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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분이 짱입니다
오늘은 4월 23일 토요일, 왠지 대우릉에 들어가 4월 20일 대우 참배대전 뒤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습니다. 안개가 흩어지지 않았지만 25도를 기록하는 해맑은 날씨만은 틀림 없습니다.
월수대 교수아파트를 내려 동방언어학원 국내에 들어서자 어디선가 이름모를 고운 나비 한마리가 호르르 날아와 내앞에서 길을 안내하듯이 앞으로 날개를 퍼덕이며 나풀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옆으로 살짝 비키며 금방 꽃이 진 푸르른 동백나무에 살포시 내려 앉았습니다. 얻기 어려운 기회여서 제꺽 카메라를 꺼내서 나비의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정말이지 진정할줄 모르는 나비를 두고 나비사진을 찍기란 여간 쉽지가 않습니다. 사진 몇장을 찍자 나비는 훨훨 날아 갔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나비였습니다. 나비가 미동하지 않은채 앉아 있는 모습은 흔치않은 모습입니다. 한해속에서도 두세번 정도나 차례질가 하는 나비 모습, 그것도 나앞에서 나풀거리다가 말입니다. 옳지 그래, 이름모를 령물나비는 오늘 당신이 신령스러운 대우님 뵈러가니 재수가 좋을 거라고 알려주는 상 싶었습니다.
기분이 별스레 좋았습니다. 자라나는 애들 세대로 말하면 기분이 짱입니다. 월수대 캠퍼스를 지나고 남대문을 지나 대우릉 구내에 들어서니 “고월우풍대주루”(古越禹风大酒楼)가 선참 맞아주고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어서 오라 꽃잎 파르르 맞아 줍니다. 수양버들 우거진 아늑한 호수가에서는 집오리들이 자유로이 노닐며 해바라기를 하고있었습니다.
대우릉 구내 대우릉으로 이어진 신도에 들어서고 대우릉 제사광장에 들어서니 대우릉은 4월 20일 대우 참배대전 기분이 여전합니다. 소흥시에서는 1995년부터 해마다 4월 20일 대우 참배대전을 가집니다. 최근 년간에는 지구, 성급으로부터 중앙급으로 격상되였습니다. 유람객들은 삼삼오오 대우릉을 거닐며 대우 참배대전의 기분을 되찾고 있습니다. 촬영애호가들은 여기저기 사진찍기에 여념 없습니다. 대우 제사광장이며, 9000근 종이며, 대형 북이며, 대우 토템 세 기둥이며, 대우릉이며, 대우릉 다리며 모든것이 대우 참배대전 기분으로 물씬 풍기여납니다.
대우릉 남쪽가 백조락원 구내 철벽옥천은 신선세계 무릉도원을 방불케 합니다. 얼마전까지도 호수가 따라 붉은 복숭아꽃으로 화알짝 덮히였으니 무릉도원이 옳기도 하지. 무릉도원 속에 비껴오는 회계산 석범산정의 높이 21미터 대우동상이 즐겁고 숙연한 기분을 뿌려 줍니다. 그 기분속에 비둘기 몇마리가 백조락원 쪽에서 포르르 날아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평화로이 즐기고 푸른잎속에 피여나는 3월의 목련화가 어엿한 자태로 안겨 듭니다. 언녕 지고 사라질 흰목련화가 대우 참배대전 직후까지 환히 피여나 웃습니다. 오늘은 정말 기분이 짱입니다.
오늘의 대기 투명도가 100퍼센트 맑지마는 않지만 안개가 걷히며 강남의 태양이 자글자글 열기를 발산합니다. 아까와는 달리 땡볕이 쏟아지며 왜 짧은 팔 적삼을 입고 오지 않았나 힐난하는것 같습니다
산과 들에 신록이 짙은 이 좋은 4월의 강남 봄날에 그대로 귀가한다는건 하늘에 미안한 일이지, 대우릉 산책과 더불어 한주일 전인가 본 대우릉 어구 남하가 세투리가 생각났습니다. 마침 늘 하는 나물캐기 야외 버릇대로 지니는 자그마한 채소칼이 가방에 들어 있었습니다. 대우릉 구내를 벗어나 남하가에 이르니 세투리는 여전히 싱싱한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태전인가 대우릉 구내 한곳에서 무더기 싱싱한 세투리를 보고 캔후로 처음입니다.
사실말이지 어려서부터 몸에 밴 우리만의 함경도 방언이라 세투리라고 정다이 부르지만 표준어로 말하면 씀바귀입니다. 이런 씀바귀라는 표준어를 두고 연변대 조문학부 출신이요, 기자출신이라는 놈이 상당한 세월속에 씀바귀를 무슨 들레—민들레—한자어 포공영으로 알았으니 어떤 면에서는 한다는 그 지식이 토끼꼬리 지식에 지나지 않았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고집만은 여간내기가 아니여서 지금도 씀바귀가 싫은 세투리로 부른답니다.
나는 차분히 자연산 봄나물—세투리를 캐기 시작했습니다. 한해 사계절 강남나물을 캐기에 습관된 우리—나였습니다. 2~3월에 캔 미나리요, 민들레요, 달래요 봄나물들을 지금도 먹는 우리인데요. 이같은 자연산에 빠져 버린 내가 오늘은 또 세투리에 빠져 버리니 강한 해님의 강타가 싫어 해님을 등지고 퍼더 앉아 버렸습니다. 세투리는 말없이 한줌한줌 늘어만 갑니다. 그러니 붉은넥타이 시절 집에서 기르는 100여마리 토끼를 위해 봄이면 봄마다 2~3일에 한번 세투리를 주머니들이로 캐여들이던 생각이 납니다. 그때는 세투리가 맛나는 대자연속 나물이라는것을 몰랐나 봅니다. 먹어보지도 않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생활하던 초시절, 해마다 봄이면 연변대학 뒤언덕과 신풍쪽 논밭과 부르하통하에서 미나리, 세투리를 캐여 강가에서 갖고 간 무엇으로 데쳐 맛나게 먹으며 봄을 즐기던 생각도 났습니다. 새생활이 꽃피던 20대 후반 시절, 랑만속에 살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세투리는 어느덧 무드기 캐여졌습니다. 그 자리 세투리 전부를 캐지 않아도 먹거리로는 풋풋했습니다. 오늘은 그야말로 기분이 짱입니다. 첫걸음의 대학구내 이름모를 나비로부터 대우릉 호수가 집오리, 대자연의 강남야생화, 대우릉 참배대전의 여전한 모습, 지지않은 3월의 흰 목련화, 무릉도원의 철벽옥천 비둘기, 철벽옥천 속에 안겨들던 대우동상—모두가 기분에 기분을 더해주는 순간순간들이였습니다.
어지러워진 손이랑 칼이랑 씻으려고 남하가로 가니 따스한 강물에서 미역을 감는 강남의 남정들이 보이는가 하면 강가따라 일매지게 붓꽃들이 피여나 그야말로 가관이였습니다. 4월22일 대우릉 바깥 북쪽 남하호수가에서 첫 붓꽃을 카메라에 담은 후 두번째입니다. 남하에 비껴오는 파아란 붓꽃들이 그리도 매혹적일 수가 없습니다.
오늘을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오늘은 바깥세상 걸음마다 즐거운 기분만이 겹치는 날입니다. 기분이 짱입니다. 대자연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즐기며 진정 대자연과 한마음이 되여 어울릴 때만이 기분이 짱인 법, 하늘이 펼쳐준 기분나고 신나는 흔치않은 4월의 강남 봄날속에서 나는 인차 헤어나질 못합니다.
2011년 4월 23일 밤, 강남 두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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