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카테고리 : 작가론
물(외 1수)
루루천년 우리와 함께
살아온것이더냐
천천만년 우리가 함께
살아온것이더냐
조개떡이 아닌
근본이 다르건만
눈을 감아버린
낮잠은 깊다
제일 가까운 존재임에도
제일 멀리서 불보듯 하는
우리의 편한 일상들에서
우리의 쳐들린 겸손을 줏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직전까지
지긋이 감내하는 우리의 견인성
눈앞만 밝으면 만족하는
우리의 욕심을 되돌아보면
나무의 아우성이 들려온다
맑음이 옛말처럼 까마득하다
속성을 구타하는 얄팍한 속셈에
비애의 래일이 울부짖는다
물이 순진한 물이라는
그 이름 되찾을 그날은 언젠고?!
사막을 벗어나는 어려운 역행
오늘의 물처럼 검푸를뿐이다.
아, 아 임의로 원색이 무시된다면
자신의 생명을 부정하는것이 아니랴
또다시 허리를 굽히기에 앞서
물은 물처럼 깨끗해야 한다.
사실 우리에겐
눈에 보이지 않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어깨를 누르는 짐이 있다
힘에 부치는 짐이지만
누구에게도 넘겨줄수 없는
오직 자신이 짊어져야 할 짐
자신의 일상에 숨어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나름대로 느끼는 무게를 가지고있다
오직 자신의 짐만이 아닌
떠메야 할 아름다운 의무가 있다.
아침은 무거운 밤을 짊어지고 넘어온것이다
바람은 막아선 산을 넘어야 바람구실하는것이다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는 몸을 추슬려야 했고
물은 내처 흘러야 하는 사명에 충성해야 했다
어둠이 밝음에 눌리우는 상리도
어둠을 밝히는 밝음의 시종에서 비롯되는것
존재와 존재의 보이잖는 사이에는
서로의 승부가 어깨를 겨루는것이다
짐을 부리우면 홀가분하지만
부리우면 되려 허전한것 아니랴
거침이 없다면 바람은 바람의 가치를 상실하듯
존재는 누르는 무게를 떠받는데서 비롯되는것이다
소금은 물에 녹아도 무게를 가진다
하기에 물은 순물이 아닌 소금물이다
인생도 물에 소금타는 일이 아닐가?
소금을 타서 슴슴하지 않는 생이 되는것이 아닐가?
물은 수증기로 되여 모두가 증발하여도
밑바닥에는 소금가루가 하얗게 남듯
무게는 스스로 가라앉고
거품은 스스로 사라지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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