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 서울은 태양의 거리 집집마다 오손도손...'이 노래를 지금도 잊지 않을 정도로 라디오로 가망가망 들었었던것 같다.
그러다 어느날인가부터 연변에도 본격적으로 남조선노래 바람이 불었는데
제목들을 대략 생각하면 "마음 약해서",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돌아와요 부산항에" 줄줄줄 시작하더니 주현미, 조용필 지어 변진섭의 "희망사항"에 , 구창모의 "희나리" 등도 엄청 즐겨 배우고 불렀었던것 같다.
그렇게 고중가서는 적어서 학생들속에서는 대중화가 될 정도로 남조선 노래를 즐겨듣고 애창하였으니
밤시장에 가면 2원내고 노래 한곡 부르는데 얼마나 많은 "재산"을 날려버렸는지 모른다.
학생인데 거금을 쓰면서 남조선부르는데 투자했으니 남조선노래사랑이 남다르다고 봐야 하겠지. 그때 대학생활 한달 소비 250원이였으니 노래 한곡 부르는 값 치고는 고가였다.
90년초 대학시절때 일이다. 학생회 선배랑 한침실에서 살았었는데 그 언니는 남조선 노래를 무척이나 잘 불렀었다. 노래방에 가끔 가긴 갔었지만 학생인 우리가 주체가 되여 신나게 노는 수준은 못되였다. 처음 가보는 노래방에 시설에도 잘 모르고 얌전하게 있다가 그나마 아주 자신있다하는곡을 한두곡 부르는 정도였으니... 그 학생회선배언니는 어부의 노래 라구요 등등 노래를 엄청 잘 불러서 지금도 그 선배언니의 18번으로 생각하군 한다.
언니의 생일날 침실에서 즐겁게 파티(지금 생각하면 소박하지만 그때로 말하면 나름 고풍격)를 열었다. 주인공인 언니의 노래도 잇다랐고 그런데 그 언니가 그날 부른 노래는 '그래요 말을 해봐요. 나는 알고 있어요. 어제밤의 그 맹세가 무엇을 말하는지..."이노래였었다.
나도 나름 남조선노래에 대하여는 일가견(노래를 많이 안다고 혼자서 자부했을뿐)이 있다고 자칭하던 날들에 어쩐지 가사부분에 이상하게 들렸다. 어제밤의 그 맹세가 ...이 맹세부분에서...
다음날 선배언니랑 대학가를 산책하면서 "언니 그 노래 다시 불러봐" 언니는 또 흥겹게 남조선노래를 "답쌔기는데"...
어머? 어제밤의 그 맹세를 언니는 어제밤의 그 냄새가로 부르는게 아닌가?
언니 어제밤의 그 머더라? 어제밤의 그 냄새가....
깔깔깔...호호호...대학가가 다 떠나갈듯이 우린 포복절도하였다. 안웃을수 없었다.
맹세가 어떻게 냄새가 되는거지?하겠지만 그때는 복제한 테이프를 들으면서 가사를 적어가면서 배웠었던 시절이였으니
지금은 검색하면 탁탁 다 나오지만 그때는 정말 한구절구절 받아쓰면서 가사를 완성하면서 남조선노래를 배워었다.
러시아노래도 아니고 일본노래도 아니고 팝숑도 아니고 썅숑도 아니고 그냥 남조선노래를 즐겨배우고 불렀었던것은 그래도 우리마음에 와닿는게 있었던것이였다. 그때는 그렇게 남조선노래를 좋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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