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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삼짇날 이야기
오늘은 3월 삼짇날, 해마다 맞이하는 삼짇날이건만 올해는 류달리 삼짇날이 청명날로 되여 있다. 어머님한테서 내가 태여난 날이 삼짇날이 드는 청명날이라는건 들어 알고 있지만 헴이 들어 삼짇날을 청명날로 생일을 쇠여 본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어른들은 다 알겠지만 해마다 삼짇날은 음력 3월 3일로서 이날을 또 삼질이라도 부른다. 삼짇날이란 옛 사람들의 상사일(上巳日), 중삼(重三)으로부터 기원되는데 우리 겨레로 말해 삼짇날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 오는 날이요, 산과 들에 꽃이 피기 시작하는 때라 겨우내 집안에만 있던 녀자들은 음식을 갖추어가지고 산과 들에 나가 진달래꽃을 따면서 화전놀이를 즐긴다. 또 삼짇날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소담하고 아름다워 진다고 녀자들은 내가에 나가 머리를 감는 풍습이 전해진다.
삼짇날에는 또 여러가지 나비가 첫선을 보이며 꽃을 찾아 날아든다고 한다. 흰나비를 먼저 보면 그해에 상복을 입게 되고 호랑나비를 먼저 보면 길하다고 믿어 왔으며 이날 약물을 먹으면 년중무병하다고 여기였다. 지역에 따라 룡왕당이나 삼신당에 거서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기원하기도 하고 농사가 잘되게 해달라며 춘경제를 지내기도 했다는 날. 조선반도(한반도)의 삼국시대 고구려에서는 해마다 설날, 정월 보름, 3월 3일 등을 명절로 하였는데 대표적인 것은 3월 3일, 이날 삼짇날은 병사들이 무술을 겨루는 날로서 활쏘기와 말타기 재주로 상무(尚武)정신을 길렀다.
조선반도(한반도)가 이러했다면 960만 평방킬로미터 신주의 대지는 음력 3월 3일이 갖는 의미가 굉장히 심오한것으로 알려진다.
전하는데 의하면 음력 3월 3일은 중국력사속 황제의 탄신일이고 전설속 서왕모 반도회(蟠桃会) 날이다. 서왕모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불사의 녀신이요, 녀왕이라면 전설속에서 서왕모의 딸 직녀는 인간세상의 견우를 사랑하며 아들딸을 낳았다고 전해진다. 도교의 진무대제(真武大帝)의 탄신일도 3월 3일이라고 한다. 하기에 예로부터 음력 3월 3일은 대단히 길할 날로 알려져 왔다.
이런 길할 날—음력 3월 3일은 주체민족 한족이나 소수민족을 망라하여 전통적 명절로 쇠여진다. 3월 3일은 먼저 황제님의 탄신일이기에 중국에서는 자고로부터 “2월2일에 룡이 머리를 들고, 3월 3일에 헌원(황제의 이름)이 탄생”(二月二,龙抬头,三月三,生轩辕)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3월 3일을 “상사절”(上巳节)로 지내왔다. 위진 이후에 상사절은 3월 3일로 번져져 오늘에 이르며 주체민족과 소수민족들 가운데서 다양한 명절모습을 보이고있다.
대만이나 복건 등지에서 음력 3월 3일을 “3월절”로 맞이한다면 써족은 3월 3일을 곡물의 생일로 쇠면서 집집마다 “흑미밥”(乌米饭)을 먹기에 이른다. 려족들에게는 이날이 수렵과 풍수의 명절이고 투쟈족은 련인절, 뚱족은 불꽃놀이절(花炮节). 요족은 킬로바절(千巴节)로 통할 때 한해 4계절 모두 조상에 제사를 지내는 절강 려수의 써족들에게 있어서 음력 3월 3일에 가지는 제사가 가장 중요한 제사활동으로 자리를 잡는다.
절강 소흥에서는 음력 3월 3일을 란정서예절로 기념하고 있다. 그 뿌리는 1600여년전 동진시절의 대서예가 왕희지와 관련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진영화(晋永和) 9년(기원 353) 음력 3월 3일에 란정과 그 주변의 명인대가 42명을 불러 왕희지를 기리는 오늘의 란정풍경구 란저산 아래에서 흐르는 잔잔한 내가에 술잔을 띄우며 시를 읊조리는 모임을 가지였다. 왕희지는 그 자리에서 필을 날려 “란정집서”(兰亭集序)를 써냈는데 이 서예가 후세사람들에게 “천하제1행서”(行书)로, 란정은 서예성지로 길이길이 전해진다. 지구급 시인 소흥시 인대상무위원회에서는 1984년 1월에 음력 3월 3일을 서예절로 결정하고 해마다 서예절을 쇠여 왔다.
관련자료로 보는 우리 삼짇날—음력 3월 3일의 개략적인 상식이라 하겠다. 그러나 무식해서일까, 나의 생일 3월 3일이 삼짇날로 통하다가 청명날로 이어지기도 하니 지난 세월속에 해해년년 께림한 생각도 없지 않았었다. 청명이 아무리 맑고 청신한 뜻이라고 해도 청명날에 산소에 가서 가토를 하고 귀신을 쫓는다는 날로 알려지니 그럴만도 하지.
하나 이 모든것은 지난시절—“철”이 들지 못한 시절의 이야기. 오늘에 와서는 생일날이 의미깊은 삼짇날로 번져지니 얼마나 신나는지 모르겠다. 나를 이런 삼짇날에 인간세상에 내려준 부모님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그후 나의 생일날이 내가 태여나던 해 계속으로 청명날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기다려도 보았으나 생일날—청명날이 쉽사리 펼쳐지지 않더니 올해 2011년 생일 음력 3월 3일이 청명날이란다.
“나 기억속에 생일날이 청명날로 겹띄운 때가 없는것 같은데…”
“아니, 언제인가 청명날에 생일을 쇠여 본 기억이 나는데요.”
“그랬던가, 나는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구려.”
집사람과 생일날을 두고 얘기하다가 중국희극출판사에서 1999년 10월에 펴낸 “민속만년력”을 펼치니 내가 태여나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생일날이 청명날로 겹띄운 날은 모두 4번이였다. 그중 한번이 1992년이니 집사람의 말은 조금도 그르지 않았다.
재미나는건 내 생애 4차의 생일날—청명날은 19년에 한번씩이라는것, 이 19년래 음력으로 쇠는 생일날이 어느해가 양력 3월 26일이면 19년후 생일날도 3월 26일이 아니면 하루 차이 밖에 없다는 것이라 할까. 19년에 한번씩 순환되고 있었다. 정말 재미나는 력서의 하나의 법칙이다. 유구한 력사가진 력법의 오묘한 법칙은 이뿐이 아니다.
어느덧 청년으로 자라난 지력장애자 아들애는 어린 시절부터 내 고향 연변서 “요일신동”으로 널리 알려진 애로서 어느해 어느날이 무슨 요일인가고 물으면 척척 알아 맞춘다. 어떻게 아느냐를 말로 표달하지 못하니 그 오묘한 법칙을 헤아릴수는 없으나 아들애가 가담가담 말해내는 력서의 법칙이 수두룩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력서가 몇년에 한번씩 중복된다는것, 그의 변화는 4년에 한번씩 윤년이 드는해 2월과 관계된다는 것이다. 그러던 내가 생일날과 청명날을 두고 만년력을 뒤적이다가 19년에 한번씩 중복됨을 발견했으니 뭐라고 할까.
해마다 음력 3월 3일이 우리 겨레로 말해 삼짇날이요, 중국내 한족과 소수민족으로 말해 의미가 깊은 민속명절이라고 할때, 맑고 청신한 의미의 청명전후가 우리 북방으로 말해 새봄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림이라 할때 이 마음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이런 날 삼짇날에 세상에 왕림한 나 기분도 말그대로 맑기만 하다.
그래서 해마다 춘3월의 생일둥이들이 그리도 많을까, 우리 절강월수외국어대 한국어과만도 류은종교수님을 주도로 여럿이다. 그속에 나도 끼이지만, 음력 3월의 가장 뜻깊은 날이라지만 나도 생일이랍시구 벅적일 필요가 없지 않은가. 여러 동료들의 축복속에서 생일이라고 쇠였다면 되는거지.
이런 의미에서 나는 올해 또 생일소감 한편을 쓰기로 하고 절강월수외국어대 캠퍼스와 주변의 대우릉 구내를 산책하며 강남봄에 취하며 19년만에 다시 만나는 삼짇날—청명날 뭇꽃들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3월 삼짇날 꽃으로 피여났소” 남방아리랑 코너 삼짇날 꽃묶음들은 이렇게 생겨났다.
2011년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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