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부모도 자식도 가족마저도 남인가, 영화 '해피엔드'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6월13일 05시47분    조회:91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마음과 같을 수는 없다.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는게 타인의 마음이다. 인간사회에서 벌어지는 일 대다수는 본인이 아니면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자신의 잣대로 상대방 마음을 지레 짐작할 때가 많다. 

'해피엔드'는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라는 데 초점을 맞춘 영화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멋대로 추측하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영화 '피아니스트'(2001) '퍼니게임'(2007) '하얀 리본'(2009) '아무르'(2012) 등을 연출한 오스트리아 감독 미카엘 하네케(77)의 신작이다. 하네케는 '아무르' '하얀 리본'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번이나 받았다. 그의 작품들은 인간의 본성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이중성과 위선을 강하게 꼬집었다. 누군가에게 들키면 안 되는, 모두가 감추고 싶어하는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육체적, 정신적인 폭력도 등장한다. 보통사람들이 불쾌감을 넘어 경악할 수 있는 일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현대인의 나르시시즘적 성향과 맞닿아 있다. 더불어 살아가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관심이 있다. 본인과 가치관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은 선부터 긋는다. 특히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굉장히 배타적이다. 그때는 가족이고 뭐고 다 소용이 없을 정도다. 


영화 제목인 '해피엔드'는 해피 엔딩과는 거리가 멀다. 행복이 끝난다는 의미에 가깝다. 

서사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프랑스 칼레 지역의 부르주아 '로랑' 가문에 '에브'(팡틴 아흐뒤엥)가 일원으로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로랑가는 건설업으로 부를 축적했고, 3대가 함께 살고 있다. 1세대이자 집안의 최고령자인 '조르주 로랑'(장 루이 트린티냥)은 사지가 마비된 아내를 간병한다. 조르주의 딸 '앤'(이자벨 위페르)과 조르주 아들이자 의사인 '토마스'(마티유 카소비츠), 앤의 아들 '피에르'(프란츠 로고스키)가 가족 구성원이다. 


에브는 토마스의 전처 딸이다. 약물과다 복용으로 전처가 쓰러지면서 에브는 이들과 한 집에서 살게 된다. 에브가 그들을 바라보는 눈은 정확하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하지만, 때로는 철저히 감정을 감춘다. 로랑가 사람들은 어찌보면 남만도 못한 가족이다. 겉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이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공허하다. 철저히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며, 다른 꿍꿍이를 숨기고 있다. 

각자 다른 끝을 생각한다. 조르주는 자살을 기도하며, 앤과 토마스는 가족을 챙기는 일에 관심이 없다. 피에르는 가문을 이을 의지가 없고, 앤은 피에르에게 집착한다. 하지만 서로를 위해주는 척한다. '뒷담화'도 너무 잘한다. 하네케 감독은 이들의 위선을 촘촘하게 벗겨냈다. 스마트폰과 SNS가 지배하는 세상의 어두운 면도 짚었다.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유튜브로 모든 것이 생중계되는 시대에서 가족의 의미, 진정한 인간관계는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든다. 

배우들의 열연은 이 작품의 백미다. 프랑스 배우 장 루이 트린티냥(89), 이자벨 위페르(66), 마티유 카소비츠(52), 벨기에 배우 팡틴 아흐뒤엥(14) 모두 자신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극의 전개는 빠르지 않지만, 긴장감을 늦추기 어렵다. 이야기 자체가 스펙터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관객들을 위해 곳곳에 유머를 집어넣었다. 극장을 나설 때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가족을 비롯해 모든 인간관계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하네케 감독은 관객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 역시 로랑가 사람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은 아닌지, 가면을 바꾸면서 연극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보게 만든다. 이에 대한 그의 답은 명쾌하다.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잊지 말고, 부모는 자식이 효도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라고 한다. 20일 개봉, 107분, 15세 관람가

서울=뉴시스

파일 [ 10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
  • 영화 범죄도시가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화제다. 사진=범죄도시 스틸컷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영화 '범죄도시'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높은 관객 평점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범죄도시는 액션과 재미 모두 거머쥐는데 성공했고, 이즌 이슈까지 더해져 예상 이상의 성공 가도...
  • 2017-10-09
  •   "역사상 가장 빽빽한 국경절 영화대목"…박스오피스 27억위안 예상       펑샤오강 감독 영화 '방화'는 국경절 영화 개봉 '포기' 선언   판빙빙, 성룡, 올랜도 블룸 등 스타 총출동 '영화 홍보' 가세   (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 극장가 최대 대목 중 하나인 국경절 황...
  • 2017-09-28
  •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범죄도시'가 미국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제작 홍필름) 측이 미국 개봉 확정 소식을 26일 전했다.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 넣은 신흥범죄조직을...
  • 2017-09-26
  • 홍콩 거장 왕가위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범죄 드라마를 만든다. 미국 버라이어티의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왕가위 감독은 아마존의 TV시리즈 '더 텅 워스'(The Tong Wars)를 연출한다. 아마존 스튜디오는 2010년 설립된 이래 우디 앨런, 장 클로드 반담, 올랜도 블룸 등 할리우드 셀러브리티들과 굵직한 작업...
  • 2017-09-15
  • 제작사 인터넷 갈무리  중국의 최신영화 ‘전랑(戰狼, 늑대전사)-2’가 개봉 12일 만에 중국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갈아치운데 이어 박스오피스 수입 역대 100위 영화 안에 진입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특히 역대 100위의 수입을 올린 영화 중 미국 할리우드 영화...
  • 2017-08-18
  • 지난해 102편의 수입 영화가 국내에서 상영되었다. 최종적으로 국산 영화는 58.3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고, 미국 영화는 3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중국 영화는 개방적인 구도에서 미국 영화가 세계 영화시장에서 평균 7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절대적인 우위를 깨고 세계 영화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기여를 한 동...
  • 2017-08-04
  • 26일 개봉 영화 ‘군함도’    징용조선인들의 대탈출극… 상상력 동원한 카타르시스 동족에 총 겨눈 조선인들 큰 비중, 사실감 높이고 뻔한 시대극 탈피 1000만 감독+1000만 배우 결합… 관객의 높은 기대가 ‘최대의 적’? 영화 ‘군함도’ 제작진은 실감나는 장면을...
  • 2017-07-20
  • 일본 극단 신주쿠양산박과 소속 배우들이 영화 ‘박열’에 많은 도움을 줬다. 사진은 일본 내각 장면에 이들이 대거 출연한 장면.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개봉 첫 주 100만 돌파…박스오피스 1위  극단 소속 배우들 열연…극 사실성 높여    일본제국주의의 ...
  • 2017-07-04
  • 참패한 영화 '불한당'이 열혈 마니아들 덕분에 유종의 미를 거둘 듯 하다.    설경구·임시완 주연의 영화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이 30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Thank You 상영회'를 연다. 설경구·임시완 등 '불한당'...
  • 2017-06-22
‹처음  이전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