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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빙상 (AP=연합뉴스DB) |
슬러시 상태…해수면 상승에 주요변수
그린란드 남동부를 덮은 두꺼운 얼음 밑에서 거대한 대수층(帶水層)이 발견됐다고 BBC 뉴스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아일랜드 면적과 비슷한 약 7만㎢에 걸쳐 1천억t의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이는 지구 해수면 상승을 이해하는 주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이 대수층은 눈과 얼음이 섞인 슬러시 상태로 얼음 입자들 사이에 물이 들어 있으며 그 두께는 5~50m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새로 발견된 대수층에 들어 있는 물의 양은 전 세계 해수면을 연간 0.4㎜ 상승시킬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린란드 전체에서 녹은 물로 인해 상승하는 해수면 높이는 연간 0.7㎜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그린란드에서 우리가 지금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물 저장 시스템이 발견됐다"면서 이를 통해 지난 100년간 해수면 상승에 기여해 온 그린란드 빙상 해빙 현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992~2001년 사이 그린란드 빙상이 녹아내리는 양은 연간 340억t이었지만 2002~2011년 사이에는 2천150억t으로 급증했다.
연구진은 지난 2011년 봄 두꺼운 빙상에서 시추공을 뚫다가 놀랍게도 슬러시층에 이르러 액체 상태의 물이 지표면으로 솟구쳐 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이 물은 '만년설'이라고 불리는 단단하게 다져진 눈 속에 감춰져 있었다.
당시 기온은 영하 15℃였고 여름이 오기엔 아직 먼 시기였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 물이 겨우내 빙상 밑에 액체 상태로 유지돼 왔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늦여름에 빙상 표면에 내리는 많은 눈이 단열재 역할을 해 물이 녹지 않도록 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얼음 녹은 물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빨리 흐르며 종착지가 어디인지 등 아직도 많은 의문을 풀지 못하고 있다면서 "종착지가 어디인지는 이 대수층이 바다로 흘러가는 배수 시스템과 연결돼 있는지, 아니면 격리돼 저장 역할만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빙상 밑의 녹은 물은 빙하의 이동 속도를 높이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린란드의 얼음 녹은 물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빙상의 팽창과 수축을 이해하는 핵심 단서가 된다.
과학자들은 기후모델로 예측되는 해빙(解氷)량과 위성 관측 자료의 불일치 현상이 이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설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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