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의 방명록
2013년7월19일 01시45분 조회:2871 추천:0 작성자: 하연맘
인터넷 시대에
반드시 따라 다니는
새로운 문화 바로 닉네임입니다.
이제는 이름 만큼
중요한 식별도구로 쓰입니다.
누군가 호칭을 할때도
닉네임을 부르는 일이
더 많아 진것 같습니다..
내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와
동호회도 마찬가지였지요.
얼마 전,
내가 자주 가는 동호회의
회원 한 분이 모친상을 당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엔
자주 안 나가지만
조문이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면식 있는 회원에게 연락하고
장례식장 앞에서 회원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영안실을 찾다가
상당히 난처한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산꼭대기님 원래 이름이 뭐야?˝
˝........?˝
그렇습니다.
달랑 닉네임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영안실은 실명으로 표시 되어 있어
초상집을 찾지 못하는 일이 생긴것이었습니다
전화를 해서야 이름을 알게 되었고
빈소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난것이 아니었습니다.
부조금은 따로 걷어서
봉투에 담았는데...
안내를 맡은 청년이
방명록에 이름을 적어 달라고
부탁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너댓명이 와서 머뭇거리다
그냥 가면 더 이상하게
생각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펜을 들어
이름을 적으려다 보니
평범하게 이순신 홍길동 변학도
등으로 쓰면, 상주인 회윈이
나중에 어떻게 알겠습니까?
늘부르던 호칭으로 적어야
누가 다녀갔는지 알겠지요...
그래서,
자신있게 닉네임으로 썼습니다.
˝감자양˝ 뒤에있는 회원도
내 의도를 파악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의 닉네임을 썼습니다.
˝아무개˝ 이 회원의 닉네임은
아무개입니다.
데스크에서 안내를 하던
젊은 청년이 난감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다른회원도
닉네임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회원의 닉네임은
거북이 왕자였습니다.
안내를 하던 청년은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는
민망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방명록에 이름을 적는
우리도 민망하기는 마찬가였습니다.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아직 이름을 적지 못한,
뒤에 있는 회원분을 다그쳐,
빨리 쓰라했더니 이 회원은
계속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이 회원의 닉네임은
˝에헤라디야˝ 였습니다.
빨리 쓰라고 다그쳤지만
차마 펜을 들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아! 빨리 쓰고 갑시다.
쪽 팔려 죽겠어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에헤라디야˝
라고 쓰겠습니까?
그래도 얼른 가자니까!
결국 ˝에헤라디˝야 회원님은
다른 회원들보다 작은 글씨로
조그맣게 ˝에헤라디야˝ 라고 썼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마지막 남은 회원이
자리를 박차고 영안실을
뛰쳐 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얼른 자리를
벗어 나야겠다는 생각에
모두 큰 소리로
˝저승사자님˝어디가세요 하고
그를 불렀습니다.
˝...............˝
아~흐...이런 실수를~ ~ ~
주변이 썰렁해졌습니다.
결국 우리는 고개를 숙이며
장례식장을 빠져 나와야 했습니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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