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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백산》문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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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필끝에 건곤세상 있나니(칼럼, 련재2)
2019년 07월 17일 09시 23분  조회:470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필끝에 건곤세상 있나니(련재2)

김혁

 

셋째도련님의 등장

-제9차 전국작가대표대회 수감록(4)

 

대회에 참석한 대표들 중에 이색적인 이름 하나가 있었다. 이색적이다 못해 듣는 이들로 하여금 당혹감의 눈초리를 쳐들게 할 이름이였다. 

‘당가삼소(唐家三少)’-‘당씨네 셋째도련님’이라는 무협지나 사극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이름이 대표명단에 올라있었다. 관변적이고 정례적인 전국작가대표대회에서 이런 파격적인 이름의 출현은 그야말로 ‘이단아’의 등장이나 다름 아니였다. 

사실 ‘당씨네 셋째도련님’은 인터넷 문학계에서 언녕 그 문명을 알리고 있었다. 이름이 있었을 뿐더러 거의 ‘신화’적 존재로 ‘존앙’받고 있었다. 

‘당가삼소’는 본명이 장위(张威), 1981년 북경에서 태여났다. 현재 현세당문문화투자유한회사(炫世唐门文化投资有限公司)의 리사장 직을 맡고 있다. 

하북대학 정법학원을 졸업한 그였지만 전공을 버리고 문학 쪽에로 매진했다. 명문가의 도련님처럼 하얀 피부에 훤칠한 키꼴의 귀골스러운 30대의 청년은 기성문단이 어딘가 외면하는, 온라인에서 맹활약하는 ‘군주’로 떠올랐다. 

‘당가삼소’는 대표작인 인터넷소설 《콘드라 대륙(斗罗大陆)》의 출판수익 및 각종 판권 계약으로만 약 1,680만딸라를 벌어들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서는 온라인문학이 큰돈이 된다”며 성공한 인터넷 소설가로 당가삼소(唐家三少)의 사례를 전문 소개, 이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 등에 견줄 만한 수준이라고 찬탄했다.

 

12월 3일에 결속된 대표대회에서 ‘당가삼소’의 이름은 또 한번 그의 작품과도 같은 최다 클릭수를 보였다. 이 온라인의 ‘도련님’이 중국작가협회 주석단 위원으로 당선된 것이다. 중국 문단에서 인터넷 작가로는 처음이고 주석단 위원으로서도 가장 어린 나이였기에 그 파장은 컸다. 미모의 녀작가 철응이 두번 련속 작가협회 주석으로 당선된 이슈에 못지 않은 인기였다. 

그 날 저녁, 여러 매체의 취재를 받는 ‘당가삼소’가 뉴스에 나타났다. 

“인터넷문학대오의 성장은 중국문학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라고 말머리를 뗀 ‘당가삼소’는 중국 인터넷문학의 전망에 대해 락관을 표했다. 

“인터넷문학은 대중문학 소비의 다른 한 의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문학의 건실한 성장은 중국문학에 유력하고 방대한 후비력량을 보충해주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몇십년래 우리 나라에는 몇백만에 이르는 인터넷작가들이 나타났는데 이는 세계문단에 놓고 봐도 그 어느 나라도 흉내낼 수 없는 가관적인 수자일 것입니다. 

문학이 발달했다는 나라들로 봐도 겨우 몇백명, 몇천명에 이를 뿐 이처럼 방대한 작가군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대표대회에 참석했던 북경대학의 진효명(陈晓明)교수도 동감을 표했다. 진교수는 이 몇백만명의 인터넷작가들 중에 “백분의 일, 천분의 일만 정품을 내놓아도 놀라운 수자이며 중국문학은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당가삼소’는 “인터넷문학군체는 마치 하나의 탑을 방불케 합니다. 탑의 기초가 깊을수록 탑은 더 높게 솟을 겁니다.”며 인터넷문학이 평지로부터 고봉에로 치달아오르기를 희망했다.

 

인터넷문학에서의 활약은 이 ‘셋째도련님’ 뿐만이 아니다.

일전 중국 인기 온라인 소설작가들의 2015년 판권가격이 공개됐다.

‘당가삼소’의 2015년 판권수입은 1억 1,000만원으로 1위, 랭킹 2위인 천잠감자(天蚕土豆)는 4,600만원, 3위 양진동은 3,800만원을 각각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10위 작가들은 모두 천만원이 넘는 판권수입을 올려 사회의 부호대렬에 합류했다. 불과 3년 전인 2012년에 비해 이 인기작가들의 판권가격은 무려 17배 수준으로 폭등했다. 놀라운 것은 이들 대부분이 1980년 이후 태여난 20, 30 대 젊은 작가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감각적인 필력으로 인터넷시대, 모바일시대 독자들의 감성을 파고 들며 일약 명문을 알렸거니와 부호의 대렬에 합류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소설작가의 수는 현재 200만명이며 그들에 의해 매년 7만부의 작품이 새로 탄생하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작가들이 창작한 인터넷소설은 또 영화, 게임, TV드라마 등으로 만들어지며 수천만원의 수익을 내는 다양한 문학, 인문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모바일 독서앱을 통해 전자책을 내려받아 읽는 독자층은 무려 7억에 육박한다고 한다. 거대한 전자책 독자층들은 중국 전자책 시장을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에 올려놨다. 

한편으로는 온라인 작가들을 신흥의 백만장자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그들의 작품이 영화나 TV드라마, 게임으로 만들어져 국내 혹은 해외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할 경우 작가들은 말 그대로 ‘돈벼락’을 맞는 것이다. 글솜씨 하나로 1년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벌어들이는 온라인 소설가들이 부지기수이다.

이 몇년 간 서점가를 강타하고 브라운관을 달군 베스트셀러, 인기 드라마인 《무덤도굴기(盗墓笔记)》, 《서장의 비밀코드(藏地密码)》, 《두라라 승진기(杜拉拉升职记)》, 《견환전(甄嬛传)》, 《보보경심(步步惊心)》, 《랑아방(琅琊榜)》, 《화천골(花千骨)》, 《청운지(青云志)》 등이 모두 이들 인터넷작가들의 손을 거쳐 나온 작품들이다. 

중국의 오락게임 사이트인 성대(盛大)가 운영하는 기점중문(起点中文)넷에는 하루 1,100명의 작가가 글을 쓴다. 그처럼 인터넷 주가를 올리고 있는 문학사이트들인 진강晋江넷과 홍수첨향(红袖添香)넷에는 매일 3,400만자의 새로운 글이 쏟아져 나오고 독자들의 하루 클릭수도 4억회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성대문학 사이트는 고정 고객만 3,500만명을 보유하고 있고 이중 400만명은 유료 고객이다. 중국 작가들에게 요즘 인터넷 창작공간은 돈이 쏟아지는 화수분이다. 중국문단에는 더 이상 ‘글쟁이는 청빈하게 산다’는 말이 통용되지 않는다. 

알리바바의 회장 마운도 문학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영화, 드라마 회사와 계약을 하며 투자를 하던 데 이어 인터넷문학의 플래트홈까지 그 투자를 확장하고 있다. 중국을 움직이는 거대 기업가도 이미 인터넷 사이트와 손을 잡은 것이다. 

 

인터넷이 새로운 창작공간으로 정착한 것은 중국문단으로 말하면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일찍 1998년 이후 인터넷소설이 등장했고 그 후 우후죽순으로 성장해나가기 시작해 현재까지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소설은 재빨리 동영상, 애니메이션, 게임 등과 같은 문화산업의 령역과 융합했고 따라서 인터넷 문학산업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각 지역마다 인터넷소설협회가 생겨나고 있으며 정부의 관심 또한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번 제9차 전국작가대표대회에 발탁된 900여명의 대표들 중 인터넷작가는 30명을 넘겼다. 그 전기인 제8차 전국작가대표대회에서 인터넷작가 수는 고작 ‘당가삼소’ 한사람 뿐이였다. 이는 인터넷문학의 지명도와 중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 만한 무대가 없다 싶을 정도로 해마다 발전하며 한층 성숙해지는 모습을 실감할 수 있는 인터넷문학이다. 작품이 경박해지고 정통문학에서 멀어진다는 걱정과 별개로 인터넷세대들의 문학코드는 명징하다.

그 소재로 력사, 무협, 공포, 미스터리물들이 주로이지만 직장인들의 애환과 성공, 사회의 음양을 그려낸 력작도 적지 않다. 이들의 인터넷 문학작품들에서 달콤한 로맨스나 칼과 검이 수풀처럼 일어서는 무협지 등이 단골소재만이 아니라 지금 사회의 일단면도 신랄하게 엿볼 수 있다. 

‘셋째도련님’도 인터뷰에서 자신은 작품 속에 시종 “계시적인 인문관심을 관통하려 했다”고 그 창작의 자세를 표명하였다. 

지난해 중국 내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의 하나인 ‘모순矛盾’문학상에 처음으로 인터넷소설 《무덤도굴기》가 거론되였고 ‘당가삼소’가 중국작가협회 위원으로 선거되는 등 이젠 엄숙하게 문학의 형성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작가협회에서도 인터넷소설을 지체높은 문학의 ‘상아탑’에 들이고저 하는 분위기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들도 최근 인터넷 발전과 함께 급속도로 류행하고 있는 중국의 인터넷문학이 정통문학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오래전부터 인터넷문학에 대한 긍정과 수긍의 자세를 보였다.

원로작가 왕몽(王蒙)과 작가협회 주석 철응은 몇해 전에 이미 북경국제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철응은 “최근 발달한 인터넷문학은 정통문학과 공존하고 있지만 치명적인 타격이나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닉명성을 특징으로 한 인터넷문학이 중국인의 삶을 풍부하게 하고 문학의 다양성을 제고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역할이 있음을 인정했다. 

왕몽 역시 “한번도 인터넷이 진지한 정통문학을 창작하는 작가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말해본 적이 없다”면서 “인터넷문학과 정통문학은 서로를 자극해 상생하는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정통문학과 인터넷문학의 일부 작품들은 수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이는 문학계가 지불해야 할 대가”라며 원로로서의 걱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문단이 인터넷 공간을 자신들의 시스템 안에 적극 끌어들이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문학지들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던 시절과 달리 문학의 만남이 기존 무대의 기능에 그치지 않고 다른 무대를 마련해주고 있는데 그에 따른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문학이 인터넷으로 옮겨왔을 때 새로운 내용과 형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디어의 변화가 작가들의 창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우리는 따져봐야 한다.

그렇다면 인터넷과 문학의 접속은 어떠한 사회적 맥락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일가? 이것이 우리 조선족문학에 미치는 영향은 또 무엇일가?

조선족의 온라인 활용 상황을 살펴보면 사용자의 태반이 해외의 사이트를 리용하는 외 조선족이 직접 일군 사이트도 적지 않다. 일반 대중들은 이러한 사이트들을 리용해 메일로 친지, 친우들과 편지를 주고받는 것이 통상적인 활용법이다. 그중 ‘모이자’, ‘조글로’, ‘조선족문화통신’ 등 용량이 큰 사이트가 근년래 활약 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이트들은 저 마다 문학코너를 공간을 크게 할애해 마련하고 있다.  거기에 작가 개인이 스스로 개설한 블로그와 문학까페를 더해보면 제법 작지 않은 ‘인터넷문학공간’이 마련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이트들에서는 기성작가의 문학작품이나 명사들의 칼럼을 싣고 또한 네티즌 독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한달에 20-30여편, 기성작가 뿐만 아니라 신진, 문학지망생들의 작품도 올라오고 있는데 누리군들의 호응이 높다.

 

인터넷문학이 본격화된 것은 잡지사, 출판사들의 운영 전략과 작가들의 욕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문학을 지향하는 신진들은 문학지 등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기존 문학무대에 재빨리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 공간은 이런 측면에서 데뷔의 벽을 낮췄다. 그만큼 이야기도 다양하고 쟝르도 다양하다. 우리가 듣지 못한 낯선 작가도, 낯선 작품도 많다. 기성 작가와 아마츄어 작가가 온라인 우에서 격세지감을 떨치고 동등하게 활동을 펼친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의 문학지들은 변혁기의 소용돌이 속에 부대끼는 와중에 작자와 독자의 급감으로 기존방식으로는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문학지 이외에는 소설을 발표할 지면을 얻기가 어려웠던 신진작가들의 욕구가 겹치면서 인터넷문학이 문학인구가 적은 우리 문단에도 조용히 수용되였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 종이책의 비싼 출간비용 때문에 출간을 엄두 못 내고 주저하던 작품을 온라인에서 전자책으로 출간하면서 그 출간의 소망을 이룰 수도 있다. 종이책의 경우 편집자와 잡지사 출판사의 엄격한 기준의 자대를 거쳐 출간된다. 그러다 보니 투고되는 원고의 많은 부분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고 만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그 출판이 오프라인에 비해 손쉬워진 것이다. 

인터넷과 책이 련결될 것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결과를 놓고 보면 오히려 인터넷을 통해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재빨리 현시되고 다시 출판계와 책으로 이어지게 된다. 다르다면 해외나 중국 문단의 경우 인터넷으로 인기를 얻은 작품들이 책으로 만들어지는 데 반해 우리 문단은 책으로 출간된 다음 다시 인터넷에 작품이 뜨는 ‘역행’적인 경우가 보통이다. 

 

필자의 경우, 수상의 혜택으로 겨우 몇백부 인쇄되여 서점가에도 오르지 못했던 첫 장편소설 《마마꽃, 응달에 피다》가 인터넷과 위챗을 통해 다시 절찬을 받으며 련재되여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인터넷문학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작품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인터넷독서를 체험한 독자들이 그 작품이 종이책으로 출간된 후 확장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서 먼저 선보여 독자가 재빨리 접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때문에 해외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태여나고 기존의 출판 관문을 이미 넘은 기성작가들도 인터넷이라는 관문을 다시 넘어야 할 수 밖에 없다. 

우리의 경우는 이와 많이 다르다. 인터넷에 나간 작품이면 종이지면을 절대 탈 수 없다고 어떤 편자들은 우직한 자대를 들이댄다. 

필자 역시 개인 블로그에 먼저 게재됐다는 리유로 어떤 편집들로부터 야박한 거절을 당한 적 있다. 하지만 그 거절당한 작품이 다른 잡지의 톱에 버젓이 실렸던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편집자들과 수많은 누리군들이 소통에 동참하면서 작가를 격려하고 집필과 발표, 출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학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종이매체를 통해서는 쉽지 않았던 독자들과의 쌍방향 소통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종이책과는 달리 댓글을 통해 누리군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접하게 되는 인터넷 공간이 작가들의 작업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누리군들의 대부분 댓글은 작가들을 격려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댓글을 달지 않는 현상을 가리켜 ‘무플’이라고 한다. 인터넷 공간에 떠오른 우리 작가들의 많은 글은 ‘무플’로 괴잠잠하다. 그만큼 문학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시큰둥하다는 현상으로 읽을 수 있겠다. 문제는 그보다 악플 수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우리 문단에 악플러도 분명 있다. 성숙하지 못한 누리군들이 닉명이라는 인터넷의 특성을 악용해 작품에 대해 딴죽을 걸거나 악플을 다는 경우도 많다.

때로 사이트 편집자들이 특정 작가에게 몰부어지는 밤새 떠오른 악플 지우기에 힘들다는 고소도 있다. 그 때문에 자신의 코너를 페쇄한 작가도 한둘이 아니다. 댓글이 도를 지나쳐 악플러의 아이피를 추적하여 잡은 경우도 있다. 

그 와중에 이미 충분한 대중적 인지도와 숙련된 기량을 갖추고 있는 중견작가들이 인터넷시대 문학의 변화와 새로운 가능성을 감지하고 인터넷작품을 긍정하는 립장이라면 젊은 작가들의 경우 작품을 발표할 지면이 늘어났다는 점을 인터넷문학의 장점으로 꼽는다.

예전에는 문학지 겨우 몇개로 지면이 한정돼 있는데다가 문단의 인지도가 있어야만 작품발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 공간은 젊은 작가들에게도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아주 고무적이다.

문학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져 독자인구가 가련할 정도로 적고 절대부분의 작가들이 문학을 생계를 유지하는 방편으로 삼을 수 없는 우리 문단의 상황에서 사이트의 문학공간은 지속적으로 작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지레대’ 구실을 은연중에 하고 있다. 

인터넷문학을 비롯한 쟝르문학 작품들은 우리가 갖고 있던 작품에 대한 정의와 가치기준으로 보면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기존의 문학이나 소설에 대한 정의, 역할 등 면에서 현격한 관점의 차이를 보이면서 기존의 양식과 구분되고 있다.

요즘의 인터넷문학을 보면 인터넷작가들만의 환상작인 소재, 파격적인 구성방식, 그들만이 오가는 은어, 전용어 즉 축약되거나 변용된 부호의 인용, 마치 삽화처럼 사용되고 있는 이모티콘 등으로 그들만의 창작방식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인터넷 문학작품들에서는 그러한 요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에 오른다고 해서 그것이 인터넷문학인 것은 아니다.

그런 만큼 인터넷문학 또한 인터넷이라는 미디어의 장점을 최대한 리용할 수 있는 형태의 문학을 탐구하는 작가들이 더욱더 많아져야 한다. 

우리 문단에서 20대, 30대는 물론 50대까지는 인터넷 활용이 그나마 능란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들은 조선족 유명 사이트들에서 개설해준 자체 코너를 가지고 있는가 하면 스스로 개설한 개인 블로그를 가지고 있고 까페도 운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인터넷문학 세대는 60대부터 편을 가른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70대의 작가들 중에도 컴퓨터를 두드려 창작하고 메일을 사용하여 작품을 투고하는 이들도 있지만 인터넷문학 공간을 폭넓게 활용하는 작가는 한손에 꼽을 정도로 극히 적다. 우리 문단의 문학세대의 구분에 대해 고민하는 평론가들을 보았는데 이 또한 하나의 구분점이 아닐가 생각해본다.      

기존의 문인들은 이를 문학의 정통을 헤집는 불편한 도구 쯤으로 보고 있는 시각도 있다. 아직도 이메일조차 사용할 줄 모르는 작가도 분명 있다. 손글씨라도 자신의 글이 나간다며 인터넷을 ‘시들방귀’로 폄하하는 작가들도 있다.

인터넷세대들이 그들의 문법으로 쓰고 읽고 류통하는 방식에 기성세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제 우리의 기성작가들은 적극 이 마당으로 뛰여들어야 한다. 문단의 기존 성과나 명망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요즘 독자들과 새로운 사유, 새로운 기기와 소통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문학에는 신진들의 가벼운 글 뿐만 아니라 순수 작가들의 힘있고 진중한 언어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후하게 이어져 내려온 만년필과 원고지 뿐만 아니라 인터넷 또한 문학의 또 다른 도구일진대…

그 와중에 초기의 우려와는 달리 지금의 인식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잡지라는 전통적인 산물을 배제하고 우리 문학에 부수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확산시키고 발전시킨다는 긍정적인 인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터넷문학은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생산한다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긍정적 측면으로 읽힌다. 더우기 우리 문학처럼 위축된 지금의 상황에서 말이다. 전통문학과 인터넷문학의 결합은 축하할 일이지 결코 배척과 매도할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인터넷문학이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 비평가는 ‘인터넷문학은 량날의 검’이라고 했다. 부면적인 영향도 작지 않게 표출되고 있다. 

몇몇 방송 사이트들에서는 인터넷매체의 장점을 살려 유명 작가들의 시작품들을 육성으로 랑독한 오디오 파일도 올리고 있다. 인터넷이나 핸드폰으로 우리 작가들의 작품이 전파되는 모습을 자못 ‘므흣(기쁘거나 만족된 감정상태를 표현하는 말을 뜻하는 인터넷의 신조어)’하게 바라본 적 있다.

하지만 유감스러운 것은 우리의 유명 문학지들이 자체의 사이트조차 없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문단의 거의 모든 문학지들이 사이트를 용유하고 있는데 비하면 락오된 인식의 차이로 볼 수 밖에 없다. 독자와 작가, 작가와 잡지사들 지간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쌍방향 소통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전문 사이트의 개설은 필요할 뿐더러 중요한 플래트홈 작용을 할 것이온데… 

기존 문학지와 인터넷 사이의 ‘역할분담’은 앞으로 그냥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존속을 위해 몸부림치는 우리 문단과 출판계에 있어서 이러한 새로운 시도, 소통과 소비가 획일화로 결과되던 우리 문학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과히 나쁜 발상은 아닐 것이다. 사회적 영향이나 위세가 점점 약화되고 있는 우리 문학의 처지에서 인터넷의 원활하고 우수한 가능성에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터넷에 떠오르는 작가들의 창작자세가 많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작가들의 편의에 따라 량산되는 작품들 중에 진중한 이야기보다는 가벼운 이야기로, 다듬어진 문체보다는 쉬이 필을 댄 조잡한 글들이 란무하는 경향이 있다. 

지면이 많고 쉽게 지면을 가질 수 있다보니 작품을 람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하는 작품들이 과거의 기존의 투고와 발표의 형식으로 굳혀져온 관례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지켜봐야 할 일이다. 

몇해전에 우리 문단에서 참으로 반갑게 전문 인터넷문학상이 공모되였는데 심사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응모에 오른 작품들을 읽으면서 생각되는 바가 많았다. 인터넷문학이라는 쟝르문학의 요소에 거의 근접하지도 못한 작품들이 대부분이였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우리의 인터넷작가들의 문학 전반에 대한 리해와 예술적 안목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정평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참여의식과 열기는 보였지만 우리의 인터넷문학이 문단에서 하나의 새로운 력량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은 아직 성급한 판단이라고 본다. 해외에서도 학자들이 인터넷소설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는 “기존의 소설양식이 가지고 있는 구성의 치밀성과 예술성이 떨어지고 언어에 대한 투철한 자각이 결여되여있어 민족어의 상실과 그로 인한 민족의 정체성이 위협받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의 인터넷문학에도 적용되는 말이라 생각된다.

 

이렇게 여러모로 아직도 독자와 편자, 평단 사이의 성숙의 궤도에 오르지 못한 우리 인터넷문학의 병페를 살펴보면서 인터넷문학이 먼 도정 우에 있는 우리 문학의 또 하나의 플래트홈으로 자리잡기를 소망해보는 것은 필자 한사람만의 넓은 오지랖이 아닐 것이다. 다만 인터넷이 문학에 끼친 각종 영향을 평가하고 향후 문학과 인터넷이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하는데 우리 문단에서 이러한 테마의 평론이 전무한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문단에서 인터넷문학이 언제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안타깝지만 당장은 어려워보인다. 

새로운 지면이 사라지고 태여나는 현상에 대해 우리 작가들은 어떤 립장을 취해야 할가? 

우리 문단에서 이러한 당혹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다음호에 이음)

출처:<장백산>2017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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