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탱이의 歸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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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서 '지옥의 주방'으로..구글 퇴사하고 요리사 된 안주원씨
2015년 05월 14일 15시 39분  조회:3310  추천:0  작성자: 단비

'신의 직장' 구글 대신 '지옥의 주방'을 택했다. 글로벌 IT기업의 복지 혜택을 포기하고 얻은 일자리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무급 인턴이었고, '칼퇴'가 사라진 자리를 대신한 건 칼 때문에 생긴 생채기였다.
 미국의 명문 코넬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안주원씨(31)는 2008년 구글 코리아에 입사해 '구글러'가 됐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직장이었다. 하지만 2년 6개월 뒤 안씨는 요리 공부를 위해 구글을 퇴사했다.

 "처음엔 너무 신나고, 좋은 직장에 다닌다는 자부심이 있었죠. 근데 회사 생활에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많은 걸 누리면서도 공허했고, 항상 부족한 느낌이었죠."

 안씨는 번듯한 학교와 직장에 목메던 자신을 두고 "지독한 맏이 콤플렉스였다"고 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해야 할 것 같은 일(should)와 하고 싶은 일(want) 사이에서 헤맸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항상 '딴 짓'을 했다. 친구들이 전공 학점을 쌓고 인턴을 하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그는 버섯 캐기 같은 별난 수업에 매료됐다.

 안씨의 '딴 짓'은 직장 생활 중에도 계속됐다. 요리도 그중 하나였다. 사소한 딴 짓이 켜켜이 쌓여 인생의 방향을 바꾼다. 그는 "어느 날 기회가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계속 딴 짓을 하면서 끌리는 일들에 발을 담가보면, 그게 계기가 되고 기회가 되더라"고 했다.

 안씨는 미국 출장길에 자원봉사를 위해 들른 노숙자 급식소에서 안씨는 자신이 만든 스튜를 먹고 즐겁게 대화 나누는 이들을 보며 "내가 하고 싶은 일, 행복할 수 있는 일은 요리"라는 확신을 얻었다. 요리의 즐거움은 취미로도 충분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취미에서 일이 되는 순간,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소통과 인연은 비교도 못할 만큼 넓어진다"고 답했다.

 안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그동안 모은 돈으로 미국 프로비던스에 위치한 요리학교 존슨앤웨일즈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SPQR에서 무급인턴으로 일하기도 했다. 귀국해서는 유명 한식당에서 근무했다. 생활비는 빠듯했고 고시원 방은 답답했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십년이 넘도록 유학 생활을 하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근무했지만 그의 관심사는 한식이었다.

 "음식에 깔린 정서를 이해하고 못하고의 차이가 커요. 한국인에게 생일날 먹는 따뜻한 미역국이나 어머니께서 도시락 반찬으로 싸주시던 계란 장조림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듯이, 저 역시 이탈리아나 프랑스 요리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거든요. 저에게 있어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요리는 역시 한식이었어요."

 이제 안씨는 막걸리집의 요리사다. 지난해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 문을 연 '한국술집 안씨 막걸리'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 컨설턴트, 티켓몬스터 전략기획실 실장, 그리고 2012년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후보였던 안상현씨가 차린 가게다. 안상현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인 100여 명에게 투자를 받아 가게를 열었고, 올해 초 안주원씨에게 셰프 자리를 제안한 것. 덕분에 '안씨 막걸리'는 두 명의 안씨가 운영하는 가게가 됐다.

 안씨는 자신의 경험을 담아 '구글보다 요리였어'(브레인스토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좋겠다'라는 식의 막연한 부러움에 대한 대답 같은 책이라고 했다.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불안한 마음을 솔직하게 담았다.

 "스펙을 갖췄다고 해서, 좋은 직장을 다닌다고 해서 항상 자신감이 넘치고 열정적인 건 아니잖아요. 그냥 용감하지 않더라도 도전할 수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어요."

 요즘 안씨는 직접 두부를 빚고 장을 담근다. 좋은 원재료에서 나올 수 있는 우리 음식의 맛을 전하고 싶어서다. 그는 눈을 반짝이며 "일 년에 한번 장을 담근다면, 앞으로 기회가 50번도 안 남은 셈"이라고 했다. 그는 손님에게 요리를 하는 사람과 먹는 사람을 이어주는 맛있는 집 밥을 차려주고 싶다고 했다.

 "요리를 시작하고 진짜 인생을 사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거예요. 힘든 일도 있을 거고, 요리가 지겨워질 때가 올지도 모르죠. 그래도 예전과는 달라요. 슬럼프가 와도 '요리가 이렇게 즐거운데 이쯤이야'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요."

 자칭 초보 요리사이자 전직 구글러의 조언은 단순했다. 딴 짓은 당신을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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