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나뭇가지에서 잎이 떨어 질때면
내 콧물도 흐르기 시작 했어요.
어디서 그렇게 많은 콧물이 나오는지 원,
출퇴근길에 걸 다 받아서 도로 부어 넣으면
꼴통 반은 찰 거예요.
나이가 들어가서 나오는 걸
씃으면 그만이지 하다가도
남들 콧밑은 뽀얀대로인걸 보면
괜히 나만 나이를 먹는것 같아서
초약도 먹어보고
서약도 먹어보고
마스크도 써 보고 해도
밖에만 나서면
샘솟듯 솟아 나와요.
오늘은 령하 팔도,
꽤 추워요.
어제처럼 모자 달린
두꺼운 방한복 입고
마스크를 쓸까?
에라,세월이고 나발이고
어디 한번 덤벼 보자!
얇은 등산복 입고
모자니 마스크니 죄다 팽개치고
씩씩하게 나섰어요.
아랫배와 잔등에
빠악 힘을 주며
이 얼마냐 맛있는 공기뇨!
실컷 들이 마시며
씨엉씨엉 걸었더니
단위에 올때까지
한번도 콧물이 흘러 나오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깨달은 것이
사람이란 결국은 생각이구나!
그 사람이 누구냐 알랴면
어디서 뭐 하냐
돈 얼마나 있냐
집은 몇채 갖고 있냐를 볼게 아니고
뭔 생각 갖고 있냐
고것만 알면
누군지 알겠구나!
사람에게서 생각을 빼면 남는 것이란
마른 나뭇가지에 걸려
바람에 나붓기는 빈 껍데기뿐이겠구나!
사람이란 생각으로 굴러 가는 기계로구나!
사지 멀쩡해도 생각 없으면 안 굴러 가고
병신이래도 생각만 있으면 잘도 굴러 가는게 사람이구나!
나쁜 생각 넣으면 나쁘게 굴러 가고
좋은 생각 넣으면 좋게 굴러 가고
미운 생각 넣으면 밉게 굴러 가고
고운 생각 넣으면 곱게만 굴러가는게 사람이구나!
사람이란 실은 생각 먹고 사는 동물이구나!
잘 살겠거든 밥 보다
생각을 잘 먹어야 하는구나!
어디 아프거든 약 보다
이기겠다는 생각 많이 먹어야 하는구나!
2019.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