 로맨스가 온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으로 만남은 물론 야외활동 자제로 꽃놀이까지 ‘랜선 꽃구경’으로 대신해야 하는 요...
  • 2020-03-31
  • '부럽지' 최송현이 아나운서 동기들에게 연인 이재한을 소개했다. 30일 오후 방송된 MBC '부러우면 지는거다'에서는 아나운서 동기들을 만난 최송현, 신혼집을 찾은 이원일-김유진, 서킷 데이트를 즐기는 지숙-이두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최송현은 여의도 KBS 앞 공원에서 이지애, 오정연과 만나 담소...
  • 2020-03-31
  • 최근 마스크 부족 대란과 관련해 정부를 비판해 화제를 모았던 배우 장미인애가 이번에는 정부의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에 대해 분노했다. 이후 자신에게 비판 댓글이 쏟아지자 이를 참지 못한 듯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였고, 급기야 배우를 하지 않겠다는 댓글을 남겨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장미인애는 30일 자...
  • 2020-03-31
  • 가수 송대관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동산 관련 사건 이후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는 루머에 대해 모든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30일 방송된 SBS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송대관이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의 가정사를 공개했다. 이날 송대관은 가수로 승승장구하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인 아내 관련...
  • 2020-03-31
  • '동반 프리선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민정-조충현 전 아나운서 부부가 '동상이몽2'에 출격한다. 부부가 함께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김민정-조충현 부부가 최근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녹화를 마쳤다. 두 사람은 스페셜 부부로 출연, 2주간 ...
  • 2020-03-31
  • 영탁이 돈과 인간관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29일 방송된 TBS FM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에는 고정 게스트인 트로트 가수 영탁, 방송인 박슬기가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는 친구에게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청취차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연자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1년이 넘도록 돌려받지 못했...
  • 2020-03-30
  • ‘믿고 보는 배우’ 천우희가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출연을 확정 짓고 촬영에 돌입했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수상한 고객들’ 등을 연출한 조진모 감독의 신작으로 만남과 기다림의 과정을 겪으며 서로에게 스며든 세 청춘의 모습을 그린 따뜻한 이야기다. 천...
  • 2020-03-30
  •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아본 게 처음이라 당황하기도 했고…스스로에게 아쉬운 부분들이 있어서 (연기력 논란에) 속상했어요. 부담감과 두려움이 컸지만 선배님들의 위로와 진심에 책임감을 느꼈고 독기도 생겼어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점점 더 커졌죠.” ‘킹덤’의 당당한 빌런으로 확실한...
  • 2020-03-30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