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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3) 친구가 가다니 믿을수가 없구려
2011년 01월 25일 19시 24분  조회:6900  추천:30  작성자: 리함


             친구가
가다니 믿을수가 없구려


 

1

 

2011 1 23 아침, 절강월수외국어대 방룡남박사와 연변작가협회 우광훈 동갑친구를 통해 친구 류연산의 비보(1 22 오후 3 37 타계) 듣고 확인한후부터 마음이 부산하여 아무일도 할수가 없다. 23일과 24 지나 오늘 25일에 이르기까지도 상이 장상이다. 자다가도 깨여만 나면 류연산의 생각 뿐이고 친구가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연산친구와 나의 사이는 그럴만도 한가부다. 돌이켜 보면 연산친구와의 인연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1978 10 연변대학 조문학부에 입학하기 전의 일인데 문학을 한답시고 문학친구를 찾던 나는 20 초반의 시절 고향인 화룡현 경내를 누비다가 서성진 북대촌에서 류연산을 만나게 되였는데 그때가 대학입시제도가 회복된 직후의 1977 겨울인가 1978 사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던 문학도 우리가 둘다 소원성취하여 연변대학 조문학부 78년급 대학생으로 되니 날뜻히 기뻤다. 서로의 고향도 목도고개 하나 사이 해란강반이여서 사이의 인연은 남달랐다.

여기에 대학 재학시절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연산친구는 소설을 지향하고 나는 시를 지향하며 습작도 많이 하며 그때의 연변문예  조시 인삼장에서 발표하기까지 했는데 가끔 연산의 핀잔을 받아야 했다. 자기처럼 소설에 뜻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였다. 그때 연산이는 벌써 연변일보사의 윤효식기자님이나 연변인민출판사의 김봉웅편집님 등 어마마한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는데 그것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다. 영향으로 나는 시를 점차 멀리하다가 소설에 빠져 들었고, 소설에서도 이땅의 우리 조선족의 피어린 항일투쟁사를 장편소설화하겠다는것이 소신으로 자리잡아갔다.
   
그렇게 력사공부를 하다가 저도모르게 우리 력사에 매료되여 력사연구란 외통길을 걷는것이 인생으로 되여 버렸다. 다시 말해 내가 우리 력사와 씨름하게 된것은 소설로의 영향을 받은 친구 연산의 영향과 갈라 볼수가 없다 이것이다.

 
                                                                    
2

 

1982 7~8월에 연변대 조문학부를 졸업하고 연산이는 뜻대로 연변인민출판사 문예편집실에 배치받고 나는 처음 화룡현위 당사연구실에 배치 받았다가 연변일보사 기자로, 연변력사연구소 연구일군으로 옮겨 앉게 되였다. 둘다 소원성취하여 자기가 하고픈 인생행로에 오르게 셈이라 볼수가 있겠다. 인연은 인연이라 우리 연변력사연구소가 상당한 기간 연변인민출판사 1층에 자리 잡은것, 연산친구의 문예편집실도 1. 한데서 우리는 직장처럼 때도 시도 없이 서로 만나 즐길수 있었고 나도 문예편집실의 일원인양 허물없이 드나들며 조룡남시인, 김응준시인 선배님들과도 인연을 맺게 되였다.

시절에 나와 연산친구만의 에피소드 하나가 있다.

1985 4월에 연변주민정국 , 연변인민출판사 출판으로 연변항일렬사전—“장백의 투사들2책이 출판되였는데 렬사전의 편집은 출판사 문예편집실에서 맡게 되고 류연산이 책의 책임편집으로 나섰다. 일이 이쯤되자 우리 둘은 머리를 맞대고 앉아 장백의 투사들 (2) 골몰하게 되였다.

재미나는 것은 장백의 투사들” (2) 34 항일렬사 전기기 수록되였다면 34 9명은 나의 정리 (일부는 2인합저로 ) 되고 혼자 맡은 인물이 많다 하여 화룡현 당평강구위 1임서기 주현갑 6 항일렬사 자료를 다른 분들께 주어 그분들의 정리이름으로 발표하였다는 점이다. 9 정리도 말이 내가 정리이지 연산친구가 열성적으로 수정하며 손을 많이 댔다. 그때 대학을 졸업한 나는 문학이 아닌 력사에 뛰여들다보니 나의 글쓰기수준은 소설을 쓰는 연산에 비할바도 못되였다.

34 항일렬사중에서도 가장 무게가 있고 분량있게 다뤄진 항일렬사전기-- “장백의 불사조제목으로 박상활렬사도 나와 연산친구의 합작으로 되였다지만 연산이가 새롭게 재미있게 쓴것이였다. 화룡현의 항일렬사가 전체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것도 연산의 숨은 노력이 컸다. 연산이는 렬사전의 편집과 출판을 위해 많은 힘을 기울리였다.

 

3

 

그후 세월은 살같이 흘러 80년대 언덕을 넘고 90년대의 언덕을 넘어 21세기의 10년에로 들어섰다. 세월속에서 당년 연변대 조문학부 시절 애티 함함했던 20 청춘들이 50대의 중년으로 나타나고 북방과 남방이란 머나먼 6000리를 사이두고 지내야 했다. 그래도 그래도 우리의 인연, 우리의 우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매번 여름, 겨울방학이 되여 연변으로 가면 우린 서로 만나 회포를 풀군 하였다. 글을 쓰느라고 무척이나 시간을 쪼개는 연산이지만 나한테는 옹근 반날, 옹근 하루씩이라도 시간을 내여 주었다.

2008 8 9일과 10, 우리 연변대 조문학부 78년급 동창 엄영준, 김호웅 10여명이 돈화행에 올랐다. 그중에는 류연산부부와 나도 끼이였으니 나는 연산친구의 자가용에 앉았고 우린 오며가며 달리는 차안에서 많고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 주제는 우리 조선족문단의 희노애락들이였지만 남방에 간후의 전국으로의  우리 력사답사와  갖가지 책쓰기도 화제의 부분이였다.

형님, 죽자고 그러오. 작작하오. 욕심을 더러 버리란 말이오

불시로 연산이가 와락 소리를 지른다. 나는 일순 할말을 잃다가 반말로 글쎄~~연산이 말이 옳긴 한데, 안되는게 이일이거든. 그럼 너는, 욕심은 나보다 많아 가지고 누굴 훈계하네. 히히히.” 하면서 맞장을 떴다. 맞장에는 연산이도 말이 막히는지 하하 크게 웃는다.

8 10 귀로에서 우린 돈화의 성산자산성을 같이 답사하게 되였다. 성산자산성은 바로 발해국의 탄생지그젯날 동모산으로서 돈화시 구역에서 서남으로 22.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성산자 산성답사의 의미로움은 우리 겨레력사에 깊이 빠진 친구의 공동답사라 할까. 이날 우리는 기원 698, 발해국의 창건자인 대조영을 떠올리며 성터 자취를 따라 성터를 찾으며 둘레 2000미터 전부를 답사한 기록을 올리였다. 성산자 산성을 수차 답사하였음에도 산성의 전부를 답사하기는 나로서도 처음 있은 , 연산친구의 공로였다.

이해 8 23일에는 상기 돈화행 참가동창들이 다시 연길 가까이 팔도김호웅동창의 시골집에 모여 동창들 재모임을 가지였다. 그날은 마침 아들애 생일이여서 내가 말미를 맡고 귀로에 오르니 연산친구가 자가용으로 나를 연길까지 바래는 성의를 보여주었다. 그리고도 모자라 부부동반으로 우리 집에 들러 아들애 생일을 축하하더니 쌍둥이 딸애들께까지도 학용품에 보태라며 돈을 내놓아 우리 사이 인연을 자식들에게 실감있게 보여주기까지 했다.

 

4

 

그로부터 한해가 흘렀다. 2009 4월에 연산친구 부부가 상해와 가흥을 거쳐 소흥에 다녀간후 우리 우정은 보다 두터워지는것 같았다. 이해 여름방학에 연변으로 돌아가자  7 23 연산친구가 나를 불렀다. 그는 다짜고짜 자가용에 오르라더니 나를 싣고 도문으로 달리였다. 이날 우리는 도문의 두만강공원과 연도의 룡가미원을 돌아보고 왕청 배초구까지 다녀 왔으니 친구사이 한번의 의미있는 만남과 답사걸음이였다. 7 30일에는 장백산문학지 리여천주필의 연길행에 리여천, 류연산, 리혜선, 넷이 모아산을 산행하고 모아산의 산중음식점에 모이였으니 이날 만남의 조직자는 류연산친구였다. 연길, 장춘, 강남의 만남이 쉽지만은 않았으니 조글로 추모 (2) 올린 모아산문학친구들과의 만남사진은 이렇게 찍어진 것이였다.

그러던 연산친구의 소식투병소식을 류은종교수님으로부터 들은것은 그로부터 몇달 뒤인 이해 2009 12 초순의 , 치료가 어려운 병환소식이다. 상해 수술후인 12 12, 나의 일가족 셋과 방룡남박사 넷이서 상해로 달려가니 수술효과가 좋고 정신상태도 좋았다. 연변으로 돌아간 후에도 연산한테서 치료상황 메일을 두번 받고 통화까지도 하고,  연산이를 두고 친구들인 우광훈작가와 리혜선작가와 수차 통화하면서 완치가능성은 없겠고 적어도 몇년은 괜찮겠다고 보았으나 그게 아니다. 1 22 오후 3 37 타계비보는 그렇게도 슬픈 비보다. 하루 일손이 갚히질 않고 친구 소흥행을 수필과 관련 사진들을 찾으며 멍해 지다가 자주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이구, 가느라고 강남에도 다녀 갔구나, 내가 연산의 말을 때면 집사람도 가끔 눈물을 훔친다.

류연산친구가 하늘 나라로 떠난지도 3, 3 내내 눈만 뜨면 친구의 생각 뿐이고 친구가 나한테로 다가와 락천적인 유머기분 그대로 나와 말을 건네는 것만 같다. 유명이 다름이 도무지 믿어지질 않는다. 연산친구는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몰라도 나는 연산이를 인생의 가장 절친한 30 변함없는 친구로 생각하고 대해 왔으니 한사람의 인생에 서로 믿고 따를 절친한 친구가 몇이나 되랴, 나는 그런 친구를 잃고 지금까지도 마음을 다잡질 못하겠다. 인생이 무상함을 다시다시 느끼게 된다.

 

지금 나의 앞에는 친구가 쓰고 친구의 친필싸인으로 장편기행문 혈연의 강들”(, ) 불멸의 지사 류자명평전, 불멸의 지사 심여추평전이 놓여 있다. 친구가 못다 , 욕심도 많고 일도 많은 우리 겨레연구—연산의 30 지기가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 꾸준히 이어갈수 밖에 없나부다.
   류연산친구여, 가는 구천길 평안하소서 !!!

 

2011 1 25, 강남 두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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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2 ]

2   작성자 : 부인친구
날자:2011-04-12 16:36:39
리선생님 글 잘 읽었습니다. 눈물이 나는군요. 그래서 연산씨에 대한 글을 썼는데 나중에 ,장백산.에서 보시기를...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부인에게 문안 전해주세요. 지금은 너무 바빠서 책속에 파묻혀사는 신세입니다....
1   작성자 : 상공
날자:2011-01-30 23:47:10
형님 마음을 잘 읽었어요.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어요? 형님 몸 조심하세요. 그리고 연길 오면 만나야 겠는데 언제나 오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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