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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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초 (외 6수)
2023년 08월 11일 17시 08분  조회:213  추천:0  작성자: 최화길

원망이라도 했으면

잠시 속이라도 편할텐데

숙명인 듯 묵묵히

한오리 푸름 가꾸는 생에

머리 깊이 숙인다.

바라는 것 없는 생령

따로 있으랴만

그런 욕심 버린 듯한

소박한 삶에서

못난 자신 환히 보인다.

네 이름으로 피운 꽃

무명꽃이지만

향기는 어느 꽃에 비해

손색이 없어라, 오히려

으시대는 나팔꽃보다

은은하고 구수하고 감미로와

사랑이 물결처럼 찰랑인다.

 

 

남자라는 리유로

 

잎이나 꽃이 아니다

땅속에 깊이 묻힌 뿌리다

잎이나 꽃을 피우기 위해

근간을 키우는 뿌리다

 

화사한 해살 볼 수 없고

비바람 체감할 수 없어도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면

묵묵히 할 일에 충성한다

 

재생하는 노란 싹에

소원 비끼고

푸르러지는 파란 잎에

힘을 싣는다

 

내가 몸을 흔들거나

뿌리치는 경우가 있다면

무너지는 너희들의 꿈을 아껴

달갑게 땅속에서 살고 있단다.

 

 

사랑이 나에게 등을 돌리면

 

아무리 끓어번지고 사품쳐도

조용히 불을 꺼야 합니다

나의 열정이 그대의 열정으로

번지지 못한다면 죽이는거지요

내 욕심이 상처가 된다면

아픔을 선택하는 것이 명지합니다

그대의 아픔까지 나에게 오기 전

내가 나를 천대하는 거지요

몸이 비틀리는 거대한 고통이지만

종양 베여내는 과정입니다

그대의 행복 기도하여 손을 비비면

오히려 내 상처가 치유되지요

불행이 행운되는 경우를

사랑에 따돌리며 알았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욕심이 아니라

그 욕심을 억제하는 아픔이라는 것을

그대가 등 돌린 그 뒤에서

눈물을 닦으며 깨쳤습니다, 그리고

하늘은 왜 마냥 푸른지를 알았습니다.

 

 

나의 축복

 

이 땅에 소복히 내리는

희디흰 저 눈송이에는

내 마음 불태운 하얀

재가 차분히 담겨있다

더는 한발작도 내디딜 수 없는

금기의 기로를 마주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찬물 끼얹는다

뜨거운 불길 꺼야 하는 진통이다

구실이나 궤변으로 이어가는

불장난은 상처에 소금치는 일이다

실실이 드리운 봄비가 되여

마르는 가지를 어루만지며

자신의 형체마저 잘게 부수어

촉촉히 그대 가슴에 스미련다

다가서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며

두 손 마주 비비련다

해살 고운 날처럼

바람 자는 그런 날처럼 묵언하리라!

 

 

눈물은 반짝인다

 

짤랑-

깨여진 거울은 쪼각마다

빛이다

한이 된 화살이다

어둠에서 다시 태여난

고백이다.

한사코 이어오던

희망의 방선 무너지는

차디찬 비명

내 가슴의 때를

씻어 헹구고

비틀어 물기를 짠다

방울방울

마지막 한 방울

그 방울방울들에서

빛이 보인다

별처럼 아아한 빛이 보인다

영원히 내 마음에서

반짝일 별이 보인다.

 

 

누군가를 기다리다

돌이 된다면

 

누군가를 기다리다

돌이 된다면

그는 이미 돌이 아니다

령혼을 불어넣은

넋이다

다시 살아난 정이고

맥박이고 생명이다

숨쉬는 생령들의

거울이다

내 삶의 연장이고

총화이고 빛이다

다 타고 남은 재가 아니라

지금 바야흐로 타번지는

불길이다.

결코 어둠 속에 묻힌

빛이 아니라

어둠을 사르는

작아도 속이 꽉 찬

높이높이 떠있는 별이다.

 

 

금 연

 

담배가 내 생명 십년

내 수입 백분지십이나

앗아간다니?!

괘씸한 놈!

그런 놈 친해놓고

낮잠에 빠져있는 나도

미련둥이지!

연변일보 2023-07-21 09:34:50

금연, 노력해야지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내가 불쌍하다

어쩜 평생 가까웠던 지기를

칼로 두부 베 듯 벨 수 있을가?

난 안돼! 난 못해!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좋아해서야!

수십가지 궤변으로

금연은 나에게

흥타령이 되고 있다

오, 오 요놈의

찰거마리같은 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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