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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마이' 싸이가 건들대며 명한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마"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1월5일 08시59분    조회: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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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엽의 이 노래를 듣다가]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 모두들 미쳐보게"―싸이 '챔피언' 중

광장에서 정치와 이념이 아니라 음주 가무로 연대하는 꿈을 꿔본 적이 있는가. 질펀한 카니발이 벌어지고, 거기서 디오니소스적 대동단결이 시작된다. 하향 평준화한 욕망으로 하나 되는 그곳엔, 어떤 분열적 요소도 끼어들 틈이 없다. 이 완벽하고도 원초적인 연대의 집전자가 싸이다.

그가 2002년 발표한 노래 '챔피언'의 저 유명한 첫 문장이 나오면, 우리는 신발 끈을 조이고 한판 난장 속으로 달릴 준비를 해야 한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입니다." 영화 '비버리힐스 캅'의 메인 테마를 샘플링한 리프(riff·반복 악절)가 흐르는 가운데, 짐짓 의젓한 척하는 싸이의 이 선언이 들려오는 순간 킥킥대면서 들뜨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노래를 댄스와 힙합을 버무린, 흔하고 뻔한 트랙쯤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마냥 키치적일 것만 같은 싸이가 언어적 재기(才氣)를 얼마나 많이 지니고 있는지, 이 노래에서 유감없이 보여준다. "모두의 축제/ 서로 편 가르지 않는 것이 숙제"라며 포문을 열 때부터, 그의 랩이 흔한 잡설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게 된다. '축제'와 '숙제'의 완벽한 운율과 광장의 연대를 대조적으로 얘기하는 이 감각, 멋지지 않은가. 그 감각이 노래 전반에 걸쳐 시종 번득인다.

"오늘 술래/ 강강수월래" "함성이 터져/ 메아리 퍼져" "이것 보소/ 남녀노소" 등과 같이 각운을 차지게 맞춘 대구들이 절묘하다. 싸이의 발랄한 언어유희가 운 좋게 나온 것이 아니라, 오랜 정서적 숙련을 거친 것임을 깨닫게 된다. 가령 이런 구절.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하면서"라고 할 땐 문학적 빛까지 감돈다. 자유와 무애의 경지가 언뜻 비치지 않는가. 그 높은 경지가 B급 정서에 실렸으니, 이건 싸이 말고는 풀어낼 사람이 없다.

그리고 "파벌 없이 성별 없이/ 앞뒤로 흔들어" 하고 명령할 땐, 우린 저항할 뜻을 잃고 묘한 쾌감을 느끼며 무너진다. 노래가 마침내 절정에 이르며, 광장의 피를 뜨겁게 데우며 외친다. "챔피언/ 소리 지르는 니가/ 챔피언/ 인생 즐기는 니가." 싸이가 영감을 얻는 게 분명한 록 밴드 퀸(Queen)'의 'We are the champions'의 로파이(lo-fi) 버전쯤 되겠다. 퀸은 삶에 최선을 다한 우리 모두가 챔피언이라고 경건하게 말하고, 싸이는 별것 없는 인생 지금 즐기는 네가 챔피언이라고 되바라지게 말한다. 이쯤 되면 싸이가 챔피언이다.
 

/조선일보 DB
싸이에겐 인생 성패의 기준이 외부적 시선이 아닌 내부에 있다. 키치와 B급의 피가 온몸에 흐르는 그는, 언제나 세계를 철저하게 '향락적 주관'으로 재구성해내고야 마는 뚝심이 있다. 그런 싸이의 인생철학을 압축해내는 한 줄 경구가 노래 후반에 나온다.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 모두들 미쳐보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재화는 시간이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마라.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내일은 오늘과 별다를 것 없는 날이다. 싸이는 그렇게 거드름 피우며 말하고 있다.

싸이는 시대의 날라리다. "짝다리를 짚고 건들거리면서('나팔바지')" 세상의 근엄함을 조롱하고 "인생 개기며('좋은 날이 올 거야')" 여기까지 왔다. 거침없는 성적 표현과, 자신을 비난했던 사람들에게 '×발(I luv it)'을 천연덕스럽게 날리는 껄렁함까지도 오로지 그만의 것이다. 그 '쌈마이' 정신이 한때 세계를 휘저었다. 매일 밤 여자 마음을 어떻게 훔칠까 고민하던 그가 '강남스타일'로 세상의 모든 마음을 훔쳤으니 그의 인생은 복되다. 오늘도 싸이는 말한다. 거, 인생 별거 없어. 우물쭈물하지 마. 일단 달리는 거야.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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