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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가 올여름 474만 명의 관객을 동원, 손익분기점인 450만을 훌쩍 넘기며 좋은 성적을 냈다. 더군다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인해 한일 관계가 전에 없이 경색된 시기에, 일제강점기 일본군을 상대로 이뤄낸 독립군 최초의 승리를 소재로 해 이뤄낸 유의미한 결과다.
무엇보다 영화 말미 '독립군의 전설' 홍범도 장군으로 특별 출연한 최민식의 존재감을 잊을 수 없다. 등장만으로 믿음직스러운 그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불러오기 충분했다.
원신연 감독이 최민식을 홍범도 장군으로 캐스팅한 이유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인 배우'이기 때문이다. 홍범도 장군은 실제 봉오동 전투의 모든 작전을 수립하고, 독립군을 진두지휘했다. 극중 봉우리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며 "청산리로 간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1700만 영화 '명량'에서의 기개가 느껴진다.
그렇다면 최민식을 주연으로 한 '청산리 대첩'도 영화로 탄생할 수 있을까? '봉오동 전투'를 연출한 원신연 감독은 인터뷰에서 "열망한다.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최민식에 대해서 "역사 영화든 아니든, 작품을 한 편 씩 할 때 마다 아픔을 그리는 데 비중을 많이 두는 배우"라며 "영화를 만들어서 관객에게 소개하고, 보여드리는 것보다 그 시대를 살았던 분들을 헤아려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봉오동 전투'를 찍을 때도 '그 시대를 버티고, 자기를 희생하셨던 분들을 기려야 한다'는 말에 위령제를 지냈다고.
"만약 청산리 전투가 영화화된다면 '봉오동 전투'와는 또 다른 측면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한 원신연 감독은 "어떤 한 배우가 제게 '감독님, 왜 이런 영화가 계속 만들어지는 걸까요?' 라고 물어보더라. 반성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런 맥락에 비추어 봤을 때, 물론 청산리 전투의 영화화를 열망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좀 달라졌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과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을 몰고 청산리로 가 강인한 기개를 펼치는 최민식표 홍범도를 볼 수 있을까.(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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