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달시 파켓 “봉준호 감독과 작업은 기분 좋은 어려움”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5월31일 06시09분    조회:92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영화 ‘기생충’이 상영된 21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영화 초반, 반지하에 사는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와이파이를 잡기 위해 집구석을 돌아다니는 장면에서 터진 웃음은 영화 내내 이어졌다. 2000여 명의 관객 중 누구 하나 자리를 뜨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영화에 담긴 한국적인 정서를 외국인도 쉽게 이해했다는 뜻이다. 이는 영어 번역을 맡은 영화평론가 달시 파켓 씨(47·미국)의 공이 크다.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30일 만난 그는 유창한 우리말로 “훌륭한 영화로 번역의 중요성이 새삼 조명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1997년 고려대 영어 강사로 한국에 와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한 그는 한국인과 결혼했다. 20여 년간 100편 가까이 작업했지만 영어 번역은 여전히 “단점만 보이기 쉬운, 힘든 일”이다. 대사가 많은 ‘기생충’도 시나리오 초고를 번역하는 데만 열흘이 걸렸다. 봉준호 감독과 최종본 수정을 하며 이틀 동안 밤을 새웠다.

“Wow, Does Oxford have a major in document forgery?”(서울대 문서위조학과 뭐 이런 것 없나?)

재학증명서를 위조한 딸 기우(박소담)에게 기택이 하는 말은 “직역을 하면 서울대가 상징하는 의미가 전달될 수 없었다”고 한다. 한국의 문화를 지울 것이냐, 직역을 택할 것이냐는 항상 반복되는 고민. ‘살인의 추억’(2003년)에서 “밥은 먹고 다니냐”는 두만(송강호)의 대사도 외국인에게 더 친숙한 “Do you get up early in the morning too?”로 바꿨다.


미묘한 뉘앙스 차이에 대한 고민도 필수다. 기택이 박 사장(이선균)네 과외 면접을 보러 가는 기우에게 “네가 자랑스럽다”고 하는 대사도 ‘make me proud’보다 더 진지한 ‘proud of you’를 써 우스꽝스러움을 강조했다. “워낙에 ‘브릴리언트(뛰어난)’하잖아요”라는 연교(조여정)의 허세 넘치는 영어는 이탤릭체로 표기했다. 박 사장네 가정부 문광(이정은)이 북한 아나운서를 따라 하는 대사도 ‘(North korean news anchor)’라는 설명으로 이해를 도왔다.

 
극 중 ‘대만 카스텔라(Taiwan cakeshop)’, ‘반지하(semi basement)’ 등 지극히 한국적인 단어들은 의미 전달이 쉽지 않다. ‘짜파구리’도 ‘ramdong(ramen+udong)’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송강호 특유의 맛깔나는 연기나 사투리를 볼 때마다 너무 아쉽다. 외국인은 100%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봉 감독과 작업하는 것은 기분 좋은 어려움이에요. 대사의 리듬감을 중시해 한국어와 어순이 다르지만, 영어의 주술을 뒤바꾸기도 해요.”

그는 ‘플란다스의 개’(2000년)의 번역 감수를 시작으로 ‘옥자’(2017년)를 제외한 모든 봉 감독 작품을 번역했다. 봉 감독은 항상 “짧고 한 번에 느낌이 오게 해 달라”고 주문한다. ‘마더’(2009년)에서는 영어로 썼을 때 짧은 ‘도준’(원빈)이라는 이름을 택했을 정도다. ‘기생충’ 작업 때도 극 중 반복되는 ‘계획’, ‘상징’ 등 단어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작업하면서 기생충을 7번이나 봤어요. 2월에 영화를 봤으니 입이 얼마나 근질거렸겠어요. 이제 친구들이랑 ‘기생충’ 얘기를 해도 되겠네요. 하하.”

동아일보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
  • 역대 최고의 드라마…터키 사극 '위대한 세기' 오스만 제국의 슐레이만 대제 ‘위대한 세기(무스테솀 유즈이을)’는 슐레이만 대제(재위 1520~1566년) 시대의 오스만 제국을 배경으로 한 터키 대하 사극입니다. 2011~2014년 139부작으로 방영된 대작이죠.    드라마의 사실상 주인...
  • 2018-04-15
  • 지난달 초 아랍 최대 민영 TV네트워크인 MBC(Middle East Broadcasting Center)가 자사 채널에서 터키 드라마를 퇴출했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발표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터키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보복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알고보면 쓸모 있는 신기한 세계뉴스] 터키는 어떻게 드...
  • 2018-04-15
  • 지난 3일 , 제31회 중국드라마비천상 시상식이 절강 녕파에서 열렸다. 이날 중국드라마 최고영예를 안은 수상자들의 수상소감에는 새시대 문예업계 종사자로서의 문화적 자부심이 흘러넘쳤다. 《해당의구》 감독 진력은 수상소감에서 "우리가 새 중국의 휘황찬란한 력사를 회고할 때, 우리가 주은래 총리의 일생을 돌아보았...
  • 2018-04-12
  •   지난해, 인도영화《레슬링해요,아빠(摔跤吧,爸爸)》, 《시크릿 슈퍼스타(神秘巨星) 》가 잇달아 흥행을 기록하며 열풍을 일으킨 가운데 카비르 칸(卡比尔汗)이 메카폰을 잡은 영화《카쉬미르의 소녀(小萝莉的猴神大叔) 》가 박스오피스 2억원을 돌파했다. 영화《카쉬미르의 소녀》는 인도교 신자인 파반(帕万)이 어...
  • 2018-03-29
  •   따듯한 날씨, 선선한 바람,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옷은 한결 가벼워져가고 있고 표정은 그보다 더 가벼워진 것 같다. 좋은 날씨에 영화 속으로 봄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가? 꽃피는 ‘봄’에 보면 더 좋을 영화 몇가지를 손꼽아 소개한다. 1. 뉴욕에 사는 우아하고 지적인 문학평론가 ‘웬디&rsqu...
  • 2018-03-29
  •   마블 스튜디오의 19번째 작품《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일찍부터 2018년 전세계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혀왔다. 4월 2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전세계가 주목하는 무한 기대 포인트 TOP3을 분석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탄생 10돐의 클라이막스   《어벤져스: 인...
  • 2018-03-29
  •   세계적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가상현실 블록버스터《레디 플레이어 원》이 예매률 1위에 오르며 흥행 열풍을 예고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2045년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 속에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찾는 모험을 그린 최초의 가상현실 블록버스터다. 영화와 게임 등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
  • 2018-03-29
  • 영화로 본 안희정 데자뷔  ‘여비서 사망’ 연루 케네디 전 의원… ‘여비서 성폭행’ 논란 상대가 비슷 모델과 부적절관계 하트 전 의원… ‘혼외관계 들통’ 안희정 사례와 공통점 고 에드워드 케네디 미국 상원의원의 스캔들을 다룬 영화 ‘채퍼퀴딕’ 포스터...
  • 2018-03-10
  • 2018년 음력설 기간 중국 극장가는 가족애를 다룬 영화나 코미디 영화, 년말년시 특선영화와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군사 소재 액션영화 《홍해행동(红海行动)》이 흥행몰이에 성공해 관객의 열화와 같은 호평을 받았다.   군사 액션 대작 《홍해행동》은 우수한 제작과 스펙터클한 장면, 진실한 이야기를 기반...
  • 2018-03-02
  •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영화화 한《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감독 히로키 류이치)이 행행한 가운데 관객들이 극장으로 향하게 한 이 영화의 세가지 관람 포인트를 소개해 본다.   1. 원작 뛰어넘은 감동 영화《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비밀을 간직한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든 3인조 도둑이 32년 전 과거로부...
  • 2018-03-02
‹처음  이전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