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05년 2월 16일은 연변 명동이 낳은 내고향 조선족시인—윤동주사망 60주기 기념일이고 그 이름 중국조선족사회에 알려진 20주기 기념해이다. 이를 기리며 본 생활안내 편집부에서는 리함의 정리로 된 "별세계에 숙달하다"등 3편의 글을 본 신문에 실으면서 심심한 애도와 경의를 표시하는바이다.
별세계에 숙달하다
요즘 필자는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에 의해 출판된 윤동주시집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이》를 살펴보았는데 사용도가 가장 높은 시어는 나, 내, 밤, 하늘이고 그 버금으로 가는것은 달과 별로서 달의 언급이 32개, 별의 언급이 24개였다. 그중 별과 관련된 시가 《서시》,《눈감고 간다》, 《별 헤는 밤》, 《산림》, 《무얼 먹고 사나》,《오줌싸개지도》 등인데 시 《별 헤는 밤》에만 해도 별이 무려 열두번이나 떠오른다. 이는 우리 시단에서 극히 보기 드문 현상으로서 별의 시인인 윤동주의 품위를 말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여기에 별자리 이야기를 두고 가슴을 뭉클케 하는 생동한 자료가 있다.
윤동주의 친동생인 한국의 고 윤일주교수는 형님 동주의 서울 연희전문학교 시절 귀향때의 모습을 두고 이런 이야기를 남기였다.
동생들은 방학기간에 그에게서 많은것을 배웠다. 방학숙제도 같이하고 대학생이던 그와 구슬치기며 공차기 등 장난도 많이 하였다. 책 볼 시간이 아까우면서도 동생들이 귀여워서 놀아주는것이다… 또 한가지 잊혀지지 않는것은 내가 소학교 4학년때로 짐작되는데, 그에게서 별자리를 배우던 일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북두칠성과 북극성들의 위치를 마당에 나와서 가리키면서 참 요령있게 가르쳐주던것이다. 여름 저녁의 시원한 바람, 어린 나를 안다싶이 하던 정다운 그의 체취, 별을 가리키던 그의 손가락 등 모든것이 그립다…
동생 윤일주가 형님을 그리는 윤동주의 연전문과 1학년때의 생생한 모습이다. 그 시절 교과서에 별자리랑 오른 모양인데 그때 벌써 별자리를 알고 동생들에게 요령있게 가르쳤다는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지금의 이땅의 많은 사람들이 별자리와 별자리의 위치를 모른다는것을 념두에 둘때 더욱 그러하다. 이에 비해 윤동주는 그 시절에 벌써 별자리를 가르칠만치 별세계에 숙달하였다.
동심에 젖은 맑은 별시들
윤동주의 시를 읽으면 가슴 뜨거이 와닿는것이 동심과 같이 청순하고 거짓없는 마음이다. 하기에 명동 장재촌 출신이고 시인이고 명동소학교시절 윤동주와 동기동창인 한국의 고 문익환목사는 《윤동주를 회상하는것만으로 언제나 정신이 맑아진다.》고 내심을 토로한적 있다. 확실히 윤동주의 시는 읽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을 울렁이며 정신이 맑아지게 하는 특점이 있다. 동심의 경우도 례외가 아닌데 지금까지 알려지는 윤동주의 시작품 110여수중 35수 정도가 동시들로서 《이들 동시의 세계는 순수하고 청순한 동심의 세계라 할수 있》을것이다.
윤동주는 1931년 3월에 15살나이로 명동소학교를 마치고 달라자의 현립1교에서 6학년공부를 하다가 1932년 4월에 룡정의 은진중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는 명동소학교시절 벌써 송몽규 등 또래들 같이 자체로 문예지 《새 명동》을 간행하고 동요, 동시 창작에 열을 올리였으며 은진중학교 1-2학년때는 제법 윤석중의 동요, 동시에 깊이 심취되여있었다. 광명중학교 4-5학년을 다니던 1936년과 1937년 2년동안에는 시창작의 왕성기를 보이며 무려 29편의 시작품을 남기였는데 광명중학교 첫해인 1936년은 윤동주가 동시를 많이도 쓴 해였다. 이해에 쓴 16편 시중 10편이 동시로 나타난다.
1936년과 1937년 이 시기는 윤동주가 동시창작으로부터 시창작의 원숙한 모습을 보이던 시절로서 병아리, 비자루, 오줌싸개 지도, 무얼먹고 사나, 거짓부리 등 5편의 동시가 북간도의 어린이월간지—《카톨릭소년》에 실리였다. 그중 《카톨릭소년》 1937년 1월호에 발표된 《오줌싸개 지도》와 1937년 3월호에 발표된 《무얼 먹고 사나》가 별나라와의 관계속에서 씌여졌다. 《오줌싸개 지도》는, 빨래줄에 걸어논 요에는 간밤에 동생이 오줌싸 그린 지도가 그려졌는데 시인의 눈에는 그 지도가 천국에 계신 엄마의 별나라지도로 보인다. 《무얼 먹고 사나》도 별나라와 통하는데 별나라 자체가 벌써 동심이 흐르는 세계이다.
바다가 사람 물고기 잡아먹고 살고
산골사람 감자 구워먹고 살고
별나라 사람 무얼 먹고 사나
—《무얼 먹고 사나》 (1936.10)에서
이 동시는 참으로 동심이 넘치며 감칠맛 있게 씌여진 작품인데 바다가 사람, 산골 사람, 별나라 사람간의 대비속에서 동심의 시야로 안겨지는 미지의 세계—별나라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1936년이후 윤동주의 시는 보다 원숙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그의 원숙한 시속에는 의연히 동시적인 가락이 면면히 흐르고있다. 그 대표적인 시가 바로 1941년 11월 5일에 쓴 《별 헤는 밤》이다.
……상략……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씀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하략……
이 시는 청신한 가을밤의 맑은 별빛이 넘치는 아름다운 시이다. 시에서 윤동주는 별 하나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보는데 그속에는 달라자 현립1교시절에 한 학급에 다니던 패, 경, 옥 등 중국인 소녀들의 이름이 곁들어지는가 하면 대자연의 동물군체까지 곁들면서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우에》자기를 내세우고 《나는 아무걱정이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 합니다.》하고 내심을 드러낸다.
윤동주로 말하면 일제치하의 암담한 시절에도 가을 밤하늘아래 하늘을 우러러 별을 헤는 그 시각만은 잠간이나마 어지러운 세상을 잊게 하는 시각이였다. 그만큼 《별 헤는 밤》에는 동심이 가득 넘치고 있는바 그 동심은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과 그리움과 슬픔으로 나타나면서 동심의 세계는 그리움으로 확산된다. 서울 연전졸업반 때 지은 이 시는 멀리 북간도에 대한 그리움을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보면서 쏟아붓는다. 그러면서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면서 밝아오는 새 세상을 한없이 동경한다.
이렇듯 윤동주와 시인의 시세계—별세계는 맑고 청결한 기품으로 흘러넘치면서 천진란만한 동심에 함뿍 젖어있다. 하기에 중국과 한국의 허다한 시인과 문학평론가들은 윤동주의 어지럽혀지지 않은 순결은 영원한 동심이라고 평가를 한곬으로 모았다.
별에 희망을 기탁한 시인
맑고 깜깜한 밤하늘은 세상 아름다움의 반이라고 별빛이 내리는 야외에서은가루를 뿌려놓은듯한 별세계에 도취되노라면 가슴을 울렁이며 들뜨게 하는 그 시각의 설레임과 정겨움과 황홀경은 실로 그무엇으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내고향 시인이요, 조선족시인인 윤동주가 바로 이런 경지에 빠져든 시인이였다. 별세계에 대해 유별난 애착을 가진 윤동주시인에게 있어서 보석처럼 빛나는 별들은 특별히 동경의 대상으로, 꿈의 세계로, 다정한 친구사이로 되였다
1938년 2월, 22살에 나는 윤동주는 룡정 광명중학교 5학년을 졸업하고 4월에 고종사촌 송몽규와 함께 서울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했는데 1938년 이해 한해동안 《새로운 길》 등 8편의 시와 《산울림》 등 5편의 동시, 《달을 쏘다》 산문 1편을 써냈다. 이같이 윤동주는 연전시절에 시창작에 몰두했는데 인생의 갈림길에서 공부하던 1941년 한해 동안에만 해도 그의 대표작으로 되는 《서시》, 《또 다른 고향》, 《십자가》,《별 헤는 밤》,《새벽이 올 때까지》등 시작품을 포함해 주옥같은 수십편의 시편들을 썼다.
윤동주의 만 27년이란 생애에서 연희전문 문과시절 4년은 《가장 풍요로왔던 시기, 가장 자유로웠던 시기》로 알려진다. 이 시기의 시들이 그 앞선 시기보다 확연히 다른것은 시인의 보다 원숙한 모습인데 그의 시작품들에는 일제 암흑기에도 열심히 살고 깨끗이 살려는 깊은 정서가 푹 배이면서 주어진 길, 새로운 길을 추구하며 밝아올 새벽, 아침을 기대하는 마음,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을 바라는 마음이 여느 때보다 강하게 안겨든다.
서울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한후 윤동주가 쓴 첫 시는 《새로운 길》(1938.5.10)이다. 이 시에서 윤동주는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이라고 쓰면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펼친 청춘의 활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시 《십자가》(1941.5.31)는 명동소학교시절의 그리움을 나타내면서 인류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처럼 되라고 한다면 기꺼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여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하고 맹세한다. 겨레를 위해서라면 한 목숨도 주저없이 바치겠다는 비장한 맹세가 거침없이 풍겨온다.
시 《새벽이 올 때까지》(1941.5)에서 시인은 《이제 새벽이 오면/ 나팔소리 들려올거외다》하고 확신하면서 일제가 꼭 멸망하고 조선민족이 꼭 해볕을 볼 날이 올것임을 보여주었다면 시 《또 다른 고향》(1941.9)에서는 어둠이 비낀 고향 아닌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새 세상을 동경한다.
일제의 멸망을 예고한 윤동주의 이색적인 시는 1942년 6월 3일 일본땅에서 쓴 《쉽게 씌여진 시》이다. 이해 4월 윤동주는 일본 도꾜 립교대학 영문과에 입학하였다가 가을에 다시 도꾜 동지사대학 영문과에 다니게 되였는데 그때의 조선은 창씨개명까지 강요당한 일본의 식민지였다. 그런 식민지나라의 청년이 자기의 시 《쉽게 씌여진 시》에서 일본은 남의 나라—6첩방이라고 지적하면서 자기는 일본의 신민이 아님을 결연히 선언했다. 한편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스스로를 깊이 반성한다. 나중에 자기의 마음을 다잡으며 자신을 새롭게 정립하기에 이르렀다.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이 시구에서 윤동주는 일제의 식민통치를 《어둠》에 비유하면서 《등불》로 이 어둠을 내몰아간다면 해맑은 아침이 밝아오리라고 굳게 확신한다. 일본땅에서의 대담한 마음의 거사가 아닐수 없다. 어둠과 밝음의 명암대비를 잘 보여준 한편의 훌륭한 시라 하겠다. 이밖에 상기와 같이 별과 관련된 시 《산림》에서도 어둠의 불안한 마음을 나타내면서 새 생활의 상징, 광명의 상징인 별만이 《나무틈으로 반짝》이며 《새날의 희망으로 나를 이끈다》고 했다면 별시 《눈 감고 간다》(1941.5.31)에서는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별을 사랑하는 아이》 모두가 밤처럼 어두운 세상에서 눈 감고 가더라도 광명을 바라고 《가진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고 호소한다. 이 씨앗을 뿌리며 가는자는 다름 아닌 항일의 선구자들일것이다.
윤동주시인의 세계관, 인생관의 발전과정과 나아갈 길은 그의 산문 《별똥 떨어지는데》, 《화원에 꽃이 핀다》와 가장 대표적인 시들인 《별 헤는 밤》,《서시》 등에서 잘 드러난다.
어둠과 밝음의 명암대비가 선명한 산문 《별똥 떨어지는데》에서 윤동주는 일제치하 현실사회의 어둠과 밝음, 불행과 행복을 뚜렷한 명암대비속에서 보여주면서 《행복이란 별스런 손님을 불러들이기》위한 어둠과의 전투를 선언했다. 이 선언이 바로 《밤을 쫓고 어둠을 짓내몰아 동켠으로 훤히 새벽이라는 새로운 손님을 불러》오는것이다. 결국 시인은 동서남북—《어디로 가야 하느냐》에서 《별똥 떨어진데가 내가 갈 곳》이라고 단언하면서 나아갈 길을 찾는다. 또 다른 산문 《화원에 꽃이 핀다》에서는 세계관, 인생관을 스치면서 《정확한 진리를 탐구》하는 모습을 보이였다. 이 모습속에서 시인은 《서리발에 끼친 락엽을 밟으면서 멀리 봄이 올것을》 굳게 믿었다.
별시를 포함해서 윤동주시의 가장 대표적인 시는 《서시》와 《별 헤는 밤》(1941.11.5)이다. 우에서도 스치고 지났지만 《별 헤는 밤》에서 별은 12차나 거듭된다. 윤동주는 아름다운 말을 붙여보는 이런 별 하나하나에 희망을 기탁하면서 밤이 물러가면 아침이 오듯이 겨울이 지나면 희망의 별에도 봄이 온다며 밝은 미래를 확신한다.
《서시》에서는 윤동주시인의 세계관, 인생관, 나아갈 길이 가장 훌륭하게 표현되고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이 《서시》는 윤동주가 1941년 11월 20일에 쓴 시로서 연전졸업기념으로 출판하려던 18편의 시에 담은 머리시이다. 머리시는 한국의 송우혜선생이 분석한것처럼 《자연히 지금까지의 삶을 뒤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각오를 총체적으로 담는 내용》으로 엮어졌다. 보다 더 강조한다면 이 머리시는 윤동주 생활의 신조이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는 시인의 세계관, 인생관의 집대성으로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와 했》던 시인 윤동주의 량심을 그대로 드러냈다. 따라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속마음을 내비치면서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는 한마음으로 살아갈 것을 결의한다. 이 결의가 바로 그한테 《주어진 길》을 따라 나아가는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서시》를 통하여 윤동주사상의 성숙과정과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점 부끄럼이 없》이 살기를 원하는 시인의 진정을 헤아리게 되며 내고향 시인이고 조선족시인인 윤동주의 참모습을 헤아리게 된다. 윤동주에게 있어서 별은 동심이요, 슬픔이요, 희망이요, 결의요, 참모습이였다. 이런 참모습을 통하여 우리는 윤동주시인이 어찌하여 시세계에서 그토록 별에 희망을 기탁하면서 그토록 밝아올 새벽, 아침을 기대하였는가를 보다 리해하게 된다. 어찌할수 없는 현실에서 별에 희망을 기탁한 시인 윤동주의 참모습이 우렷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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