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웅
http://www.zoglo.net/blog/jinkuanxiong 블로그홈 | 로그인

※ 댓글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론문) 문학을 통한 우리말과 글 보존의 중요성
2005년 12월 16일 00시 00분  조회:8784  추천:53  작성자: 김관웅
중국조선족문학의 력사적사명과 당면한 문제 및 그 해결책 (1)

김관웅


1. 중국조선족사회에 있어서 문학을 통한 우리 말과 글의 보존의 중요성

하나의 인간집단으로서의 소수 이민사회가 모국이 아닌 타국에 정착하여 세대를 이어 살아가는 경우 앞길은 크게 세가지로 말할수 있지 않을가 생각한다.

첫째는 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현지사회의 다수민족에 비해 우월하지 못해서 가능한 정도로 될수록 빨리 모국생활에서 밴 문화적특성을 잃어버리고 현지의 문화에 적극적으로 적응, 동화함으로써 현지사회의 문화와 이민사회의 문화차이에서 오는 현지민과의 차별성이나 갈등을 가급적으로 빨리 없애버리고 현지사회의 문화에 주동적으로 동화되여가는 길이다. 재미동포사회가 적잖게 이러한 성향 (性向)을 띤 이민사회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재일한인사회에서도 민단계통이 이러한 성향이 강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둘째는 타국에서나마 같은 민족끼리 현지민과의 다른 하나의 생활공간으로서의 이민사회를 형성하고 그속에서 모국문화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길이다. 이 경우 현지사회와 단절된 이민사회는 적어도 문화적으로는 순수성을 유지하면서 살아갈수 있다. 따라서 현지사회가 자국내에 이러한 이민사회를 그대로 용납하느냐 하는 문제가 따르기 마련이다. 일본에서의 해외동포사회인 조총련계통이 다분히 이러한 성향을 견지했었으며 중국에서의 조교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세번째 길은 현지사회의 문화에 일부 순응하면서도 모국으로부터 지니고 온 자신의 기본적인 문화특징들을 대부분 보존하면서 살아가는 중용적인 길이다.

중국조선족은 한세기 남짓한 중국에서의 이민생활에서 바로 첫번째 길도 아니고 두번째 길도 아닌 세번째 길을 택하여 지금까지 드팀없이 걸어오고있다. 때문에 중국조선족문화는 숙명적으로 중국적요소와 모국적요소가 혼재한 이중적성격을 띠게 되었다.

따라서 중국조선족문화의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서의 중국조선족문학도 이중성격을 피치 못하게 되었다. 즉 한편으로는 조선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7천만 배달민족이 영위하는 세계한글문학이라는 이 대계통속의 하나의 자계통으로 존재하고있을뿐만아니라 중국의 주체민족― 한족을 중심으로 하는 56개 민족이 영위하고있는 중국문학이라는 이 대계통속의 하나의 자계통으로서도 존재하고있다.

중국조선족문단의 저면한 평론가 조성일선생은 중국조선족문학이 지니고있는 특수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지적한바 있다.

《조선족문학은 기본적으로 조선족이 중국 각 시대의 력사적생활공간에서 이루어온 문학으로서 모국의 국민과 모국문학과의 내재적인 정신적, 문화적 력사적내용이 수용되고있는것이 특징적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조선족문학이 비록 조선어문학권에 속하는 다른 문학과는 달리 많은 경우 중국의 력사변천, 중국의 독특한 사회생활, 중국의 자연풍경, 중국국민과의 가치관념, 도덕규범, 사유방식, 심리갈등, 심리추구 등을 보여주고있는것이다. 이것은 조선족문학의 중국적특성을 설명해주는것이다.》

이로부터 우리는 중국조선족문학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릴수 있다. 즉 중국조선족문학이란 중국에 정착하여 사는 중국조선족이 모국과는 다른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적환경속에서 우리 말과 글을 가지고 영위하고있는 문학이다. 자기의 말과 글로 하는 문학이라는 점에서 중국조선족문학은 만족, 장족, 회족 등 기타의 중국의 소수민족 문학과는 판이하다. 이로 하여 우리는 언제나 자긍심을 지녀왔으며 동시에 중국문학계통속에서 늘 변두리에 처해있지 않으면 안되였다.

물론 중국조선족문단의 개별적인 문인들이 한어 (汉语)로 문학창작을 하고는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조선족문학의 주된 흐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중국조선
족문학은 배달민족의 해외 500만동포 문학계통속에서 가장 긴 문학발전의 력사를 지니고있을뿐만아니라 또한 자신의 《문단, 작가집단, 문학단체, 문학지, 문학작품생산, 문학출판사, 문학활동》 그리고 문학소비집단 등 문학생산에 필수적인 모든 조건을 갖추고있으며 또한 자기 민족의 말과 글로 문학을 영위하고있음으로 하여 《조선문학 한국문학과 더불어 세계조선어문학권의 3대산맥중의 일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이와는 정반대로 중국조선족문학의 중국문학속에서의 위상은 보잘것없다. 심지어는 한어로 창작하는 비중이 우리 중국조선족문학보다 훨씬 더 많은 티베트족이나 몽골족의 문학의 위상보다 못한 형편이다.그리고 직관적인 무용이나 회화, 음악, 같은 기타 예술형식의 중국에서의 영향에 비해볼 때 중국조선족문학의 중국에서의 영향은 아주 미미한 형편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은 중국조선족문학이 중국의 통용문자와는 다른 우리
말과 글을 가지고 문학을 영위하고있기때문이다.

세상만사는 새옹지마라고 한다. 얻으면 잃는 법이요, 잃으면 얻는 법이다. 우리 중국조선족문학은 늘 중국문학속에서 변두리위치에 처해있었으니 이는 분명이 잃었음이 분명하지만 이러한 변두리위치는 오히려 우리 중국조선족문학이 시종 자신의 말과 글을 중심으로 하는 민족적특색을 확보할수 있게 했으니 이는 분명히 얻음이였다. 우리는 이 잃음과 얻음의 량자중에서 후자가 더 크고 귀중하다고 생각해오고있다. 한 민족의 문학이 자기의 말과 글을 상실하여 타민족의 말과 글을 빌어서 소위 민족문학을 영위한다고 하는것은 어디까지나 절름발이식의 민족문학이기 때문이다. 설사 중국조선족문단의 모든 문인들이 한족문화에 동화되여 한어로 창작을 한다로 해도 중국조선족문학이 중국문학의 중심적위치에로 이동해갈수는 없다. 일부 사람들이 중국문단에서의 중국조선족문학의 위상의 개선을 위해 중국조선족문학작품에 대한 한역(汉译)사업에 힘을 기울이고있고 또 일부 조건을 갖춘 작가나 시인들이 한어로 창작활동을 하고있는것은 바람직하지만 결코 이것이 우리 중국조선족문학의 주된 흐름이 아니며 또 주된 흐름으로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말과 글을 통한 우리 중국조선족문학, 이는 우리가 앞으로도 드팀없이 견지해야 할 가장 바람직
한 정도(正道)이다.

중국에서는 해방후 《민족》이란 이 낱말을 해석할 때에는 늘 쓰딸린의 민족에 대한 정의를 빌려오군 했다. 쓰딸린은 민족을 《력사적으로 형성된 공동한 언어, 공동한 지역, 공동한 경제생활 및 공동한 문화우에서 이루어진 공동한 심리적소질을 가지고있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인간공동체》라고 규정한바 있다. 민족을 분류함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언어를 민족분류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데 이는 공통의 언어가 민족성원간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대전제이고 또 언어가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심성과 밀접하게 련관되여있기때문이다. 그러나 유태민족이나 중국의 회족같은 민족은 쓰딸린이 지적한 민족구성의 4요소중에서 앞의 세가지 요소는 상실한지 오래지만 애오라지 공통된 문화우에 이루어진 공동한 심리적소질을 확보함으로써 민족의 총체성과 독자성을 잃지 않고있다. 유태민족이나 회족을 두고 말할 때 이들의 공통한 민족소질 형성과정에서 가장 큰 기능을 수행한 것이 이들이 강인한 종교와 신앙이였음은 주지하는바이다. 말하자면 리산의 쓰라림을 맛보면서 1천 8백년 이상의 오랜 세월동안 타민족에 동화되지 않고 유태인의 독자성을 지켜온데는 주로 이들의 강인한 종교전통과 유태교가 절대적진리라고 굳게 믿는 드팀없는 신앙정신, 하나님에 의해 선택된 백성이라고 믿는 민족적자부심, 드높은 교육열 같은것이 크나큰 정신적기둥으로 되여왔던것이다.

중국조선족이 모국문화로부터 이어받은 문화전통속에는 바로 유태인과 같은 종요신앙의 전통이 결여되여있었다. 이런 까닭에 중국조선족에게는 민족을 응집시키고 민족구성원들을 종교적뉴대로 응집시키는 종교신앙적장치가 결연되여있었다. 하기에 공동한 지역과 공동한 언어라는 이 두개의 요소만 소실되면 중국조선족의 총체성이나 독자성은 물먹은 흙담처럼 무너지고만다. 게다가 우리의 모국문화는 몇천년동안 중국문화의 강대한 영향권에서 생활해왔으며 미국의 저면한 동양시 연구가 라이샤워 페어뱅크의 말을 빈다면 한국의 전통문화는 《중국문화의 하나의 변형》에 불과하다. 우리 모국의 문화전통은 적잖은 부분이 강한 중국문화의 장기간의 영향아래에서 형성된것이며 인종적으로도 모두 황인종의 같은 피부,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있는 까닭에 이방인들의 눈에 비쳐진 한국문화와 중국문화의 차이성은 극히 적다.

《한국과 일본의 고도문화 (高度文化)는 쳔년이상동안이나 중국의것과 너무나도 흡사하기때문에 그들에게는 사실상 중국문화와 동일하다고까지 보여진다. 이 두 나라가 남겨놓은 훌륭한 미술의 대부분은 중국의 원형과 거의 식별할수 없을 정도이고 그들의 종교적, 철학적 그리고 순문학적 저작들조차도 어느 모로 보아도 중국이느이 저작이라고 보여질수 있는것이다. 한국의 경우는 특히 그러한바 그 서적의 대부분은 중국인의 저술과 거의 구별할수 없다. 한국과 일본은 그 정치제도나 종교적, 륜리적 개념에 있어서나 또 예술, 문학에 있어서나 오래동안 동아문화권에 완전한 일원이였다. 특히 한국은 중국문화와 너무나도 밀접하게 닮았기 때문에 그 고유명사들조차도 중국식인 형(形)을 따르고 있다. 한국의 지명의 대부분은 발음은 약간 다르지만 한자로 적어놓으면 중국의 지명과 구별이 안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인명은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인명과 동일하여 성이 한자이고 이름이 두자로 되는것이 정형적이다.》

이밖에도 일상의 풍속이나 년중행사 같은 면에서도 한국문화는 중국문화와 대동소이하다. 음력설부터 섣달 그믐날까지의 중요한 명절마저도 전통사회에 있어서는 거의 같았다. 바로 이러한 문화의 동질성과 인종적인 면에서의 류사성은 력사적으로 중국에 건너온 배달민족의 이민사회가 거퍼 한세기이상을 지탱하지 못하고는 중국문화라는 이 망망대해속의 몇방울의 물로 변해버리게 했다. 당나라시기 중국의 동남연해지역과 양자강연안의 도처에 널려있던 신라인들의 이민사회― 신라방이 지금은 어디에 있으며 원명청(元明淸) 여러 조대를 거치면서 중국의 동부지역에 건너온 수많은 배달민족의 이민사회는 다 어디에 있는가. 명나라초기에 료동지방 총인구의 10분의 3을 차지했다고 하던 고려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말았고 지금은 료녕성과 하북성에 있는 두 박씨 마을을 통해서만이 그 옛날의 배달민족 이민사회의 존재를 겨우 확인할수 있는 형편이였다.

중국조선족의 문화계통속에는 강인한 종교신앙적장치가 결여되여있으므로 공동한 언어와 문자의 상실은 곧 민족의 총체성, 독자성의 상실을 뜻한다. 그러므로 우리 중국조선족에게 있어서 우리 말과 글은 우리의 얼을 지키고 문화의 독자성을 지키는 유일한 문화적 장치요 방선이라고 할수 있다. 중국조선족이 한세기 남짓한 세월속에서 자기 민족의 총체성과 문화의 독자성을 우지하년서 지금까지 굳건하게 생존해올수 있은 것은 첫째로는 자기의 집거구를 가지고 공동한 지역에서 똘똘 뭉쳐 살아온 덕택이며 둘째로는 이 집거구를 발판으로 하여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우리 말과 글을 중심으로 하는 민족교육을 끈질기게 견지해온 덕택이였다.

우리의 민족교육과 더불어 우리의 문학과 예술 그리고 출판, 언론, 언어연구 등 분야들을 동화와 비동화(非同化)의 모대김속에서 민족의 얼을 지키고 민족의 총체성, 독자성을 수호하는데 있어서 지워버릴수 없는 큰 공로를 세웠다. 이중에서도 문학이 가장 중요한 기능을 수행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중국조선족문학은 단순한 오락적기능이나 심미적기능만 수행하여온것이 아니라 시종여일하게 우리 민족의 얼을 담고 문화를 담는 기능을 수행했고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는 기능을 아주 훌륭히 수행하여왔다. 전반적으로 보아서 중국조선족문학은 심미적기능만 강조하는 순문학이나 오락성과 상업성만 강조하는 통속문학, 상업문학과는 담을 쌓아왔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조선족문학의 창작주체는 우리 말과 글을 지켜온 문화부대의 역할을 남김없이 수행하여왔으며 우리의 시, 소설, 수필, 극들은 우리 문화를 담는 가장 중요한 그릇으로 존재하여왔다.

일언이페지하면 비종교적인 성향을 지닌 중국조선족문화는 필연적으로 교육이나 문예 같은 세속적인것을 통하여 전승되고 발전되여왔으므로 앞으로도 우리 문화의 보존은 바로 이상의 두 요소에 많이 힘입게 될 것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0 (론문) 문학을 통한 우리 말과 글 보존의 당위성과 가능성 2005-12-19 55 8552
9 (론문) 문학을 통한 우리말과 글 보존의 중요성 2005-12-16 53 8784
8 (수상록) 총명스러움과 바보스러움 2005-12-15 37 8084
7 (수상록) 흙탕물속에서 꼬리를 끄는 거부기 2005-12-14 53 4977
6 (수상록) 모래성 2005-12-12 65 4798
5 (수상록) 남성의 직선적사유와 녀성의 그물식사유 2005-12-07 78 4584
4 (칼럼) 사과배와 중국조선족 2005-11-25 66 5207
3 (칼럼) 디아스포라, 사과배 그리고 문화의 뿌리 2005-11-22 42 5369
2 (수필) 나와 문학의 인연 2005-11-22 51 4595
1 (수필) 굴원과 어부 2005-11-22 46 4569
‹처음  이전 1 2 3 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