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산사(山寺)를 찾았을 때,
풍경 소리를 듣고 잠이 깨어 일어나
신자도 아니면서 아무도 없는 법당에서 수없이 절을 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소원을 빈 것은 아니었는데
무언가를 그리워하며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저는 알 수 없는 서러움에 잘 울고,
하늘의 구름처럼 둥둥 떠다니며 외로워하고,
또 무언가를 그리워했습니다.
그 서러움, 외로움, 그리움이 어딘가에 전달되어 단전호흡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처음 기운을 느끼고 온 몸에 기운이 쫙 돌았을 때,
저는 마치 축복을 받은 것처럼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단전호흡은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한 행동 중 가장 재미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재미에 이끌리어 하루 종일 시간을 만들어 숨쉬기에 몰두했던 것입니다.
알 수 없는 기운에 이끌리어 수선재까지 오시게 된 분들은
저처럼 서러움, 외로움, 그리움에 익숙해있는 분들이라고 여겨집니다.
수련을 하면서 우시는 분을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혼자 수련하실 때는 가끔 눈물을 찍어내실 것입니다.
그리고 온몸으로 흠뻑 기운을 느끼실 때는
어딘가에서 오는 축복을 느끼며
이 풍진 세상을 잠시나마 살아갈 맛이 나실 것입니다.
저는 수선재 식구들이 수련하실 때,
그 모습에서 서러움, 외로움, 그리움을 만납니다.
그래서 반가움을 느낍니다.
그런 감정들은 우리가 찾아가야 할 본성의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저를 만나면서 반가움을 느끼신다면
그 이유는 제가 여러분들이 종래에 돌아가실 본향(본성의 고향)에서 온 손님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도 여러분들을 만날 때는 고향분들을 만난 것처럼 반갑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고향에 돌아가 영원히 만나고 싶습니다.
본향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재미에 지구에서의 한 생(生)이 그리워
다시 태어나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까지의 생은 고난에 가까웠으니까요.
수없이 많은 생을 돌고 돌아 여기까지 오신 분들이
자칫 저를 보시고 실망하여,
친구들을 보고 실망하여,
실족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처음 수선재를 찾아 오셨을 때,
각자의 본성이 뛸 듯이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보호령께서 자신들의 소임을 다했다며 한시름 놓는 것을 보았습니다.
본향에 계신 여러분들의 조상님들께서 마치 후손들이 영생을 판가름하는
‘과거 시험장’ 에 들어가 있을 때처럼 긴장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선계에 가는 길은 눈감고도 찾을 수 있으며,
못난 안내자들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저렇게는 안되겠다고 이를 악문 적이 많았으며,
또 선계의 지엄한 꾸지람이 가끔 계실 것이기에
수선재 식구들에게 감히 저와 함께 선계에 가시자고 부탁드립니다.
선계에 같이 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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