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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옥 성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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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리의 다시 베푼 잔치
2009년 08월 05일 09시 28분  조회:4185  추천:42  작성자: 방산옥 성칼럼


   요즈음은 《편제》외 많은 총각들이 볼멋 없이 기웃거리는 때입니다. 잔치차를 보면 아주 희귀해집니다. 그래도 그중에서 돈 많은 나이 든 경리들의 처녀맞이차가 제일 《인기》를 끄는것 같습니다.

    너무나 행복한 가정이라고 믿어오던 집에 말썽이 생기니 김경리를 이상스럽게 여기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평소에 직원들뿐만아니라 무릇 그를 알고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그의 됨됨이를 칭찬하였습니다. 그의 안해는 마음씨 곱고 인물제격이 나무랄데 없는 공무원이였습니다. 이들은 뭇사람들의 흠모속에서 아기자기 부부생활을 꽃피워나갔습니다. 헌데 이상하게도 일년이 좀 넘자 김경리는 평생 누구에게도 손찌검해본적이 없다는 사실과는 걸맞지 않게 안해를 욕하고 때리더니 나중엔 집에서 뛰쳐나와 사무실에 잠자리를 폈습니다. 친구들이 말렸지만 《부부사이 일인데 당신들이 무엇을 알아서…》하며 단통 퇴박을 주었습니다. 김경리가 집에서 나온지도 그럭저럭 반년이 지났습니다. 친구들이 은근히 김경리가 집에 다시 들어가기를 바라고있을 때 집에 가기는커녕 연길출입이 빈번해지더니 나중엔 밤까지 새우고 돌아오기가 일쑤였습니다. 이렇게 되자 원래 남의 일에 삐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인지라《아무리 훌륭한 사업가라 해도 사생활처리는 정말 발바닥이구나.》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아졋습니다. 안해에게《정신 차리라.》는지《남편의 뒤를 밟아보라.》는지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안해는 어처구니없는지 아무런 반응도 없었습니다.

    김경리가 뭇사람들의 여론을 귀에 달고 연길출입을 한지도 인젠 석달은 잘되였습니다. 결혼할 때에는 새집을 사라고 그렇게 권하여도《회사가 잘되면 다시 보지요.》 하던 김경리가 그때에는 돌연히 새집을 산다, 장식을 한다, 가장집물을 바꾼다 하며 야단이였습니다. 이상한것은 아기방까지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이번 주 일요일 김경리 결혼식이 만복호텔 례식장에서 진행》된다는 통지가 단위의 게시판에 나붙었습니다. 《연길에 들락거리더니 어느새 처녀장가를 가는가보군.》,《좌우간 돈이나 권리가 있으면 못하는짓이 없는 세상이구만.》 얼마후 말썽 많은 잔치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습니다. 김경리는 웨딩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색시를 건뜻 들고 싱글벙글 웃으며 례식장으로 향했습니다. 서로 색시의 얼굴을 구경하려고 밀치닥거리던 사람들은 갑자기 쥐죽은듯 조용해졌습니다.《아니 새색시가 김경리의 본댁이 아니요?》신랑은 색시를 내려놓고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원래 겉만 번드르르한 남자였습니다. 결혼하여 반년만네 나는 정자가 없는 남자임을 발견하게 되였습니다. 그러니깐 나는 영원히 아버지로 될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그렇다고 안해까지 어머니로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 나는 눈물을 흘리며 안해에게 리혼을 제기했습니다. 진정 안해를 사랑하는 남자라면 응당 그렇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안해는 승낙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정을 떼려고 술을 마시고 주정을 부리며 그녀를 때리고 가장집물을 마스고 외박을 했습니다. 그래도 안해는 침묵만 지켰습니다. 너는 네가 안가면 내가 집을 나간다며 집을 뛰쳐나왔습니다. 빈집을 지키는 안해는 그래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나는 인공수정을 시켜서라도 안해를 어머니로 만들려는 마음을 먹고 방생진료소를 찾아갔습니다. 의사는 <무정자라도 원인이 부동함에 따라 혹시 치료될수도 있으니 검사해봅시다.>라고 했습니다. 나는 의사의 권고대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 고환정자산생능력은 정상인데 부고환염으로 수정관이 막힌것 같으니 치료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받았습니다. 그때고부터 나는 열심히 치료를 받았습니다. 매일 연길로 통근하면서 한달간 치료를 받았는데 뜬뜬하던 구고환은 날씬해졌고 쩍하면 아래배까지 올리뻗치던 아픔도 사라졌습니다. 정자검사를 하니 비록 죽은것이긴 하였지만 분명 많아졌습니다. 나는 천분의 일의 희망을 걸고 3개월간의 치료를 받았습니다. 마침내 살아있는 정자, 진실한 나의 정자가 생겼습니다. 생육에 문제가 없을것 같다는 확신적인 결론을 받은 순간 나도 몰래 희열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다시 결혼식을 올리고 안해를 맞아오자! 나는 그런 결심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안해에게 너무나 많은 상처와 고통을 주었습니다. 이젠 알이 꽁꽁 찬 남자가 되였으니 그동안 못다한 사랑을 이제부터 새롭게 시작해보고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의 결혼식이 있게 된것입니다…》

    김경리의 신화 같은 마음의 고백에 모두들 눈물을 훔쳤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 축배의 잔을 듭시다.》삽시에 례식장에서는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울렸습니다.

    《김경리는 진짜 남자이다!》《신부는 현시대춘향이다!》여기저기서 감탄의 소리가 울렸습니다.
 

    제공: 연길시방생진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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