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1”로동절날 부모님과 함께 시골에 있는 할아버지 농장으로 갔다. 농장 입구에 들어서자 내가 좋아하는 강아지가 한달음에 달려와 정답게 꼬리를 살살 흔들며 나를 반겨주었다. 나는 그 강아지가 너무 귀여워 안아도 주고 함께 달리기도 하며 부산을 떨었다. 그때 이슬비가 부슬거렸다. 나는 강아지가 비를 맞을가봐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강아지의 집이 보이지 않았다. 돼지랑, 닭이랑, 송아지랑 모두 자기 집이 있는데 말이다. 나는 집이 없는 강아지가 너무 불쌍해 집을 집어주기로 했다.
“할아버지, 강아지한테 집을 만들어줄래요.”
“오, 그래? 좋은 생각이구나.”
할아버지는 나의 말에 찬성을 표하더니 벽돌이 있는 곳도 알려주고 또 세멘트반죽까지 이겨주었다. 나는 할아버지가 알려준대로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올린뒤 세멘트를 붙여 벽을 만들었다. 이윽고 벽이 다 쌓여지자 나무판자로 지붕을 만들었다. 마침 발치에 비닐로 된 짧은 원기둥 통 하나가 보이길래 얼른 그것을 집어 집뒤에 세워놓았다. 그것을 보고 할아버지가 이상해 물었다.
“그건 뭔데?”
“굴뚝이예요.”
“굴뚝? 강아지도 불을 때나?”
할아버지가 얼굴에 놀란 기색을 지었다.
“강아지가 추우면 어떻게 해요? 밥도 지어먹어야죠. 해해...”
내가 흐물거리자 할아버지는 “쯧쯧”하고 혀를 차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것이였다.
“이건 아주 소꿉놀이구나, 소꿉놀이. 허허...”
드디여 집이 다 “완공”되자 나는 얼른 강아지를 안아와 집안에 들여놓았다. 강아지도 새집이 좋은지 집안에서 부산하게 돌아치며 나올념을 하지 않았다.
“꼬르륵, 꼬르륵”
그때 불쑥 배안에서 개구리울음소리가 들리며 배가 고파났다. 혹시 주위에 먹을것이 없나 두리번거리는데 할아버지가 제꺽 눈치를 채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 손녀가 올해 로동절은 제대로 쇠는구나. 자고로 일이 사랑이고 밥도적이라 했느리라. 허허, 자 인젠 밥 먹으러 가자.”
나는 얼른 강아지를 안고 할아버지를 따라 밥 먹으러 갔다. 그날 밥상에 오른 료리는 평시 같으면 맛이 없다고 별로 찾지도 않던 남새가 대부분이였다. 하지만 웬일이지 그렇게 밥맛이 달기는 처음이였다.
(엉? 일이 그래 진짜 밥도적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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