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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제례악의 변질과 전통음악의 타락 - ③
2018년 11월 25일 11시 14분  조회:2350  추천:0  작성자: 고구려
남상숙 선생은 여러 차례 논문을 발표하여
종묘제례악이 위조라는 걸 주장했다.
그런데 국악계의 반응이 이상했다.
제대로 된 논문을 써서 반박하는 이는 하나도 없고
사적인 대화를 통해 모멸감을 주거나
학술대회에서는 말꼬리 잡기를 하며 논지를 흐리기 바빴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었다.
언론에서는 연일 종묘제례악이 위조였다는 
남선생의 주장을 대서특필했다.
철학자 도올 김용옥까지 가세하여
이 문제에 대한 토론회가 열리고 
분위기는 종묘제례악의 왜곡을 인정하는 쪽으로 흘렀다.

국립국악원은 남선생의 논문게재를 불허하는 등
가리기에만 급급하다가 회심의 일격을 준비했다.
2005년 서울 국립국악원에서는 이채로운 연주회가 열렸다.
이 연주회는 남선생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국립국악원이 기획한 것이었다.
바로 <종묘제례악의 복원연주>
조선후기 고악보인 <대악후보>에 나오는 종묘제례악과 
이왕직 아악부 악보를 계승한 현행 종묘제례악을
한 무대에 올려 청중들에게 비교, 평가를 받겠다는 것이
국립국악원의 속셈이었다.

연주되지 않은 지 100년 넘는 음악과 
100년 동안 연주되어온 음악을 비교하다니
남선생의 패배가 확실한 듯 했다.
청중들은 국악학자, 국악실기인, 그리고 일반 대중들이었다. 
그런데 연주회가 끝나고 청중들의 반응은 예상외였다.

500년 동안 유지되던 본래의 악기편성을 갖추고
규칙적인 장고 장단에 맞추어 가사단락마다 박이 오는
<대악후보>의 종묘제례악은 
현행 종묘제례악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듣기에 편하고 아름다웠다.
고악보의 종묘제례악을 듣고 난 청중들은 
왜 이렇게 좋은 음악을 이제야 연주하느냐고 했다.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복원된 종묘제례악을 찬양하는 글이 폭주했다.
꼼수를 부린 국립국악원의 완벽한 패배였다.

이 문제는 이렇게 해피앤딩으로 끝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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