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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 그 후…일본 영화계 금기, 두 번 깨다
아베 정권 비리 고발한 금기 작품
논란 이겨내고 여우주연상 재평가
후지이 감독 “심은경 연기는 최고”
배우 심은경이 일본 아베 정권을 비판하는 영화 ‘신문기자’로 한국배우 최초로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면서 시선을 모은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일본 정부가 9일부터 한국 입국자에 대해 검역소 지정 장소에서 2주간 대기하도록 요청하고 입국 사증(비자) 효력을 정지하기로 하면서 이번 조치의 배경에 의구심이 쏠리는 상황에 한국배우가 일본영화의 중심에서 울려온 낭보가 의미를 더한다.
심은경은 6일 제43회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발휘한 역량을 다시 평가받고 있다. 5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머니게임’ 촬영을 일찌감치 마치고 일본에 머물고 있던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호명되자 눈물을 흘리면서 “더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인사했다.
‘신문기자’는 정권 실세가 연루된 비리를 추적하고 가짜뉴스와 ‘댓글 공작’을 고발하는 신문기자의 이야기다. 아베 총리가 2017년 연루된 사학 스캔들이 모티프다. 지난해 6월 일본 개봉 당시 현지 문화예술계의 ‘반(反) 아베’ 기류와 맞물려 흥행에도 성공했다. 계속되는 관심을 반영하듯 이번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마츠자카 토리의 남우주연상까지 차지했다. 영화매체 버라이어티는 “정치적 논쟁을 극화하는 것에 대한 일본영화계의 금기를 깨뜨린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심은경의 수상 소식은 일본 정부의 갑작스런 한국 입국자 제한 조치 직후 나와 시선을 모은다. 일본 정부가 5일 관련 조치를 발표하자 한국 정부가 이에 맞서면서 양국이 새로운 갈등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심은경은 ‘신문기자’가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공개될 때에도 한일 갈등 국면과 맞물려 주목받았다. 당시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와 관련해 대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은 일본 측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인 ‘NO 재팬’ 캠페인이 한창 벌어지고 있던 시기였다. 이에 더해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 연예인 가운데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은 작품에 과감하게 나서는 배우가 드문 상황에서 그의 활약이 한국 관객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심은경은 강한 의지로 일본 활동을 꿈꿔왔다. 중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다닌 그는 평소 일본문화에 호기심을 갖고 몇 달 동안 현지에 혼자 머물며 일본어를 익혔다. 2017년 현지 매니지먼트사 유마니테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을 시작했다. ‘신문기자’ 외에 주연작 ‘블루아워’로 이달 20일 개막하는 제34회 다카사키영화제 여우주연상 주인공으로도 지명됐다.
일본영화계의 기대도 얻고 있다. ‘신문기자’의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한국과 달리 한 달간 빠르게 영화를 찍는 환경에 심은경이 완벽히 적응해 높은 언어장벽까지 넘었다”며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아이디어를 내고 연기로 보여준다. 일본에서 그런 배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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