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침묵. 치즈가 압축되고 있는 발 받침에서 끝없이 떨어지는 물방울. 금속관 속에 압착되는 버터 덩어리. 7월의 몹시 더운 날씨에는 굳어진 우유 냄새가 한결 더 신선하고 김빠진듯--- 아니 김빠진 듯한 것이 아니라 싸한 맛이 어찌나 은근하고 연한지 콧속 저 깊은 곳에서만 느낄 수 있어 냄새라기보다는 벌써 맛이나 다름이 없다.
더할 수 없을 만큼 깨끗하게 유지한 교유기. 배추 잎 위에 놓인 버터 덩어리. 농장 집 여인의 붉은 손. 언제나 열려 있지만 고양이나 파리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망을 씌운 창문.
크림이 다 떠오르기까지 점점 더 노란빛을 띠어가는 우유가 가득 찬 통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크림이 천천히 떠오른다. 차츰 부풀어 주름이 잡히더니 거기서 유청이 생겨난다. 크림이 모두 빠지고 나면 걷어내는데---. (그러나 나타나엘이여, 그러한 것들을 모두 다 그대에게 이야기할 수는 없다.)
넷째 문은 외양간의 문이다.
외양간은 견딜 수 없게 무덥지만 소들은 좋은 냄새를 풍긴다. 아! 땀이 밴 몸에서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농가의 어린아이들과 함께 소의 다리들 사이로 뛰놀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풀 말리는 시렁 구석에서 달걀을 찾곤 했다. 여러 시간 동안 소들을 바라보기도 했다. 우리는 쇠똥이 떨어져서 터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 소가 제일 먼저 똥을 눌 것인가 내기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암소 한 마리가 갑자기 송아지를 낳을 것 같아서 겁을 잔뜩 집어먹고 달아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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