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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商業炒作과 요즈음의 文學評論
2006년 02월 15일 00시 00분  조회:3464  추천:62  작성자: 김관웅
☆단평☆

商業炒作과 요즈음의 文學評論

김 관 웅


1990년대 중반에 산동성 곡부지구의 이름 없는, 자그만한 양조장에서 《孔府宴酒》라는 술을 만들어 내여 수억의 돈을 쏟아부어 중앙 제1 TV에서 련속 2년 동안이나 줄기차게 광고를 때렸다. 그 광고는 매일 저녁 황금시간에 이렇게 방송되였다.

《공부연주를 마시며 천하의 문장을 쓰도다!(喝孔府宴酒, 作天下文章!)》

이 상업광고 덕분에 《孔府宴酒》의 인기는 대단했고 산동성 곡부지구의 이름 없는, 자그만한 양조장은 한동안 떼돈을 벌기도 했다. 李太白이 《한 말의 술을 먹고 백편의 시를 썼다(斗酒詩百篇)》고 하니 酒客들이 《孔府宴酒》를 마시면 리태백이라도 되는가 여겼던지 한 때는 연길에서도 이 《孔府宴酒》가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다. 孔孟之道의 영향이 깊은 한국인들은 《孔府宴酒》, 공자가문의 연회에서 마시던 술이라는 이 현란한 이름에 현혹되여 맛도 모르고 《孔府宴酒》를 선물하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가짜는 가짜일 따름이다. 가짜는 영원히 호황을 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거퍼 10년도 안 지나서 《孔府宴酒》에 떠 있던 거품은 가라앉고 《孔府宴酒》는 사람들의 기억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지금 《孔府宴酒》를 만들었던 그 양조장은 거의 부도가 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수소를 넣은 알락달락한 고무풍선도 마찬가지다. 손에 쥐였던 고무풍선을 놓으면 화려하게 하늘로 잘도 올라간다. 하지만 일정한 하늘 높이까지 올라가면 팡 터져서 그 잔해들이 땅바닥으로 추락되고 만다.

문학작품도 마찬가지다.

요즈음 문단의 상황을 볼것 같으면 사상예술성이 별 볼일이 없는 작품일지라도 평론가들이 분에 넘치게 칭찬을 해대고 떠들썩하게 홍보를 하게 되면 일약 《명작》으로 둔갑을 하여 여러 가지 현란한 문학상도 받게되고 그 작자는 문학의 월계관을 쓰고 으시댈수도 있다. 중국 사람들은 이런 것을 두고 商業炒作이라고 한다. 이 상업화의 시대에 문학이 商道를 따르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商業炒作은 시간의 고험은 겪어내지 못하는 법이다. 그 작자의 벼슬이나 돈줄이나 파워가 사라지면 그《명작》우에 떠있던 거품도 자연히 걷혀지게 되는 법이다.

《위조명작》, 《고무풍선 식 명작》을 만드는데 가장 많이 동원되는 사람들이 바로 어용(御用)평론가들이 아니라 상용(商用)평론가들이다. 어용평론가는 임금을 위해 평론을 하니 그래도 품위는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상용평론가는 돈이 많거나 속세의 권세가 있는 사람을 위해 평론을 하니 그 품위가 낮다. 돈을 준다면, 실리가 있다면 남의 장례집에 가서 상주(喪主) 대신 어이어이 곡(哭)이라도 할 그런 위인들이 바로 상용(商用)평론가들이다.

우리 연변에는 그런 상용평론들이 적지 않다. 정치돌출의 문화혁명 때는 三突出을 칭찬해 대면서 정치기류를 바싹 따르더니 요즈음 상업화의 시대에 들어와서는 상업기류를 바싹 따라 장사군들의 사인비서나 파워 있는 문단거두들의 吹鼓手로 탈바꿈하여 버렸다. 고약한 것은 이런 상용평론가들이 속으로는 뻔해 가지고도 입으로는 찬송가를 불러댄다는 것이다.두말할 것 없이 먹을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용평론가들을 보면 련상되는 것이 바로 《강산은 쉽게 변해도 본성은 변하기 어렵다(江山易改, 本性難移)》는 말이다.

리백이나 두보 같은 이들의 작품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지금까지 명작으로 높은 대접을 받는 것은 결코 작자 당대에 작자 자신의 조작에 의해, 상용평론가들의 商業炒作식 평론을 통해 이루어진 것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어제 저녁 한 선배님의 사무실에 갔다가 우리 문단의 한 시인의 시작에 대한 시평집을 얻어다가 보면서 느끼는 바가 있어서 이렇게 간단히 적는다.


2006.2.15 연길 자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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