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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路
오늘은
일본인에 흑인까지
여섯명이나 나한테 길을 물어 왔다.
길에 나서면
자주 부딪히는 일이지만
묻는 이들을 실망시키기가 일쑤다.
서울 생활 천여일에
꽤 알만한 곳은 달랑
서울역 주변과 광화문 거리뿐인 탓이다.
아직도 서울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묻는 길을 알려 줄수 있을 것인가?
아직도 세상을 얼마 더 살아야
아들에게 인생길을 알려 줄수 있을 것인가?
이러다 어느날 과연
아침밥상에서 아들이 느닷없이
“아빠,부자로 가는 길 가르쳐 주세요.”
“아빠,높은 령도로 가는 길 가르쳐 주세요.”
“아빠,스타로 되는 길 가르쳐 주세요.”
물어 오면 어찌 답해야 하나?
“…글쎄다….”
그러면 아들은 속으로
“아빠 되어 가지구서…
대체 아빠는 수십년을 어디서 헤매인거야?!”
할게다
어디서?!...
그래 나는 긴 세월 어디를 헤매느라
사람들이 그토록
중히 여기고 귀하게 여기여
그리하여 더러는 진짜 신나게 걸어 가는
그 길들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
힝하니 아들은 밖에 나가고
열려진 문사이로
씨잉-날려 드는 말몽둥이
“아빠,오늘은
집 나갈 때 생각을 좀 하쇼!
어느 길을 가는지?
어디로 가는지?”
뗑!-------
행여 아들 녀석이
이 길도 물어 봐 주었으면 좋겠다.
“아빠,행복으로 가는 길은 어딥니까?”
그러면 가슴 쑥 내밀고
이리 답할수 있겠다.
한 여자를 만나 사랑하고
사랑해서 결혼하고
결혼해서 더욱 사랑하고
더욱 사랑해서 너 같은 아들을 낳고
너 같은 아들을 낳아서 한없이 사랑하는 길
이 길이라고
이에 더하여
남을 돕는 길까지 걷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라고
단 한갈래 아는 길을 온전히
아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서라도
이 길을 더욱 충실히 걸어 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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