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언 결혼이라는 울타리를 열심히 엮으면서 열개의 년륜을 새겨왔다. 력력히 새겨진 그 심륜들을 응시하느라면 이름못할 고마움들이 가볍게 미소지으며 다가선다. 이제 40대를 넘고보니 내 삶의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것들이 그처럼 고맙게만 느껴진다. 지어는 한점의 쓰레기까지도 나를 위한 그 어떤 고마움을 만들기까지 한다. 옛날에는 안해자랑을 하는 남자는 별로 좋은 꼬리표를 달지 못했지만 요즘은 세상이 많이 달라지다보니 안해의 자랑을 할줄 모르는 남자들은 그 꼬리표가 별로라는 생각이다. 다른 남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몰라도 나만은 정말 안해를 잘 얻었다는 만족감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한번은 어느 술상에서 친구가 나보고 안해를 잘 얻었다고 하기에 인차 그건 하나님이 나를 귀엽게 여겨 보내오신 선물이라고 말했더니 모두가 무겁게 머리를 끄덕이는것이였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얼마나 안해에게 고마웠는지 모른다. 어려서부터 가난을 밥먹듯이 하면서 살아온 저로서는 제일 큰 꿈이 꼭 가난에서 벗어나는것이였다. 그 가난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도 끝까지 하지 못하고 중퇴하는 아픈 추억을 남기기도 하였다. 이제 생각해보느라면 그런 모습을 지켜보시던 부모의 마음도 얼마나 아팠을가 가히 짐작이 간다. 어느쪽을 잃으면 어느쪽은 얻는다는 그 말씀의 진리를 다시금 터득하기도 한다. 그래도 하냥 공정한 하늘에 늘 고마움을 간직하면서 나를 위해 움직이는 모든것에 항상 소중함을 잊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있다. 이제 점차 나이가 들면서 안해의 소중함도 깊이 터득이 가는듯하고 늘 안해가 고마웁고 또 이 가정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뛰는 안해가 너무도 고맙기만 하다. 아마도 이제 철이드는 모양이다. 그래도 천만다행이라고 만족한다. 하루라도 빨리 저에게 이런 소중한 깨우침을 주어서 너무 고맙기만하다. 예전에는 마누라가 아프다면 짜증부터 나기가 일쑤였는데 요즘에는 마누라가 아플가봐 늘 걱정하면서 될수록이면 내가 스스로 집안일을 찾아하면서 마누라를 쉬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더 많아지고 있다. 그 무슨 억지로의 움직임이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인생이란 아마도 그 깨우침이 소중한듯하다. 한생을 살아도 그 깨우침을 바로 줏지 못했다면 역시 헛살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깨치는 인생에는 고마움이 더욱 물씬거리는지도 모른다.
여직 이 가정을 열심히 지켜왔고 이 가정을 위하여 그 어떤 서글픔도 말없이 삭이면서 너무 힘겹게 걸어온 안해의 심전에 고운 향기를 뿌려주고싶은 마음이 저 봄하늘의 따스함과 함께 살포시 내려앉는다. 어려움으로 구겨진 안해의 마음속의 어떤 구석들을 열심히 다림질해주고 싶다. 그 무슨 슬픔보다는 웃음을 더 주고 싶고 그 무슨 질책보다는 믿음을 더 주고 싶고 그 무슨 랭정함보다는 따스함을 더 주고 싶고 그 무슨 아픔보다는 잔잔한 행복을 더 주고 싶고 그 무슨 욕심보다는 하나라도 더 주고싶은 그런 절절한 마음을 곱게 꿰매여 안해의 심전에 곱게 뿌리를 내리고 향기를 뿌려주고 싶다.
비록 요란스러운 랑만은 만들지 못할망정 잔잔한 움직임으로 안해에게 보다 많은 웃음을 정성스레 만들어 열심히 살아갈것이다. 안해의 얼굴에 행복의 잔물결이 끊임없이 흐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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