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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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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사람>
2012년 02월 10일 20시 42분  조회:2977  추천:3  작성자: 허강일

시골산비탈에서 있은 일이다.
뒤마을의 군일집에 다녀오던 로인들은 마을 물탕크에서 새여나온 물 때문에 큰 불편을 겪었다.
추운 겨울을 맞아 하얗게 얼어붙은 빙판은 젊은이들이 다니기에도 힘들었다.

<아하, 참, 물을 어떻게 관리했기에 수도물이 넘쳐나는거야? 아까운 전기를 팔아서 이게 뭐요? 정말 말이 아니다>
로인들은 중구난방으로 떠들면서 물관리를 잘 하지 못한 일군을 원망했다.

아주 <고상한 로인>이 입을 열었다.
<다들 너무 합니다.젊은이들이 잘하느라고 하려다가 이렇게 된걸 그렇게 욕하면 어쩝니까? 우리더러 시름놓고 물을 많이 먹으라고 하려다가 생긴 불찰인것 같은데, 제자식처럼 생각하고 리해해줍시다. >
고상한 로인의 고상한 말에 다들 수긍했다.

그런데 사변이 터졌다. 그 로인이 미끄러 넘어졌던것이다.
<개새끼 같은 새끼들, 밥먹고 물관리를 어떻게 한거야? 사람질 못할 새끼들>
얼음물에 젖은 바지를 털면서 고상한 로인이 욕해대기 시작했다.

불과 몇초만의 변화였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고 했다.

만사를 아주 공평하게 처신하는것 같아도 자기 몫에 띄우면 급급히 자기 몫부터 챙기고 목에 피대를 세우는 사람을 우리는 자주 본다.

따지고 보면 이런 사람들은 공중 장소에서만 공평하고 바른 말을 하고 고상한척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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