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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만에 극적 만남
2013년 11월 05일 07시 12분
조회:2893
추천:4
작성자: 장동만
세 번 돌아봐도 그 자리에…
그러니까 반 세기 (50년) 하고도 플러스 15년,
장장 65 년만에 dramatic한 해후(邂逅)였다.
2 년 여 전 난데없이, 졸업 후 얼굴을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초등 (마포 국민) 학교 어떤 친구 생각이 떠올랐다.
“아직 살아 있을까? 아니면, 먼저 갔을까?”
안부가 몹씨나 궁금했다. 사방으로 수소문을 해도 행방을 알 수가 없었다.
인터넷 여기 저기 ‘사람 찾음’에 올렸다. 특히 그의 중고교 (경기)
웹 사이트에 간절히 ‘연락 바람’ 글을 남겼다. 하나, 감감 무소식이었다.
그런데 2년 여가 지난 얼마 전, 내 이름을 일본어로 찾는 전화가 걸려왔다.
“아니, 지금 내 이름을 일본어로 부르다니…” 적잖이 놀랐다.
천만 뜻밖에도 내가 그렇게 찾던 바로 그 친구가 아닌가.
(그의 뇌리에 내 일본 이름이 각인되어 있었던 듯)
LA에 산다고 했다. 장시간 통화 끝마무리에
“죽기 전에 얼굴이나 한 번 보자!”
서로 다짐을 했다.
어제 그 친구를 맨해튼서 만났다.
집을 나서면서 집 사람이 말하는 것이었다.
“어느 소설 (W. Somerset Maugham 의 ‘Appointment’) 얘기 같이
서로 상대방을 알 아 볼 수 있는 어떤 징표 (徵表) 약속을 했느냐?” 고.
감격의 포옹, 시간 가는 줄 모르고 65 년 여의 회포 풀이,
그야말로 감개무량 이었다.
“죽기 전에 얼굴 다시 한 번 보자!”
또 똑같은 약속을 하고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또 눈물의 껴안음, 서로 먼저 가라고 실랑이를 벌였다.
그의 완강한 고집에 할 수 없이 내가 먼저 발걸음을 뗐다.
몇 발자국 걷다가 뒤를 돌아다 보았다.
그가 그 자리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또 몇 십 발 걷다가 다시 돌아봤다.
역시 그는 그 자리에 그냥 서 있었다.
또 얼마쯤 걷다가 세 번 째 다시 돌아다 보았다.
그 친구는 그냥 그 자리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가슴이 뭉클해 졌다. 눈시울이 축축해 졌다.
나도 “Bye!-Bye!” 손을 흔들고 다시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무거운 발걸음을 떼면서 다시 돌아보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가 그냥 그 자리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으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 같았다.
10대의 동심 (童心)이 산수 (傘壽)의 노심 (老心)을 울린
65년 만에 감격적인 만남이었다.
<2013/10/21 記>
무엇이 소중한 것임을
생각하게 하는 뭉클하게 하는 장면이군요.
다시 있을지 모를 상봉,
인생은 가고 정은 남고
그래도 사람이 사람의 전부임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