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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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잡시12수
2020년 05월 15일 14시 40분  조회:550  추천:0  작성자: 리문호
명상 잡시 杂詩 (12수)
 
초몽 리문호
 
차례
1 산신당
2, 살랑 바람
3, 그대의 수다스런 6월
4, 요언
5, 커피 한 잔
6, 노르웨이 고등어
7, 굴욕의 꽃
8, 한 방울 눈물
9, 송화강 련가
10, 황진이
11, 전선주 아래의 그림자
12, 애독

산신당(山神堂)
       
 
조무래기 시절 나는
산신당의 만두를 훔쳐먹은 죄를 지고
산신이 죄를 묻지 않은 너그러움을 입어
시인이 되였다
 
지(智)자 동(動)의 강물을 끼고
인(仁)자 정(靜)의 도고함으로 솟은 산
산신은 언제나 요것아 네가 뭘 아느냐
넓은 도량으로 나를 용서해 주었다
 
그 용서는 나로 하여금 세상을 알게 하였다
버섯 같은 오붓한 마을을 수호해주고
평안한 록향의 정기를 내려주는 산신
인자한 정으로 우리를 감싸 주었다
 
기둥,대들보, 석가래로 충당되는 나무 신에게도
머루,다래,돌배,산나물의 신에게도
토기,노루,사슴의 신에게도
내어 주거라, 불쌍한 인간에게 내어주어라
항상 타이르던 산신
 
그가 베푼 후덕함이 패가망신임을 누가 알았으랴
혜택을 모르는 인간의 무지와 욕심에
뜯기고, 벌목 되여 대머리 까진 민둥신이 된 것을
남포를 터치며 오장마저 파가는 것을
 
산신이 운다, 소리 없이, 구슬피 울어도 인자하다
왜 모르느냐, 우신(雨神)이 발광하면
홍수가 강천에 범람하고
산사태가 마을을 덥친다는 것을
아, 나 산신도 막을 수 없는 일
천고에 한탄할 일
 
나도 운다, 산신의 만두를 훔쳐먹은 죄로
시인이 되여 나도 운다
죄값으로 나도 산신을 위해 운다
인자하신 산신이여,
인자의 악과도 죄악입니다,
뉘우칠 수 없는 천추의 죄악입니다
 
 
2019,4,4  서울에서 
 
살랑 바람
 
보들보들 살결 같은 살랑 바람 분다
옥지에 햇살을 감아 어루 쓸며
웃음 한 송이 띄워 아지랑이 살랑대 듯
향긋한 꿀 냄 바람이 분다
 
살랑 바람에 살랑살랑 번지는 갈피
어디 즘 숨어 나를 살랑살랑 흔들까
샘물처럼 해물거리는 빨간 꽃잎
내가 물들어 살랑살랑 바람 인다
 
잊을 리야, 잊을 리야, 그날의 살랑 바람
살랑 바람에 내가 풀처럼 스러져
꽃 한 송이 피우려 할 무렵엔
살랑 바람은 강 건너 멀리 사라졌다
 
오늘도 살랑살랑 바람이 분다 만은
비여 비여 매끈하게 불기만 하고
살랑살랑 풀밭 스친다 무시로
파르르 누웠다 일어 났다 한다
 
2019,5,25 상해에서


그대의 수다스런 6월
 
사랑스런 여인이여, 나는
그대의 수다스런 6월을 좋아했노라
생기발랄한 미모의 설레임
그대의 넘치는 생명의 찬가를 좋아했노라
 
그대의 입술에서 용솟음치는 샘물
파란댕기처럼 수다로 기슭 치는 냇물이며
햇살과 함께 밝은 웃음이 엉켜 뒹구는
장미 빛으로 깔깔거리는 수다를 좋아했노라
 
성숙으로 가기 전의 귀엽고 천진함
봄날의 꿈이 깔려 번지는 산천
맑은 눈빛이 오렌지 빛 동경을 부르는
동화로 가득 찬 무려의 수다를 좋아했노라
 
끝없는 지평선, 끝없는 하늘
들새들처럼 자유자재로 날수 있는 그대의 다정한 6월
내 무연히 서서 바라보며
아름다운 그대의 6월을 좋아했노라
 
2019,6,29일 서울에서


요 언
-      우리는 요언의 세계에 살고 있다
-      요언은 무지의 통행증이다
 
고양이가 쥐에게 강간당했다
강간당했다 !
 
어디서 폭발한
전대미문의 특대 뉴스인지 모른다  
쓰나미 처럼 덥쳐오며
쫙 -
세계의 살덩이들이
부들부들 떨며 경악한다
 
위첸, 카카오가 떠들썩하다
신문, 방송의 주요 뉴스다
 
 
쥐를 감옥에 처 넣어야 한다는 둥
위자료를 지불 해야 한다는 둥
개도 성범죄 상습 범이니
잡아 넣어야 한다는 둥
배후에 누가 있다는 둥
 
쓰레기장에서 만찬하며
둘이서 포도 술 마시고 취해
부르스 춤을 추며 치근덕 거리는 거 봤다는 둥
어느 외진 골목에서
둘이서 데이트 하는 거 봤다는 둥
강간은 아니고 화간이라는 둥
그럴 줄 알았다는 둥
그럴 수 없다는 둥
 
희비가 엇갈리는 공론
진상 규명해야 한다고
동물 세상이 시글벅쩍 해졌다
 
 
세상이 참
요란해졌다
 
지금은 검찰이 법원에 기소한 상태라는 둥
동물 법원엔
증거인,변호사,생물학자
지금 법원에서 대기 중이라는 둥
둥 둥 둥 ………
 
믿을 수도 없고
안 믿을 수도 없고
어수선하다,
 
2019, 3,22 심양 화원신촌에서
 
 
커피 한잔
 
커피잔은
운무가 피여 오르는 무대다
 
하얀 박사
하늘하늘 단아하게 날려 오른다
 
시간이 한가롭게
원무를 춤추는 달무리
 
은은한 첼로의 선률이 감겨
뱅글거린다
 
생각의 배경엔
아늑한 풍경
 
시간의 안인가
시간의 뱎인가
 
구름 한 송이에 언진 심사
미풍이 밀어 천천히 날아 간다
 
시정이 풀어져 물든
그리움인가
 
그윽히 풍겨오는
향기 …. ….
 
2019,6,1 상해에서
 
노르웨이 고등어
                    
 
서반구의 해양을 건너 온
고등어의 몸값은 세배이다
 
북빙양의 허물어지는
빙산을 눈에 담아왔다
 
수심 속 주술 같은 잠언을
입안에 물고 왔다
 
표류하는 플라스틱 인형의
울음 같은 흑백 문신을 새기고
 
꽉 다문 입에 토해 내지 못한
예언을 삼키고 죽어 예까지 왔다
 
부릅 뜨고 감지 못한 눈
이방인에게 무엇을 보이고 싶었을까
 
백 년 후에야 알일
지금은 모르는 값이 세배이다
 
2019,7,15 서울에서  
 
 
굴욕의 꽃
 
길가의 비좁은 화단에
제비 꽃이
울먹이며 웃고 있다
울면 사멸되야하는 세상에서
 
웃자, 병들어 앓아도 웃자
슬픔이 있어도 웃자
웃는 것이 세상사는 도리지만
울고 싶어도 웃어야 하면 웃자
 
길 가는 행객들에게
애교와 웃음을 건넨다, 서글픔 감추고
요염한 색깔과 향기로
보조개 웃음을 보낸다, 아픔을 참고
 
매연에 지칠 대로 지쳤다
소음에 귀 먹이가 되였다
웃지 않으면
살 권리 없는 운명이다
 
연금해 놓고
환경 미화원이 호미를 들고 감시한다
웃지 못하면
팍, 파버린다
 
욕된 도시
굴욕의 꽃
비굴만이
살수 있는 꽃 
 
2019, 1, 29 서울에서
 
한 방울 눈물
 
끝 모를 깊이에서 눈 샘에 끌어 올린
한 방울 눈물을 어디선가 보았네
열반으로 가는
몸부림의 광음이 반짝거리네
 
그 마음 정념의 하늘에
어디를 떠돌던 구름의 정액(瀞液)인가
그 마음 고독의 암반에
어느 틈을 새여 나온 별빛인가
 
몸의 구석구석 애락의 굽이를 에돌며
모든 정한의 색갈이 려과되여 투명한
달만큼 무거운 한 방울 눈물
세상에 보내는 애절한 순정
 
눈을 감는 찰나
소금자국만 남기고
안개로 구름으로 미망 속을 가다가
줄기를 타고 올라 련꽃으로 몽알져
향기를 터치네
 
2019,1,29, 서울에서
 

송화강 련가
        
송화강가의 기름진 숲에 앉아
낚시를 하노라면 그대는 오실 건가요
우아한 단정학이 잔물결 가르며 오듯이
몹시도 그리워했노라고 그대는 오실 건가요
 
들국화 노란 빛깔로 물든 기슭
내 환상의 사념을 예쁘게 날다가
졸음의 색동 찌에 가만히 내려 앉으며
꿈을 흔들어주는 물 잠자리로 오실 건가요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의 어느 여울목
회유하는 금붕어로 지느러미를 곱게 저어 와서
사랑 시 한 줄이 미끼라 생각될 때 덥석 물어
어망에 가두어 두고 사랑을 속삭일 수 있는 건가요
 
황혼의 노을이 펼쳐놓은 비단결을 밟으며
연분홍 드레스 끌며 사뿐히 다가와서
내 옆에 조용히 앉아 말없이
수줍은 미소로 달콤한 향기를 뿌려줄 수 있는가요
 
아, 송화강이여, 내가리다
초모 쓰고 긴 낚시 대 메고 가리다
나의 녀신이 기다려 있는 그 곳
꿈결에도 나를 부르면 내 가리다
 
2019,2,20 서울에서
 
 
황진이
      
 
여자라면 그만한 미모는 있어랴만
그 미모에
시정이 흘러
절세러뇨
 
음풍영월에 홍안은
시구만 남아
애간장
태우노니
 
선비들의 마음 잡아
이 제는 진토되고
오늘은 후세의
한 시인이 잡혀드노라
 
시정이 있는 곳은
황천이면 어떠리
꿈속으로 간다는게
천추의 무덤으로 가서 만나고 오노라
 
금세에도 황진이가 있을 거지만
짝사랑이 괴로워
황진이의 마음을 두드려 보는
일 옆 심경이여라
 
2019, 4, 13, 서울에서
 
 
 
  
전선주아래의 그림자
 
서울 시흥동 황혼의 어슬녘
전선주 아래
재활용 쓰레기 뒤지는 그림자는
쪽방집의 대학생, 그리고 할머니
 
나는 산책하다 멀리서 바라본다
가로등 등불처럼 너를 본다
아파트 새의 하늘처럼 너를 본다
대학생을 전선주보다 높이 우르러 본다
 
누구를 원망하지 않는 순박한 그림자
가난을 부끄럼으로 여기지 않는 당당한 그림자
수치라고 생각하지 않는 솔직한 그림자
공부만이 자존이라고 생각하는 철든 그림자
 
너는 빈곤하지만 영광을 지닌 그림자
너는 불운을 해탈하는 영명한 그림자
너는 앞길이 창창한 출세의 그림자
너는 손수 고난을 이겨가는 투사 같은 그림자
 
내 홍대, 신촌에서 보았다
부모의 피땀을 향수하는 사치의 그림자들을
너는 그 그림자 속에 섞이지 않는
가장 거룩한 그림자
 
얘야, 너는 지금 이 나라를 위해
큰 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지
너는 이 나라의 기둥, 아니면 대들보로
자라고 있는 것이지
 
내 가만히 너를 피해 지나간다
부끄러워하지마
너는 지금
마음에 큰일을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2019,3,23 서울에서
 

애독(愛毒)
  
 
아, 양귀비보다 더 아름다운 꽃
요염하게 똬리 틀고 있는 화사(花蛇)
꽃 대궁 우에 노을로 몸을 숨긴
천하절색의 용모를 꿈틀거리는 춤사위
 
꽃잎 같은 비늘에 반사하는 황홀한 유혹
흑진주 같은 눈알에 발사하는 추파
혼을 잃고 바라 볼 때
불꽃 같은 혀로 날름거리는 정염(情㷔)
 
물어다오, 나를 물어다오
애독이 온 몸에 퍼져 나른히 녹아날 때
나는 무엇이 오렌지 빛 환열인지 알리니
나는 무엇이 이 세상에 온 행복인지 알리니
 
사랑이란 가장 아름다운 희생이라는 것을
사랑이란 십자가 보다 무거운 것이라는 것을
화사를 위해
희생하는 것은 가장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아, 양귀비보다 더 아름다운 꽃
향기로 가득 찬 사랑의 몽하(夢霞)
불순한자에겐 징거러운 구렁이로 되고
순진한자에겐 온화한 애염(愛㷔)을 주는 미인
 
사랑에 죽어도 좋으리니, 물어다오
애독에 중독되여
광분하며 나가 웨치려니
나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이 세상을 향해 웨치려니,
아, 물어다오 물어다오 –
 
2019,3,11, 서울에서 
 
 주홍 색 냇가에 앉아서
 
냇물은 어정거리며 다정다정 골골 흐르면서
기다려 주지 않고 간질간질 얄밉게 흐르네
누굴 향해 웃는지 눈부신 입술에 애교도 반짝거리고
정다운 노래로 찰랑찰랑 마음을 흔들어 놓고
언젠가 떠난 청순한 그림자처럼 가기만 하네
 
석양에 물새의 울음 주홍 색으로 물들어
물결에 실실 흐느적 내 안에 꼴똑 감겨 드네
미혹스런 나리꽃은 그 때처럼 아직 피여 있고
칭칭 수양버들은 사념을 빚질해 물위에 띄워 보내네
 
심변(心边)에 듬성듬성 드러낸 조약돌엔
그리움의 이끼가 미끄럽게 끼여 살래이고
돌 섭을 젖는 지느러미 비늘 반짝이는 섬광
무시로 입에 호물거리는 잊지 못할 이름  
물속에 숨어 기포를 퐁퐁 쏘아 올리네
 
너울너울 기다림에 남은 건 주홍색뿐이네
아련아련 잊지 못할 기억도 주홍색뿐이네
록음속으로 흘러간 세상에 남은 것도 주홍색 뿐이네                          
세상은 주홍색 잔운(殘云)이 아름답네, 아름답네
 
 
2020,6,21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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