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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50) 총괄 프로듀서가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YG의 앞날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사실상 'YG의 모든 관문' 격인 양현석의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YG 최대주주인 양현석은 지분 16.12%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임원 명단에 이름은 없다. 3.56%를 보유한 동생 양민석(46) YG 대표이사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양 대표도 형과 함께 동반 사퇴를 선언했지만 이들 형제의 지분율 약 20%에 우호 지분까지 더하면 여전히 YG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간판 보이그룹 모두 타격, 인기 회복할까
올해 들어 '빅뱅' '위너' '아이콘' 등 YG의 간판 보이 그룹이 모두 강타당했다. 멤버들이 걸핏하면 구설에 오르기는 했지만, 승리(29)의 성접대·성매매 이후 빅뱅은 말그대로 대폭발해버렸다. 탑(32)을 필두로 7월부터 멤버들의 차례로 전역하지만, 가수활동이 원활할는지는 의문이다.
아이콘은 '제2의 지드래곤'으로 불린 리더 비아이(23·김한빈)가 마약 사건에 연루, 팀에서 탈퇴하고 YG에서 사실상 방출되면서 흔들리고 있다. 아이콘은 7월부터 일본투어가 예정됐다.
YG 보이 그룹 중 그나마 이미지가 가장 깨끗한 위너는 멤버 이승훈(27)이 YG가 비아이의 마약 사건을 은폐하는데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29일 장충체육관에서 팬미팅이 예정돼 있다.
이승훈이 YG 기획실 소속이라는 등 과장되기는 했지만, 그가 비아이 건과 관련해 가수지망 여성 한모(25)씨에게 연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 지경이니 YG의 신인가수 공개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올해 여름 자체 보이 그룹 육성 프로젝트 ‘보석함’을 통해 선보인 멤버들을 모은 ‘트레저13’을 데뷔시킬 계획이었으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YG 연습생이라는 사실 만으로 부정적인 선입견이 씌워지게 됐다. YG 연습생 출신 가수 지망생 한씨는 비아이뿐 아니라, 빅뱅 멤버 탑의 마약 사건에도 연루됐었다. 연습생을 관리하는 YG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씨가 지난 4일 방정현 변호사를 통해 익명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서를 제출하면서 YG와 양현석의 비아이 마약 사건 무마 정황이 드러났다. 익명이 보장돼야 하는 공익신고였는데, 언론에 그녀의 이름이 공개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탈 없는 소속 가수들에게 '탈YG' 요구
논란이 잇따르자 네티즌들 사이에 'YG가수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비아이 사건이 터지기 전, 아이콘은 대학가 축제에서 보이콧을 당하기도 했다.
YG의 간판 아이돌 그룹 중에 스캔들 없이 활동하고 있는 그룹은 사실상 '블랙핑크'뿐이다. 지난 4월 미국 빌보드의 양대차트인 '빌보드 200'과 '핫 100'에서 각각 24, 41위를 차지하는 등 YG의 유일한 걸그룹인 블랙핑크는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K팝 아이돌 그룹 중 유튜브 8억뷰를 가장 먼저 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YG 사태로 성과가 퇴색하고 있는 분위기다. 연말 일본 3개 도시 투어가 예정됐다.
'탈YG'를 촉구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YG의 그룹에 속한 가수들이 아닌, 이하이(23)와 남매듀오 '악동뮤지션'더러 YG에서 나오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하이는 최근 3년 만에 낸 새 앨범 '24℃'의 타이틀곡 ‘누구없소’가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하지만 비아이가 이 곡을 피처링, 난처하게 됐다. 악동뮤지션은 멤버 이찬혁(23)이 최근 해병대를 전역, 활동재개를 예고했지만 회사가 오히려 장애물이 되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 JYP엔터테인먼트에서 YG의 레이블 '더블랙레이블'로 옮긴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전소미(18)에게로도 불똥이 튀었다.
13일 솔로 데뷔 싱글 ‘버스데이’ 쇼케이스를 열었는데, 신뢰를 잃은 YG 탓에 언론의 싸늘한 반응을 마주해야 했다. '비타민 소미'라는 별칭답게 현장을 밝게 이끌려 고군분투했으나 별무소용이었다. 명색이 쇼케이스인데도 무대를 준비하지 못했다. YG가 전소미를 반전카드로 쓰려고 쇼케이스 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긴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27일 YG에서 첫 솔로 앨범을 낼 예정인 그룹 '젝스키스' 리더 은지원(41)의 활동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YG에 소속됐던 연예인들은 계약 만료와 함께 자연스레 회사를 떠나고 있다. 가수 싸이(42)와 힙합그룹 ‘에픽하이’는 올해 YG의 민낯이 까발려지기 전 지난해 계약 종료와 함께 각자 독립 회사를 차렸다. 방송작가 겸 개그맨 유병재(31)도 최근 계약 만료와 동시에 YG에서 나왔다.
YG에는 강동원(38), 차승원(49) 등 톱배우들도 소속돼 있다. 양현석이 연기자 파트 매니지먼트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앞으로 이들 연기자의 행보도 관심사다.
YG에게 직격탄을 맞은 것은 소속 연예인들뿐만 아니다. 회사 이미지 실추에 따른 투자자들의 압박, 서울 합정동현 사옥 옆 땅을 사 7월 완공 예정인 신사옥도 부담스럽기만 하다.
경찰은 비아이의 마약 관련 의혹, YG의 사건 외압과 경찰 유착 등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16명으로 전담팀을 꾸렸고, 필요하다면 양현석도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현석은 “현재의 언론 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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