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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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외2수)
2011년 08월 29일 17시 01분  조회:4037  추천:1  작성자: 리창현
   본능(2)
 
나는 너를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너도 나를 모른다
알수도 없는 일이다
나는 너를 모르는게
너무너무 편하다
하지만 넌 왜서
그냥 나를 알려고 하는지
자꾸만 나의 아픈곳을
건드리면서
흡족해하는거니
그런 꼴 보기 싫어서
난 아예 너를
개보다도 천하게 여긴다.
 
첫눈
 
첫눈이 내린다
마음이 아프다
한시도 그치지 않고
꼬박 이틀이나 내렸다
설음이 쌓인다
아직도 그냥
내린다
하나님의 슬픈 사연들
얼음꽃으로 피여서
내 마음에 내린다
비물이 내린다
후회가 흐른다.
 
나의 장례식날
1.
 
아침부터
구질구질
비가 내린다
 
차량들이
줄을 지어
서서히 움직인다
 
나를 위해
슬퍼하는 사람들이
퍼그나 많았다
 
나는 가는길이
외롭지가 않았다.
 
       2.
 
뒤에서 나를
모질게 헐뜯던
사람도 보였다
말없이
묵묵히
하늘만 쳐다보았다
나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이는 내 눈을 피하느라
몸부림을 쳤다
 순간 나는
그이의 눈가에 맺힌
빨알간 이슬을 보았다
나는 그이가
밉지 않았다
고마웠다
나의 가는 마음은
많이 가벼워 졌다.
 
       3.
 
내가 엄청
미워하던
사람도 보였다
그이는 나를 향해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이의 눈길을
피하느라
눈을 감았다
차가운 눈물이
귀안을 채웠다
무겁던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는 가는길이
슬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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