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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인간의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로부터 비롯된다'
아마 누구나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책의 주장대로 과연 내 모든고민이 그런것일까?' 라고 말이다. 처음엔 반박할 것이다. 허나 깊게 생각해보면,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 속에는 내가 아닌 타인의 개입과 영향 그리고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미움받을 용기'는 현재 베스트셀러 대열에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점에서 독자들의 인기를 끌었을까? 나는 작가의 이야기전개방식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지루하게 줄줄 심리학을 서술하는 방식이 아닌, 가상인물들간의 대화를 통하여 어려운 심리학 이론을 보다쉽고 설득력있게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서술해놓음으로써,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는 제3자의 역활인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과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만든다.
책은 오로지 두 인물만이 등장한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이어받은 철학가.
그리고 자괴감에 빠져 그를 만나려는 청년.
여기서 청년캐릭터가 신의한수라 생각된다.
만약 책속에 청년캐릭터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읽는 내내 철학자가 말하는 사상에 많은 반감을 가지며 책을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청년이 나를 대신해서 철학자에게 질문하고 반박해주면서 가려웠던 부분을 계속해서 해소 해준다. 허나 역시나 모든 사상이 파고들수록 심오하고 난해해지는법. 아들러의 사상 역시 깊어갈수록 이해와 공감이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
대부분 내용이 인간관계에 대한 철학적,심리학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과연 인간관계에서 명확한 해답이라는 것이 있을까? 나는 해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무수히 많은 해결 방안이 있을 뿐이지. 그 중 하나의 방안을 책 '미움받을 용기'를 통해 만나본다.
#1. 경험과 싸울 용기
같은 나쁜 과거사를 겪었다고 해도, 모두가 같은 트라우마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이는 쉽게 떨쳐버리지만, 어떤이는 그것을 평생토록 가져간다. 경험이라는것은 해가 동쪽에서 뜨는것과 같이 객관적인 것이 아니다. 지극히 모두에게 주관적으로 작용된다.
눈덩이가 굴러가면서 몸집이 커지듯이 누군가에게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 더욱 그 트라우마의 영향이 커지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맑은날에 잠깐 내렸던 여우비와 같은 존재일 뿐이다.
'문제는 무엇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책 본문중에서
무분별한 긍정은 오히려 독이된다. 하지만 그런 긍정보다, 더 안좋은것이 확대해석과 자기비하의 모습이라 생각된다. 책 속의 등장하는 청년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청년은 어렸을때부터 형과 비교되며 자랐고 그로인해 부모와 세상을 향한 원망을 품는다. 책 속의 철학자 주장처럼, 과거는 바뀌지 않는다. 타임머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바꿀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바꿀수 있는 현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어떠한 지난 사건으로 인해 우리자신을 규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극복하기란 사실 말 처럼 쉽지 않다. 물에 빠져 죽을뻔했던 아이가 다이빙을 하기 힘든것처럼, 예전 악경험를 떨쳐버리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혼자힘으로 힘들다면 청년처럼 누군가(사람,책)의 도움을 빌려 극복하려 시도와 용기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때의 나를, 그때의 나로 남겨두고, 현재의 나로 딛고 일어서려면 말이다.
#2. 시선과 싸울 용기.
사람들은 돈을 좋아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돈이라는 물질을 좋아하는 것만은 아니다. 돈이 많음으로써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누린다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설령 내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이라도 남에게 보이는 좋은평판과 인정을 위해서 그렇게 하게 된다.
사람들로부터 보여지는 모습의 나.
나 스스로만이 알고있는 모습의 나.
이 두가지중 어떤모습이 진짜 나일까? 나 자신을 속여가며 타인에게 억지로 보여지는 모습은 과연 위선일까?
책은 무리속에 살아왔던 내 모습중 어떤것이 참된 나일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하지만 과연 철학가의 주장처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수 있을까? 사회 울타리안에서 타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에겐 '미움받을 용기'가 절실히 필요할지도 모른다. 남에게 맞춰 좋은평판을 듣지만, 정작 본인속은 썩어가는 사람이 있다. 이건 누구를 위한 삶이란 말인가? 내가 어떻게 하는지는 나의 과제이지만, 남이 어떻게 나를 생각하는지는 타인의 과제이다. 그러니 내 과제의 거짓없는 진솔한 모습과 일관성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3. 마주할 용기.
우리는 사람을 만날때 상대방의 다양한면에서 사랑을 느낀다. 특히 외모와 조건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주입시키기도 한다. 그렇게 주입된 감정들은 결국 내면의 불화로 인해 갈라지게 된다.
우린 신이 아니기에 겉을 먼저 보게된다. 허나 유심히 봐야할 건 책에서 말하는 서로간의 정서적교류다. 그리고 그 교류속에는 무너지지 않을 굳건한 신뢰의 댐을 세워야한다. 한줄기 의심의 물줄기도 세어나오지 않을.
또한 저자는 마주한다는 것을 연인관계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친구와 부모자식간의 관계에서도 모두 예외일수는 없다. 누군가와 있을 때 구속받지도, 뻣뻣해지지도 않고 온전한 나로서 사랑과 인정 그리고 공헌할 수 있다면 그 관계는 서로 마주보는 관계가 될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는 한 명이상의 베스트프렌드가 꼭 있다. 친구라 불리는 많은사람들중에 왜 이 친구들이 베스트일까? 그건 서로에게 무엇을 주고받는 사무적인관계가 아닌, 온전한 자신의 모습으로 스스럼없이 대하기 때문에 그들이 내 삶의 베스트리스트에 선정된 것이다.
이렇듯 진정 나를 마주본 사람들은 가면을 벗고 맨 얼굴로 나를 맞이한다. 그렇기에 나도 가면을 벗고 맨 얼굴로 그들을 대면하는 것이다. 가리지않고 보여줌으로써 우리는 서로에게 한발 더 다가가는 듯 하다.
'현재에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다'
작가는 마지막으로 인생을 '찰나의 연속'이라 말하며, 인생의 무대에 서있는 우리에게 현재무대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라 말한다. 과거와 미래에 빛을 비추는것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의 무대에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내하는것을 잘한다.
책속의 청년같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고 견딘다. 내일을 위한 삶, 이것은 분명 좋다. 하지만 내일은 갑작스레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인생사 새옹지마니까. 내가 앞으로 서야할 미래의 무대를 지금부터 만드는것도 좋지만, 지금 내가 서있는 이 무대를 망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사는것,
그 자체가 춤일세."
- 『미움받을용기』 본문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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