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담은 옥거울
청운의 푸른 뜻 곱게 비끼고
하얀 넋 얼싸안고
칠백리 두만강 내처 흐른다
뜨거운 피가 되여
몸 곳곳에서 용용히 굽이친다
진달래
숨통 꽉 조여온
무정한 랭혹 녹이는
봄을 팔팔 끓이려고
몸에 불 단 천사
다 태우고
불길 꺼져도
숲과 함께
파랗게 웃었다
말쑥하게 피는
소박한 꽃
뿌리의 숭엄함
손에 닿는다
돌 우에서
생명꽃 피운 전설
결코
보기 좋고 듣기 좋은
이름만은 아니다
새벽길에 남긴
또렷한 혈흔
아리랑 자욱자욱
아침노을 한 자락
입맛
단물 자르르
흘러서가 아니다
담백해도 속을 푸는
된장찌개 김치나 장아찌
그리고 무침이나 부침…
떠나서는 살 수 없을 만큼
몸에 푹 배서 나의 피엔
된장 향기 흐르고
김치냄새 푸근하다
어딜 가나 잊을세라
고추장 챙기고
오이나 풋고추에
된장이 따라 간다
진수성찬도 이틀이면
속에서 터지는 아우성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방치같은 항의-
그 때마다 앞장서는
사근사근한 김치 위를 달래고
된장찌개 치솟는 불길 끈다
비로소 심신은 평화 깃든다.
앞내
아이구나, 생각해 보니께
이미 썩 물러간 이야기네유
그때서껀 내가 살던 시골에는
그리 크지 않은 앞내가 있었는디
한여름날 출출하면 낚시 갖고
버들방천 찾아 한동안 쭈그리면
쫑개, 버들치, 모래무치 붕어랑
한 사발은 히죽 웃고 건졌당께
땅가마에 불을 지펴서
고추장 진하게 풀고
매운탕 벌렁벌렁 끓이면
똥돌이랑 인주랑 성범이랑
마주앉아 앗뜨거 련발하며
함박꽃 활짝 피우던
어제 보습 눈 앞에 선한디
벌써 까맣게 멀어진 옛말이구려
세월 참, 야속타! 짜개바지 친구들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몰라유
그리구 앞내는 어느 세월인가
모래를 파서 실어내더니 우매
지금은 웅뎅이만 움푹 패이고
물은 어디 갔는지 꼬리도 안보여
그니께 고기는 씨가 영 말랐지므
장에는 풀떡풀떡 뛰는 잉어 그득해도
끓이면 영 맛이 아니랑께
고기들두 사료만 빵빵 먹어서인지
배는 남산만치 커도 속은 헐렁해서
고기맛이 퍼석퍼석 쫄깃하지 않다니께
애들허구 말하면 눈을 펀히 뜨고
거짓말 한다고들 믿지 않지만
내가 살던 고향의 앞내에서
그때는 진짜 쫑개랑 버들치 모래무치
붕어랑 많아서 낚시 넣고 한시간 쯤
앉으면 한사발은 히죽 웃고 건졌는디
옛말이라네, 그래서 바리바리 아니라면
이젠 치매온 게 아닌가 의심을 받네
암, 그렇기두 하지 나가 봐도
내도 없어졌는디 거기서 고기를 건졌다고
또박또박 우겨대니껴 지금 젊은이들
믿기나 하갔슈 내 오망이라면 오망이지
그니께 이렇게 글로 뭉그려
잊을 수 없는 기억 오래오래 남길 뿐이쥬.
세상 완판 다르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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