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낮에 조용한 우리집에 초인종이 울렸다..
택배다..
플레이스테이션 주문한게 벌써왔다...
에이,,애기 재울려고 내 배위에 올려놓고 막 재우는 순간인데..
얼라를 안고 나가서 문을 열고
택배 직원을 만났다..
안에 들여만 주세요...
고맙습니다..
애기는 자꾸 운다..
난 낑낑거리면서 애를 안고 있다..
그 택배 직원은 키가 컸다..
20대 초반같은...젊은이였다..
싸인할까여?? 하고 내가 물었다..
아,,,아닙니다...
젊은이는 부랴부랴 엘리베이터를 향해 돌아서더니 이내 타버렸다.
꼭 이럴때 누가오지,,하면서 나는 열심히 애기를 재웠다...
애기가 잔다,,
아이구,,이제 좀 살겠네..
어디 어떻게 생겼나 뜯어봐야지..
박스를 풀고..봐도 잘모르니 남편오면 설치하라고해야지..
손에 묻은 검정을 닦으려 화장실에 갔다..
수도꼭지를 돌리면서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았다.
나 심장이 멎는줄 알았다.
쓰러지는줄 알았다.
나는
나는 왜..
면원피스 위에다 브라자를 하고 있는것인가... 마돈나처럼.... ㅠ.ㅠ
얼마나 눈에 띠는 희한한 복장인가... 연두색 면원피스위에 살색 브라자...
아~~~~~~~~~~~~ ㅜ.ㅜ ㅠ.ㅠ
그 택배 아저씨는 나의 이모습을 다 보고 간게 아닌가..
미치겠다..
뭐하는짓인지..
아침에 일어나서 왜 속에 안하고 겉에 찼을까..
그걸 모르고 아침내내 청소하고 애 달래고..
아들놈 유치원갈때 현관서 빠이빠이 하고..
우리 아들은 왜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을까...
주저 앉아서 막 웃었다.. 조금 지나자 눈물이 난다.
창피한건 둘째치고..그 사람은 오늘보면 안보지만..
내가 정신을 어디에 두고 사는건지..
둘째낳고 기억력이 정말 나빠진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내가 엉망이 되어 살고있다는게 그저 서러웠다.
내가 뭘 위해서 사는건지.
집에서 애들 뒤치닥거리다 죽을건지..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가사노동에 육아..
슬프다.
그 아저씨 분명 동료들에게 말했겠지..
나 오늘 이상한 아줌마 봤어,,어쩌구 저쩌구..ㅋㅋㅋ
정신을 가다듬고..
나를 돌아본다..
이 눈물은 왜 나오는건지..
하루종일 생각해봤다... ..
이젠 브라자는 옷 속에 하리라... 죽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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