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소감】
이해도 뛰고 또 뛰여 보았다
아침에 일어나니 밖에서는 부슬부슬 2월의 찬비가 내린다. 설날 전후 7~8일간이나 10도 이상 20도 쯤으로 강남 첫 봄날을 하사하던 날씨는 최저기온이 0~1도로 곤두박질하며 온 하루 지꿎은 찬비를 내리여 녕파 상산현의 석포진으로 가려던 김염, 왕인미 관련 답사를 떠날수가 없다. 겨울방학이라 한국어과 우리 선후배 선생님들이 거의 떠나버린 자리에서 2월의 부슬비를 하염없이 바라 보노라니 흘러간 한해--뛰고 또 뛰여 본 2010년이 꾸역꾸역 뇌리에 흘러 든다.
(그래, 이 시간은 나 인생의 한해로 아롱지는 2010년을 돌이켜 보는거다. 갓 력사의 저 언덕너머로 사라진 2010년은 무척이나 일을 많이 한 한해가 아니던가.)
선참 뇌리를 때리는 것은 대학 한국어과 강의 두학기. 08응용한국어 3반과 09조선어 2반의 한국어강의를 맡고 대학생애들과 어울리며 신뢰를 모으며 학년내 성적이 뒤진 두 학급의 한국어과 성적을 눈이 뜨이게 높이였지. 한국어강의를 잘하지 못하고선 입이 열개라도 할말도 없는 현실을 정시해야 했다. 또, 한국력사과로 되는 중한고대관계사 첫 강의를 맡고 새로운 과문을 쓰며 강의하며 08본과 4개반 근 100명 중국대학생들에게 옛날 최치원이며 의천 대각국사며 중국남방내 발자취를 심어 주었었지. 과외지도로 되는 한국어글짓기에서는 화동지구 한국어글짓기 금상과 절강성 한국어글짓기 금상을 일궈내며 화동지구 한국어글짓기 평심위원장으로도 뛰여 보고.
해도해도 한국어강의란 이 울타리에만 매울 내가 아니였다. 나라는 소인은 비록 초야속의 이름없는 일개 선비여도 겨레란 한 뿌리속의 한 인간임에는 틀림이 없어 겨레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뛰고 뛰여야만 했다. 나에게서 겨울, 여름 두 방학만이 한해중 절호의 기회여서 2월에 이어 7월하순, 8월속에 근 40일이라는 시간을 내여 강소란 이땅의 신사군속 우리 겨레발자취, 옛날 당나라~신라 시절 최치원, 송나라~고려 시절의 의천 대각국사 발자취 좇아 남통, 양주, 진강, 염성, 익림, 률수, 고순 등 현지 답사길에 오르고 양림, 무정 장군의 두 평전 집필하고저 홍군장정 발자취 좇아 운남, 사천, 귀주의 곤명, 대리, 려강, 샹그리라, 판즈화, 회리, 통안, 금사강 교평도, 귀양, 준의, 오강천험 등지를 다녀오며 홍군장정 시절의 양림, 무정 두 장군과 하많은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그때가 금시 같은데 그 무더운 여름도 지나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고 또 한해의 새봄이 발뼘발뼘 다가서고 있다.
그리곤 우리 겨레를 위해 내가 할수 있는 일 또 뭐던가. 연변작가협회 산하 절강창작위원회를 무었다면, 남방의 여러 지역사회 문인들 결속을 위해서 남방아리랑을 무었다면, 남방아리랑 항주, 상해, 무석, 남경 대표들을 무었다면 뭔가 일이라도 해야지. 항주의 현장님과 남연님, 상해의 김창석님, 전은종님, 홍순범님, 무석의 황춘옥님, 남경의 유성운님과 연변문학지와 손을 잡으니 5월의 중앙민족대 서영섭교수 남방 조선어특강, 연변문학지와의 항주필회와 연변문학 11월호 남방특집, 중국영화황제 김염탄생 100돌 상해 묘소 기념행사들이 쭈욱 펼쳐진다.
하다면 절강창작위원회, 남방아리랑을 이끌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나부터 글을 써야 하는거지. 우리 발자취요 우리 문학이요 하면서 기행, 평론, 수필 등 수십만자를 쓰니 그중 문학, 력사 론문이 근 10편, 연변문학에 윤동주, 로신 관련 연구론문 2편을 실어 보았다. 그속에 양림, 무정, 서일 장군 각기 평전을 위한 기초작업이 끝나가고 이미 썼거나 계속 쓰고있는 “이야기 조선족항일투쟁사” (전4권), “겨레발자취 기행” (전5권), “력사문학연구문집” 제3권, “나의 문학예술세계” (전 2권), “겨레 항일지사들” 제5책, 당창건 90돌맞이 중공당원으로 된 “조선족항일녀렬사 90인전” 등 10여부 저서가 보다 완미해지고 마무리되여 간다.
흘러간 한해 2010년을 돌이키며 가장 흥나는것은 중국영화황제 김염과 섭이, 전한과의 관계를 헤아리면서 중국영화사, 중국혁명사의 높이에서 그려낸 이땅의 우리 겨레가 잘 모르는 김염 계렬글 5만자가 올해 “예술세계” 제1호부터 련재를 시작한것. 우리 겨레를 위해 또 하나의 좋은 일을 했다고 하니 이 마음 후련하기만 하다.
확실히 지난 2010년은 그 어느해보다 부지런히 뛰고 또 뛰여 본 한해였다. 그러나 나도 필경은 세월속에 50대 후반에 들어서는 사람. 한국어과 강의외 과외로 뛰자니 힘에 부치고 조급증에 사로잡힐 때가 가끔 있다. 주어진 인생길에 한없는 욕망은 금물이거늘 버려야 할 욕망은 대담히 버려야겠는데 알면서도 잘 되지 않는일이 욕망버리기인가부다. 새해 2011년은 이 끝없는 욕망과의 큰 싸움을 벌려야 할것 같다. 언제면 나에게서 많고많은 시간을 앗아가는 현실생활에서 해탈되여 모든 시간과 정력을 내가 하고픈 일에 바쳐 볼까, 그날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밖에서는 계속 강남찬비가 내린다. 지꿎은 찬비는 새로운 한해—2011년은 힘에 어울리게 뛰여 보라며, 마음을 차분히 다듬어 보라며 소리없이 일러준다. 될수가 있을까, 나는 그저 웃어 본다.
2011년 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