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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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1월 13일 18시 10분  조회:2198  추천:1  작성자: 리창현
    며칠전 상점을 거닐다가 알락달락 각양각색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면빗에 발목을 묶이우게 되였다. 눈치빠른 장사군 아줌마가 요란스레 다사를 떨더니 불현듯 나의 헐망한 머리털을 보더니 입을 철문같이 꼭 닫는것이였다. 그러면서 어딘가 다소 미안해하는 기색도 감추지 못했다. 나는 인츰 가장 정교하게 만들어진 빗을 가리키면서 보자고 하였다. 그랬더니 생각과는 달리 의외의 수입이라도 얻은듯이 기뻐하며 입을 풀어 놓았다. 10여년만에 내손에 쥐여진 빗에 어딘가 좀 미안스러운 생각도 없잖았다. 가슴속깊이로부터 억제못할 야릇한 느낌이 새록새록 괴여올랐다. 어쩐지 격에 맞지 않는 노릇을 하고있는듯한 별스런 심정이였다. 슬그머니 뒤를 돌아보니 못난 아줌마의 얼굴에는 읽지못할 기색이 어려있었다.
??  아마 빗으로 머리를 빗어보기는 10여년전으로 기억이 희미하다. 어느해의 자연재해인지는 딱히 기억이 어둡지만 여하튼 경한 재해가 아님은 현실이 잘 보여주고 있는 형편이다. 그 뒤로부터 나와의 빗은 인연을 끊게 되였다. 그대신 나의 다섯손가락이 빗대신 역할을 하고 있었다. 몇대밖에 안되는 그들로서는 특급 보호대상으로 대접받게 되였다. 좋다는 샴프는 모조리 써보았고 도움이 된다는 약들도 적잖게 써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마음을 크게 먹고 비록은 서운하지만 그대로 관심을 멀리하였다. 참 이상스럽게도 어느정도 채벌을 당하더니 그뒤로는 잠잠해졌다. 그러니깐 빗을 갖출 필요가 없는것이였다. 고작해야 다섯손가락이면 <> 였다.  남은 그들이 성미가 고와서 다행이지 그렇지않고 고슴도치털처럼 항상 일어서면 아마 그 모습은 꿈에도 웃음을 흘릴정도일것이다. 그때는 남들이 빗을 들고 머리를 기분좋게 빗어넘기는 꼴을 보느라면 기분부터 엉망이 되군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질없는 욕심에 허구픈 웃음뿐이다. 이렇고보니 나와 빗 과의 인연은 상당히 짧은것이다. 세상에 태여나서 자신을 위해 생겨난것과 인연을 잃는것만큼 슬픈일도 더 없을것이다. 그래서 아마 내 머리털들은 거의 혼자서 외롭게 살아온거나 다름일 없다. 불현듯 그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스쳐지난다. 긴긴 세월을 서로 헤여져 살면서 만남이 그토록 험난하였으니 나로서는 잘못이 상당한줄로 절실히 느낀다.
  아마도 사람이 세상에 태여날적부터 적어도 두개의 빗은 갖춰야 하지않나하는 엉뚱한 생각이 머리를 쳐들로 사유에 끼여든다. 하나는 우리들이 늘 머리를 빗을 때 쓰는 면빗이고 다른 하나는 흩어진 삶을 빗는 그런 빗도 갖춰야 하는것이다. 비록 나는 머리를 빗는 면빗과는 10여년 정도 헤여져있었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빗는 빗을 갖추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스스로 만족의 파문으로 움직인다.
  그렇다! 삶도 가끔은 머리카락처럼 흩어질때가 있는것이다. 그럴때에는 반드시 빗으로 곱게 빗어 넘기면서 알뜰하게 정리함이 필요하다. 내 삶의 빗은 바로 문학이다. 문학이라는 신비한 빗으로 자신의 헝클어진 삶들을 오늘까지 아니 영원히 빗고 정리하면서 열심히 살아갈것이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가끔은 동료들에게 빌려주면서 함께 삶의 질을 향상시킬것이다. 이제 생각하느라니 문학에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비록은 머리를 빗는 면빗과는 잠시 리별을 했다하지만 너무도 소중한 빗 하나를 위해 알뜰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니 만족이 면사포같이 마음에 씌워진다. 그러면서 오늘의 아름다운 만남을 위해 헤여졌다고 생각하니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한다.
  나는 조용히 거울을 마주 한다. 그리고 금방 산 빗으로 여직 나를 지켜주면서 떠나지 않은 그들을 곱게 빗어본다. 이상스러운것은 10여년이 지난 오늘이건만 그 솜씨가 조금도 서툴지 않고 너무도 자연스러운것이다. 곱게 빗겨진 머리카락들 사이에 또다시 삶이 흐른다. 생기가 흐른다. 그들이 캐득거리는듯한 웃음소리도 마음에 맞혀오는것같다. 내 마음도 곱게 빗긴다. 또다시 장사군 아줌마의 측은하던 눈길이 안겨온다. 빗을 들고 자꾸만 나의 머리카락을 훔쳐보던 아줌마의 일동에 고마움이 가득찬다.
  래일 머리랑 마음이랑 곱게 빗고 아줌마의 매대로 가봐야겠다. 그리고 고맙다는 인사도 알뜰하게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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