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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여행 ( 13) 모아산은 새해 첫 산행코스였습니다
2006년 01월 03일 00시 00분  조회:4263  추천:72  작성자: 리함

모아산은 새해 첫 산행코스였습니다


리 함


《오늘 아침 해돋이 구경하러 모아산에 갔더랬는데 너무 구름이 많아 보지는 못했지만 몇백명이 모인 장소를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우리 주변에 이처럼 열심히 사는분들이 많다는데서 힘도 났구요.》

연변일보사 기자 김철호씨가 새해 첫날에 필자한테 보내온 축하메일의 한단락이다. 1월 2일, 연우산악회동료들과 더불어 새해의 첫 코스를 모아산으로 잡고 연길시가지 서남쪽변두리 원 려산화원에서부터 걷노라니 김철호씨의 메일이 떠올랐다. 필자가 이 얘기를 하며 어제 모아산해돋이보려고 모인 사람이 몇백명에 달했다고 하자 백수정님은 자기도 가까운 친구들과 같이 해돋이보러 갔었는데 과연 사람들이 많더라면서 대형뻐스만도 몇대, 자가용은 그 수를 헤아릴수 없이 많더라고 뒤를 달았다.

감탄이 절로 났다. 새해의 축복을 받으려고 새해 소망을 빌고저 모아산으로 찾아드는 이런 현상을 두고 누가 모아산은 연길의 상징이 아니라고 하겠는가. 몸과 마음 수련하는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이 모아산이라고 할 때 숲과 가까와지는게 소망이라는 연우산악회, 이들 일행은 산행 첫 코스를 모아산으로 잡고 모아산을 바라고 씨엉씨엉 발걸음을 옮겨놓는다. 산에 마음 앗긴 사람들이 가는 산행길이다.

숲속길에 들어서자 모아산으로 향하는 오솔길은 여러 갈래로 뻗어나갔다. 몇해전까지만도 보이지 않던 오솔길, 얼마나 많은 연길사람들이 다녀갔으면 길이 생겨났을가. 우린 첫 산등성이 허리를 지른 왼쪽의 넓은 소로길을 택했다. 여기의 숲속나무들은 모아산 북쪽가의 대면적 숲속나무들에 비해 크기나 수령(树龄)이 무척 어려보이였다. 이는 이곳 식수가 모아산가 식수보다 퍼그나 늦다는것을 말해주고있다. 두드러지는것은 모아산과 그 주변의 나무들은 모두가 인공림이여서 이깔나무가 아니면 잣나무 등 소나무류들뿐이여서 자연림들에 비해 단일함을 보여주는것이라 하겠다.

그래도 좋았다. 10여리 숲속길은 내내 모아산정상까지 뻗었으니 언제 보아도 모아산산행은 흥이 났다. 첫 산등성이 허리길을 축내고 민속촌입구 대문가를 지나니 먼저번 거치던 모아산 북쪽기슭을 두 동강낸 골짜기이다. 계곡에는 자그마한 내가 졸졸 흐르는데 겨울의 내는 꽁꽁 얼어붙어 미끄럼하기 좋았다. 얼음우를 먼저 지난 옥저님이 우스개를 피웠다.

《아래쪽을 디디면 늙은축이고 웃쪽을 미끌면 젊은축이다!》

이 우스개에 누가 아래쪽을 디디려 하겠는가, 일행은 한사람같이 웃쪽 얼음우로 미끄럼질했다. 동년을 방불케 하는 흥나는 얼음지치기였다.

골짜기를 넘으니 모아산에서부터 뻗어내린 완만한 북쪽기슭이다. 이곳의 숲은 나무들이 하늘을 찌르는것이 특징인데 왼쪽으로 뻗은 홈채기에는 아름드리 산백양도 가끔 보이였다.

《저런 나무들은 40~50년생은 쉬이 될겁니다.》

언제 봐도 나무들에 남다른 지식을 갖고있는 송이님의 단언이다. 그러는 송이님은 새로 산행에 가담한 김춘씨와 같이 앞장에서 풋풋한 푸른 숲속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한 구간 지날 때마다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는 고느적한 북쪽비탈이다. 한시간반쯤 조이니 웅장한 모아산이 앞을 막는다. 여기에서 길은 세갈래로 나뉘여지는데 복판길이 모아산을 오르는 북쪽비탈길이라면 왼쪽길은 동쪽으로 모아산을 에도는 길이고 오른쪽은 서쪽으로 모아산을 에도는 길이였다. 옥저님의 한패가 복판길에 들어설 때 바람님은 오른쪽 오솔길을 택했다. 다녀보지 못한 길을 가보자는 심산에 송이님이 따라섰다. 필자까지 합치니 오른쪽행은 셋이였다.

《다녀보지 못한 오솔길이라 서북쪽기슭으로도 오르고싶군요.》
《나도 동감입니다.》

바람님과 송이님의 단마디대화이다. 그 대화에 솔깃하며 수걱수걱 길만 조이는데 서북쪽비탈은 온통 키높은 자작나무숲이다. 이런 자작나무를 사스레나무라고도 하는데 지난가을 문화와 관광세미나때 비암산에서 보았던 북쪽기슭과 서북쪽기슭의 대면적의 자작나무림이 떠올랐다. 비암산의 자작나무는 애어린 자작나무라 할 때 모아산의 자작나무는 어른이 된 자작나무였다.

오른쪽 오솔길선택은 자작나무발견이란 뜻밖의 수확을 안겨주었다. 성수가 난 일행은 모아산나무류를 화제로 삼았다. 또 하나의 수확은 모아산산체의 나무는 인공림이 아닌 자연림이라는것이다. 산체아래구간의 이깔나무와 소나무류를 보면 대뜸 알리는 모습이였다. 지난 60년대초부터 장장 80년대에까지 이어진 모아산식수, 90년대초에는 제법 3300헥타르로 늘어난 모아산림구. 푸른 산은 인간의 동경이라더니 연길사람들은 불모지 민둥산을 끝끝내 가도가도 숲으로 덮힌 푸른산으로 만들어내고야말았다. 재미나는것은 모아산의 나무들은 동서남북방향에 따라 수종이 서로 다른것이라 할가. 동북쪽비탈은 참나무숲으로 일매졌을 때 서북쪽비탈은 자작나무숲이고 서쪽비탈은 남쪽으로 갈수록 큰나무들이 적어지며 단나무, 낫나무 세계를 이루고있었다. 그중의 하나가 봄이면 봄마다 남쪽비탈을 꽈악 덮으며 꽃들을 활짝 피여올리는 살구나무류였다.

나무숲에 정신을 파는사이 어느덧 모아산서쪽비탈에 들어섰는데 숲속으로 뻗어나간 오솔길은 정상에로 오를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한식경 더 나가서야 이 오솔길은 모아산기슭을 에도는 서북, 서남쪽 길이란것을 알았다. 한들 어떠랴, 내친걸음이라 서북, 서남방으로 모아산 산체를 한번 돌아보는것도 뜻깊은 일인데야.

시간이 한식경이나 흘렀을가, 우리 일행 셋은 모아산 남쪽기슭에 대이였다. 그곳에서 모아산을 톱기 시작했는데 남쪽으로의 모아산등반은 처음이였다. 남쪽구간길은 가파른 길이여서 조금만 나아가도 숨이 헉헉 차오르며 힘이 부치였다. 했건만 바람님과 송이님은 잘도 나아갔다. 그 뒤를 따르는 필자는 체력상 세대차이를 실감하지 않을수 없었다.

남쪽비탈을 3분의 2쯤 조인 구간에서 송이님은 필자를 기다리고있었다. 잠간 숨을 돌리다가 왼쪽 한 구간에 이르러 필자는 송이님을 잡아당겼다. 먼저번 남쪽비탈하산때 보았던, 땅기운이 서려오르는 구간에 이르렀기때문이였다. 움푹 패인 자리인데 돌쪼각들이 덮인 구간에는 지난때 두곳이 아니라 7~8개 곳에서 김이 서려오른 자취를 남기고있었다. 필경은 샘물이나 그 어떤 동굴모양이 있음을 알려주는 구간이였다.

모아산정상에 오르니 옥저님일행이 우릴 기다리고있었다. 산을 서북, 서남 쪽으로 돌다가 오른데서 시간이 퍼그나 지체되였던것이다. 시안의 변두리에서 산을 에돌아 정상에 오르기까지 두시간반쯤의 시간이 걸리였었다. 그만큼 모아산숲속을 헤치였다는 말이렸다.

언제 찾아도 정답기만 한 모아산 정상, 그제날 옛 봉화대자리——이 자리에서 몸에 지닌 보온병을 꺼내 뜨거운 우유를 마시는 우린 행복했다. 행복이란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했을 때의 감수라 하지 않았던가.

새해 2006년은 병술년 개띠해, 이 해의 두번째날 첫 산행코스로 되여준 모아산이 감사했다. 자연과 함께 하는 2006년의 첫 모아산행에서 모아산의 인공림, 자연림 지식을 닦았고 산을 서쪽으로 에돌아 남쪽비탈로 올라도 보았으니 매번 산행에 기대치 못한 즐거움이 있다는것이 실감났다. 그러는 연길의 상징——모아산이 전에없이 정다이 안겨들었다. 모아산이 내 맘속에 우렷이 솟아오르는 감격의 시각이였다.

현대인에 앞서 옛 사람들은 벌써 울울창창한 숲속은 인간에게 정기를 주고 몸과 마음을 맑게 수련시킨다고 했다. 그래서일가, 귀로에도 모아산숲속길을 헤쳐가는 일행은 마음이 각별히 열리면서 정화되는 기분이였다. 모아산 북쪽비탈길 귀로에서 롱담을 잘하는 송이님이 또 우스개를 만들어냈다.

《연우산악회가 벌써 두해철을 잡았습니다.》

과연 두해철이 옳았다. 며칠전 12월 24일 모아산서 연우산악회가 정식 발족될 때는 2005년이고 오늘 모아산행은 2006년에 들어선 시점이니 말이다. 이따라 송이님의 말뜻을 헤아린 일행은 웃음판을 터뜨렸다. 즐거운 웃음, 흥나는 웃음.

모아산은 새해 첫 산행코스였다.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성스런 산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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