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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사의 뒤안길을 더듬어 20여년
연변 력사학자 리광인 ‘인물조선족항일투쟁사’ 출간
력사의 저 뒤안길에 파묻혀 자칫 세인들한테 알려지지 않은채 세파속에 그대로 매몰될수도 있는 진실을 파헤쳐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사람들한테 력사의 진실을 알리고 잘못 오해되고있는 력사를 바로잡는 어려운 작업을 하고있는 사람이 있다. 이미 이 세상에는 없는 선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장장 20여년, 그것은 실로 땀과 눈물과 피로 얼룩진 각고의 행보였다.
연변조선족문화발전추진회 학술교류부 부장, 연변동북아문화연구원 부원장, 중국 조선민족사학회 부비서장, 연변중년문제연구소 소장 등 직무를 한몸에 짊어지고 조선족력사연구의 길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깡그리 바쳐가고있는 그가 바로 하해로 10여년간 중국조선족문단과 조선족사학계에서 ‘잠적’했던 리광인씨이다.
1954년 변방 오지의 시골 화룡시에서 태여난 리광인씨는 어려서부터 력사에 각별한 흥취를 가지고있었다. 1978년 연변대학 조문학부에 입학하여 자신을 충전하면서도 항상 력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굳은 의지를 식히지 않은 그는 재학시절 이미 항일인물과 항일이야기들을 써서 신문, 잡지들에 발표하였다. 그는 작가의 허구에 의한 력사소설이 아니라 진실한 력사를 그대로 재현해보이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항상 잊지 않았다.
하여 대학을 졸업하고 그는 연변일보사에서 기자로 뛰다가 아예 연변력사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조선족항일투쟁사연구에 혼신의 정열을 바친다. 그리하여 그는 중국국내는 물론 멀리 일본과 조선까지 드나들며 국제학술세미나와 교류에 뛰여들었고 그 무렵 발표한 론문과 력사소재 글들만 해도 무려 100여만자에 달한다.
그뒤 보다 폭넓은 력사연구에 정진할 큰 뜻을 품고 그는 결연히 직업을 버리고 ‘하해’한다.
꼬박 십년 뒤 다시 사학계 및 연변의 문단회의 등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리광인은 그동안 자신의 뼈를 깎아 쓴 글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십년사이 이미 조선족 력사관련 론문, 글을 100여만자 정리, 발표한 그는 ‘하해’한 십년사이 거의 10권에 달하는 저서들을 집필하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헌식적 노력을 묵묵히 경주하여왔다.
이번에 한국에서 펴낸 ‘인물조선족항일투쟁사’(전 4권)는 1~2권이 남성편(그중 제2권은 순 화룡현 항일렬사들임), 제3권이 녀성편(녀항일렬사전기로는 처음 나온 책), 제4권이 아동편으로 되여있다. 도합 125만자에 140편의 전기를 수록, 취급한 렬사가 164명에 달하는 이 방대한 저서는 이왕의 렬사전기 정리법과는 달리 자유분방한 수법을 기용, 단순한 렬사전이 아니라 인물조선족항일투쟁사로서 필요한 렬사에는 부록을 달았고 책마다 문헌자료와 조사자료 등 출처를 밝힌것이 눈에 띈다. 또 철저히 실사구시의 원칙에 따라 기술되였는바 기왕의 항일녀투사 최희숙은 희생될 때 적들이 두눈을 도려내고 심장까지 끄집어냈다고 되여있지만 이번에 그것은 가공된것으로 사실이 아님을 밝혀냈다. 그만큼 그는 력사에 충실하였다.
리광인씨가 지금까지 발표한 력사와 문학론문은 40여편, 이미 정리한 글과 저작이 300만자를 초과한다. 지난해 년초 한국에서 저명한 녀류작가 강경애를 김좌진장군 암살동거범으로 몰아붙일 때 그는 결연히 나서서 그 시시비비를 갈라 한국의 일부 사학자들의 그릇된 주장을 바로잡기도 하였다.
그는 이제 륙속 ‘력사속의 1910-1920년대’, ‘력사문화기행’, ‘꼬마항일영웅들’, ‘리광인론문집’, ‘나의 문학예술세계’, ‘윤동주연구문집’, ‘강경애연구문집’ 등 책들을 펴낼것이라는 아름찬 계획을 담담히 흘려주었다.
하해한 이래 거듭되는 경제난과 자신의 행적에 대한 시야비야 등 그 모든 압력과 곤난앞에서도 머리를 숙일줄 모르고 감히 자기의 옳음을 주장하면서 만만찮은 발자국을 뚜벅뚜벅 찍어온 이 사나이, 삼남매의 훌륭한 아버지, 안해의 모범남편으로는 늘 실격당하는 그지만 학술연구에만은 추호도 양보를 용서치 않는 맵짠 사나이, 누가 뭐라든 자기가 옳다고 여기는 자기의 길을 열심히 걸어가는 그한테 화이팅을 불러본다.
한영남 기자
2006년 2월 25일 토요일 7면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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