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가까움은 두말없이 좋은 결실이다. 더우기 믿음이 날로 박약해가는 요즘 세월에 가까움은 또 다른 별미로 인간세상을 후련하게 만들어간다. 서로 남남이지만 살아가면서 가깝게 지내는 모습들을 지켜보느라면 마음먼저 후더워난다. 사람이 그리운 요즘 세월에 가까운 이웃들이 존재함은 스스로의 행운이 아닐수 없다. 산보도 어깨 나란히 같이 다니고 희사도 좋고 액사도 좋고 모두가 한맘이 되여 서로 손잡고 세월을 주릅잡는 순간들은 고향의 풍경처럼 다가선다. 선조님들의 지혜를 남김없이 빛내여가는 그런 하얀 옹달샘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우기 어려운 일들이 생기면 제집 일처럼 발벗고 나서는 모습도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별로 넉넉한 살림이 아닐지라도 서로의 주고받음에는 아무런 미련도 없이 그저 그렇게 행복하고 즐겁기만 한 그런 모습들이 너무도 보기가 좋다. 남들이 산해진물을 집을 때 뜨끈뜨끈한 구들에서 구수한 된장국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인정을 쌓아가는 모습도 참말로 구수하게만 다가선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 어떤 바램이나 요구도 없이 가슴 시원히 열어놓고 그처럼 편하게 그처럼 다정하게 그처럼 즐겁게 움직이는 순간들도 너무너무 보기 좋다.
서로가 아프면 자신이 아픈것보다 더 걱정하고 슬퍼하는 그런 만남, 서로가 힘들어하면 서슴없이 몸을 내번지는 그런 만남, 서로가 어려워하면 아낌없이 얄팍한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내는 그런 만남, 서로가 서로를 서로라고 여기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서로답게 여기는 그런 존재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마음의 지퍼를 열어야 한다.
진정 마음으로 다가서는 그런 만남, 진정 사랑으로 다가서는 그런 만남, 진정 정성으로 다가서는 그런 만남, 진정 행복하게 다가서는 그런 만남, 진정 편하게 몰아가는 그런 만남, 만남이 만남같은 만남으로 자리를 만들면서 만남답게 만남을 장식하는 그런 만남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마음의 흉벽을 허물어야 한다,
리익을 위하여 만들어가는 어떤 헐망한 울타리가 아니다, 리익을 위하여 펴놓은 어떤 잔디밭이 아니다, 리익을 위하여 파놓은 어떤 두려운 함정이 아니다, 리익을 위하여 가면에 발리운 어떤 얄팍한 웃음이 아니다, 리익을 위하여 찧는 어떤 멀쩡한 방아질이 아니다, 리익을 위하여 흐르는 어떤 오염된 시내물이 아니다, 리익을 위하여 슴슴하게 심어놓은 어떤 농작물이 아니다, 리익을 위하여 세워 놓은 어떤 비석이 아니다…
너무도 평범한 한점의 만남엔 티끌만큼의 오염도 용서못한다. 오염의 빛마저 들어설 자리가 없는 그런 밝은 구석들이다. 만남이 귀하고 만남이 귀함을 만들고 귀함이 서로를 서로답게 만들 때 우리는 또 다른 삶의 지평을 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