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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눈이 왔소
2006년 08월 10일 00시 00분
조회:10135
추천:111
작성자: 방홍국
눈이 왔소 방홍국 북경 간 억쇠형님 서울 계신 꺽쇠형님 동경 간 돌쇠형님 워싱톤 계신 철쇠형님 상해 간 꽃분이 누님 부산 계신 이쁜이 누님 오사까 간 예쁜이 누님 뉴욕 계신 사쁜이 누님 …... 눈이 왔소 이천육년 사월 이십일 서성이는 봄비 앞서 함박꽃 웃음지며 흰눈이 내리오 이달 초 닷새 간다 해서 아주 가는 줄 알았더니 못난 놈 한번 더 보려고 뻑발골 외삼촌 화전답 흥건히 해 주시구랴 싱글벙글 눈이 왔소 새벽 다섯시 문 열어 나가니 펑펑펑 쏟아지오 이리보고 저리봐도 올리보고 내리봐도 보이노니 새하얌 뿐이오 청바위 낙낙장송은 하얌이 푸름을 감쌌는가 푸름이 하얌에 스몄는가 독야청정 부끄러 하오 강뚝에 수양버들 몸통이며 가지며 하얀 살이 돋아 있고 그아래 시원한 산책길 정갈히도 은주단 깔았소 그새 만든 우리 것들 무던히도 미웠나 보오 검은 바탕에 회색 그림 도저히 못 보겠던가 보오 깊이 잠든 야밤에 조용히 조용히 새하야니 깨끗이도 지워 버렸소 그리고 그위에 이쁘게 다시 만들라 하오 예쁘게 다시 그리라 하오 눈이 내리오 하늘이 내렸는가 땅이 솟았는가 하늘 땅이 맞 붙었소 뉘라서 푸른 하늘 검은 땅이라 했던가 하늘도 땅도 애오라지 하얌뿐이오 눈을 날려주오 팔 뻗치면 매만질듯 낮은 하늘 머리위에 얼굴 숨어 쉴새없이 날려주오 탐스런 목화송이 많이도 날려주오 눈이 덮이오 태질한 아기 이불 고이고이 여며주는 어머니 손길 같이 맨몸의 산과 들을 소담히도 덮어 주오 쌓이고 쌓이여 무릎까지 감싸 안소 달래골 큰아버지 비닐하우스 뻗치고 견디어서 많이 많이 쌓였으면 좋겠소. 형님네들, 누님네들 함께 와 보셨으면 오죽이나 좋겠소 자락자락 베여서 님들께 보내면 오죽이나 좋겠소 형님네들 누님네들 내 오늘 일 아니 한다 욕하질랑 마이소 돌아오면 죽인대도 내 오늘 春雪이와 아기자기 사랑 하려오 가다 말고 뒤 돌아선 춘설이와 어화둥둥 춤 춤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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