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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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불언,불가부지야(不可不言,不可不知也.)
2012년 04월 02일 15시 35분  조회:4124  추천:3  작성자: 김인섭
2012年3月26日 저녁,CCTV 핫이슈담론(焦點訪談) 시간에 백암송(白巖松) 아나운서가 말문을 열었다.
 
3월 23일 <할빈의과대학제일부속병원>에서 18세 되는 청년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려 일사삼상(一死三傷)의 참안을 빚었다는 찌르릉한 뉴스였다. 지극한 사소지사로 인명에 칼부림을 들이대어 메체는 <떠들기는 천안 삼거리>가 물론 만민이 우끈하고 불안의 나락에 떨어졌다.한심한 것은 턴센트 홈페지(騰訊網TENCENT)에서 사건의 앙케트 조사로 동 사건에 대해 희비 양자택일의 코너를 만들었는데 참가자 6161명 중 기쁨을 선택한 사람이 무려 4018명인데 자그만치 65%란다.다른 말빠른 친구는 <온 나라가 경축하자!폭죽을 터뜨리자!술잔치나 열어보자!음악을 틀어놔라!>(应该举国欢庆啊!鞭炮响起来!小酒喝起来!音乐开起来!)는 <축하문>을 올렸는데 36100개의 중에서 하나지만 쾌재를 부르며  맞장단 OK를 친 어른들이 5172명이란다.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 생사람이 생벼락을 맞았는데도 고소해 하는 세상이다,한참은 노이로제에 빠지고 말았다.
 
오늘 사망자 학교에서 추모회를 여는 동시에 위생부 고관이 범법자를 엄벌하라고 호소했다는 기사가 보이기에 리플란을 번졌더니 3만여개의 리플이 쇄도하였었다. 아닌 게 아니라 거개가 쓴소리고 간혹 반론도 뒤섞이어 설왕설래(說往說來)하는데 내용은 대체로 병원이 환자를 볼모로 돈 짜내기에 혈안이고 죽는 사람에게도 약바가지를 가차없이 씌우는데 왜 이건 외면하고 분개한 사람만 그르다는가?는 주문이다. 상상의 극치인 병원 부패부터 징벌하라는 요청권의 행사였다.그 진의를 자세히 음미해 보니 비아냥거려도 죽음에 대한 찬사는 아니고 <시어미 역정에 개 배때기를 찬다.> 그것이었다.
 
병원에 가면 약 바가지를 뒤집어쓰고 터무니없는 돈을 털리우고 가난하면 병원 엄두도 못내는데 의사가 약으로 뒷돈을 챙기고 외과의사는 사례금을 꿀꺽하고 돈이 없으면  짐승 취급을 받는다는 등등, 아무튼 병원의 비리에 대한 소문이 항간의 풍경이 된지 오래다.테레비,신문 지상에서 일부 병원이 검은돈 챙기는 비리를 적발한지 한두 번이 아니다.우선 사실의 진부는 차치하고 참사 앞에서 만민이 이런 악평을 내놓는다는 자체는 누구도 한 번 쯤은 반성해야 하지 않을가 싶다.장엄한 생명 찬가가 울려야 할 병원이 중인의 안목에 음지로 되었다면 조화사회는 멀어도 한참이다. 슬쩍 넘어 갈 일이 켤코 아니다.
 
의료 부패는 소수인에게 발생한다고 변명하며 자위(自慰)하는 부류들도 꽤 있었다.진짜 말이 말도 아니었다.론리적 시야비야를 떠나 례를 들어 보자.당신 밥공기의 밥이 10000 알이라 한다면 4999알이 모래라도 소수이다.당신의 소수란 무슨 개념의 소수인가?  그 밥에 모래알이 10개라면 0.001%인 극히 극소수인데 당신은 그 밥을 그냥 먹을 것인가?만약 당신의 육신에 돌을 삭이는 효소가 없다면 완전히 돌밥이라고 와락 쏟아버릴 것이다.이것이 인간사이다.의료 부패를 이 돌밥 원리에 대입해 보라.평가를 내려보라!
 
물론 동 사건은 의료 분규가 아닌 악성 형사사건인 만큼 범법자의 치죄는 물론이고 야멸찬 랭소를 퍼부운 네티즌들도 시비의 판가름을 받아야 마땅하다.그러나 귀책사유를 당사자의 잘잘못으로만 치부말고 사건 발생의 역사적,사회적 원연과 근인,현상의 내인과 외인 전부를 미시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옮음직 하다. 제도의 미비,공정공평의 이상(異常),인문정신의 부족,사회신임의 결손,빈부격차의 확대,자률정신의 결여,법률의식의 약화,의료분야의 부패 등 다수 요소들이 복합한 결과일 것이다.아까운 생명의 타계,노축암(怒蹴巖) (분한김에 바위를 찬다.) 만용을 부린 유치한 범죄자,몽니부리는 네티즌들의 가시 돋친 말 속에서 우리는 차분히 성찰해야 할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지 않을가! 이런 철학으로 사건의 종횡을 조감한다면 가해자,피해자와 전민은 나란이 피해자 반렬에 서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병보기가 비싸고 어렵다는 난제를 푼다고 외친지도 오래다.의료위생 분야의 주요 모순도 여기에 있다.물론 국가의 대량적인 투입과 정부 노력도 만만치 않다. 그 궁극적인 목표는 병원을 법제화된 민주 감독의 시야에 놓인, 련민과 사랑이 넘치는 천하백성의 성역으로 탈바꿈하고 자격 미달자는 즉시 수시로 몰아내는 체제를 건립하는 것이다. 좋은 제도가 있으면 악인도 호인이 될 수 있고 제도가 부실하면 호인도 악인으로 쉽게 변질한다. 생명의 수호천사 앞에서 암만 우직한 울뚝배기도 공격의 예봉만은 움추릴 것이다. 곤봉을 찬 엄엄한 경비원을 잔뜩 늘리고 번뜩이는 감시카메라를 대고 장치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명기해야 한다.참신한 의료체제의 확립, 오직 이것만이 위생사업 발전의 탄탄대로이다.
 
어느땐가 해맑은 새 제도가 건립된다면 병원은 전민의 성당이 되고 병원직이 숭봉하는 성직이 되고  의사는 하느님의 사자로 추대받게 될 것이다. 이것은 인민의 갈망이고 력사의 필연이다.세상을 들썽한 이번 사건의 처리가 간단히 범죄자의 치죄로 끝내는 룡두사미식 마무리가 되지 말고 인민병원의 지붕에서 찬란한 인간애 기발이 휘날리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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