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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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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19일 19시 24분  조회:442  추천:0  작성자: 김은철
    [미니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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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철
  청은 글 한편을 써가지고 또 k를 찾아갔다. 청이 k를 안지도 이젠 4~5년이 잘 된다.  수필가협회에 참가하여 k교수의 가르침을 받으며 몇편의 글을 신문과 잡지에 발표한 후부터 청은 k를 선생으로 모시고 있다. 고희를 넘긴 k는 많은 제자들을 키워 낸 이름있는 교수였고 작가였다.
청이가 작품을 써가지고 가면 k는 써온 작품에 대하여 상세하게 분석하면서 우점과 결점에 대하여 알기쉽게 지적해 주었다. 어떤 때에는 친히 고쳐주기도 했다. 그래서 청은 k교수를 무척 존경했다.
그는 오늘 또 글 한편을 가지고  k를 찾아가려고 알심들여 얼굴  화장을 한후 새로 사온 프랑스제 고급 향수까지 몸에다 살짝 뿌리고 집을 나섰다.
  k는 예전과 다름없이 반갑게 청을 맞아주었다.  그는 청이 써 온 글을 다 읽고 나서 코를 실룩 거리더니 청을 마주 보았다. k의 지적에 따라 써 온 작품의 성공여부가 결정되는 때가 많았다. 어떤 때에는 이건 작품이 되기 얼려워, 하며 아예 써온 작품초고에 대하여 사형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하여 청은 작품에 대한k의 분석을 들을 때면 자기도 모르게 심판석에 앉아 판결을 기다리는 피고인의 마음처럼 긴장되는 것이였다.
K는 또 코를 실룩거리더니 청이에게 물었다.
  “청이 몸에서 풍기는 향수가 참 향기롭구만. 어디 상품이요? ”
뜻밖의 물음이였다. 그 물음에 청은 자랑스레 대답했다.
  “프랑스제품이예요. 어제 금방 샀는데 한병에 230원이예요! 향기롭지요? .”
  “한병에 230원? 허, 웬간한 사전 한권 값이구만, ”
  “화장품은 좋을수록 그 효과도 좋은거예요.”
  “그러겠지. 얼굴은 그 사람의 간판이니까, 얼굴화장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지. 특히 녀자들은 말이요!”
  얼굴이 간판이라구요? 청은 이렇게 생각하면서 얼굴화장솜씨를 자랑하기라도 하듯  k교수를 마주 바라보았다.
청의 얼굴은 흠집하나 없이 우아하게 화장되여 있었다. k교수도 청이의 얼굴화장을 검색이라도 하려는듯 마주 바라보았다. 정교하게 그린 반달형눈섭과 속눈섭만 봐도 무척 품을 들인 것 같다. 그런 청을 K는 똑바로 보면서 물었다. 
  “작가의 얼굴이 무언지 알아? “
작가의 얼굴? 작가는 또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나요? 청이는 이렇게 반문을 하려다가 피뜩 머리에 다른 개념이 떠올랐다.  
  “교수님, 작가의 얼굴은 작품이 아닐가요?”
  “그래 맞아. 작가의 얼굴은 작품이지, 그래서 작가들은 자기가 쓴 작품의 초고를 보고보고 또 보면서  고치거든, 똑 마치 녀자들이 손거울을 가지고 다니면서 때도 장소도 가리지 않고 얼굴을 다듬는것처럼 말이오!”
  “호호, 알겠어요. 작품에는 그 작가의 문학적수준이 담겨있으니까요.”
  “옳은 말이야, 문학적인 수준은 물론, 작품속에는 작가의 성격이라든가, 품위까지도 내포되여 있거든. 그런데 우리 초학자들중에는 문학적재능은 보이는데 작품을 다듬는 화장술에 대하여서는 등한한 경향이 있거든, 례하면 품을 들여 틀리게 쓰인 글자나 잘못 쓰인 어휘들을 찾아 고쳐야 하는데 그대로 버려두는 경우가 많단말이오. 얼굴화장을 하다가 눈섶이 잘못 그려졌다면 어떻게 하겠소? 그대로 둘수 있겠소? 그래서 작가는 자기가 쓴 작품초고에 대하여 녀자들이 얼굴다듬질을 하듯 그렇게 신경을 쓰는거요, 그런데 어떤 문학초학자들은 그렇지 못하오. 아마 그런 초학자들에게는 공구서적들도 불충분한가 봐! 얼굴화장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공구서적 같은데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것 같아! 작가들에게는 공구서적이 곧 선생이고 화장품인데 말이오! 알겠소?”
  k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청은 k의 앞에 놓여있는 자기가 쓴 문장을 피뜩 스쳐보았다. <폐기물을 줏는 할머니>란 글제목을 보던 그는 <줏>자가 <줍>자로 써야 하는게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글자가 옳을가? 청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 났다. 그날 그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려 사전 한권을 샀다. 프랑스제 향수보다 30원이 싼 최신출판사전이였다.
집에 와서 k교수님께 가지고 갔던 문장을 다시 한글자 한글자 뜯어 읽으면서 사전을 펼치고 대조해 보니 틀린철자와 적절하지 못하게 쓰인 어휘들만 해도 수두룩 했다. 청의 얼굴은 전에없이 뜨거워 났다.

(2022년 7월 15일 연변일보에 발표.)
                                                

손전화:1351433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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