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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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달리 보는 우공이야기
2008년 06월 01일 09시 59분  조회:2792  추천:100  작성자: 허명철

로완퉁 썩궁리 시리즈28

달리 보는 우공이야기


허명철 연변대학 교수




"우공이 산을 옮겼다(愚公移山)"는 이야기는 중국인의 끈질긴 근면성을 잘 보여주는 우화로 사람들은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고심해 보면 이 우화를 통해 우리는 보다 많은 중국문화를 접할 수 있다. 그러한즉 명색이 로완퉁이라 또 한번 비뚤게 풀이하고자 한다.

먼저  "愚公移山"의 우화를 통해 지식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알 수 있다. 이 우화에서의 대결은 아둔한 영감--愚公과 지식인 영감--智叟 사이 펼쳐지는데 지수가 조롱의 대상이 된다.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愚에는 공公을, 지智에는 수叟를 달고 있다.)

다음 사람이 많으면 그 무엇이나 해낼 수 있다는 人定胜天론을 보아낼 수 있다. 우공은 자기가 죽으면 아들이, 아들이 죽으면 손자...대대손손 파헤친다면 산을 옮길 수 있다고 미신한다. 여기에서 또 중국문화에서 남성우월주의관념을 엿볼 수도 있겠다.(하필이면 아들이요 손자요 하지, 딸이요 손녀요 하지 않고)

그 다음, 자연생태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수준이다.  우공이 산을 파 옮길려고 결심을 내린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산이 자기 집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 뿐이다. 자기의 편리를 위해, 혹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자연생태환경을 파괴한다면 그 후과는 상상도 못한다. 50년대 우리는 전민이 강철을 제련한다고 얼마나 많은 자원을 낭비했고 파괴했던가, 80년대초 향진기업을 발전시킨다고 또 얼마나 많은 생태오염을 야기시켰던가...

그리고 과학적 방법론의 결여이다. 끈질긴 정신도 좋지만 만약에 과학적인 방법론이 안받침되어 있다면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우공도 순간적이나마 궁리를 달리하여 만약 산 너머로 이사 갈 생각을 했다면 굳이 산을 파 옮기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가.

영웅이나 선진인물을 모델로 하는 시대를 살아온 우리들에게 있어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비판해야 하는가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글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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